정상외교는 때때로 역사적 의미를 창출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간 일정으로 참석한 아세안이 중심의 된 동남아 정상회의(ESA:East Asia Summit)와 인도 뉴델리서 열린 G20 정상회의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꿀지도 모르는 중요한 의미를 표출한 무대였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EAS나 뉴델리 G20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하여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할 말은 다 한’ 강단을 보였다. 그 한편으로는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사업을 비롯하여 전기차 할랄식품 등 세일즈 외교
“이 국장, 나 구상이오. 요 앞을 지나다가 생각이 나서 13층 찻집(송현클럽)에 와 있으니 바쁘지 않으면 차 한 잔 할까요?”1979년 초가을. 필자가 중학동에 있던 한국일보사 편집국 부국장 겸 종합 편집부장이었던 때였다. 차 한 잔을 놓고 마주 앉자 선생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온화한 모습으로 나를 건너다보았다.“청와대에 들려서 박 첨지 좀 만나고 오는 길에 들렀소.”시인 구 상 선생은 박정희 대통령을 ‘박 첨지’라고 불렀다.“이제 임자가 물러날 때가 된 것 같소 하고 말하고 오는 길이오.”“예? 박통(박대통령 약칭)에게 그런
최근 전기차의 판매가 주춤하고 있다. 여려 추측이 나오고 있다. 기존 전기차 구입자들이 고갈되면서 새로운 구입자가 등장하는 숨고르기라는 부분도 있고 전기차의 강점이 하이브리드차 대비 많이 약화되면서 가성비가 떨어진 전기차 구입패턴이 떨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전기차의 보조금 하락, 아직도 불편한 충전 인프라의 부족, 높은 전기차 가격, 상대적인 하이브리드차의 강점 부각, 높아지는 충전전기비 등 모든 여러 면이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자동차세 개편 방향도 불편하다. 자동차 가격과 무게 등을 고료한 자동
미국 엔비디아가 반도체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8월 13일, 1조 2백 72조 9천 달러)를 돌파한 것은 하나의 사건이다.코로나19 펜데믹 종식으로 PC, 휴대전화 등의 부진에 따른 수요감퇴 (공급과잉) 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던 반도체기업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돌파한 것은 새로운 먹거리(공급처)를 찾아 호황기를 맞았음을 의미한다.엔비디아의 극적인 성장과 함께 반도체 분야에 변곡점을 불러온 것은 한 개 5만 달러인 고성능 인공지능 칩 ‘H100’ 덕분이다. ‘H100’은 연산을 처리하는 로직 반도체인 그래픽 처리장치
내가 갇혀 있던 감방은 3평 남짓한 곳으로, 좁고 한증막 같은 방에 무려 22명의 미결수가 수용되어 있었다. 그나마 윗목에는 뼁끼통으로 불리는 커다란 변기통이 차지하고 있어 잘 때는 다리를 서로 겹쳐야 했다. 땀이 범벅이 되어 마룻바닥이 흥건했다. 형무관(교도관)이 우리를 하루에 한번 15분 동안 운동장에 데리고 가서 체조를 시켰다.“저기 담 너머 망루 보이지?”감방장이 친절하게 높은 담 너머에 있는 망루를 가리켰다.“예.” “그 곳이 넥타이 공장이야.” “넥타이 공장이 왜 형무소(교도소) 안에 있어요?” “이런 맹추. 목 매다는
민주신문=조규상 편집국장|지난 25일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은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정차역을 알리는 디스플레이에는 동두천 방면 열차가 전 역에서 출발했다고 표시돼 있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열차는 10분 이상 오질 않았다.뒤늦게 도착한 열차는 만원 상태였고, 결국 길게 늘어진 줄은 줄어들지 않았다. 그 이후로도 열차의 배차 간격은 여느 퇴근 때와는 달리 엄청 길었고, 결국 몇 대의 열차를 놓치고서야 탑승할 수 있었다. 탑승 후 안내 방송을 통해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태업으로 지
내가 한국일보 편집국에서 일하던 1970년대 초반이었다. 수수한 차림에 나이 지긋한 한 아주머니가 찾아왔다.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에 평온한 미소를 띠며 책을 만들려고 하는데 편집 일을 좀 도와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무슨 책을 만드시렵니까?”“매년 한 번씩 한국 역사를 기록과 통계로 남기려고 합니다. 좀 도와주실 수 있겠습니까?”한국 연감(年鑑)을 펴내기 위해 출판사를 차렸다고 했다.“돈도 안 되는 을 왜 만드시려고 합니까?”“대한민국의 발전하는 현재를 올바르게 남기는 것이 내 남은 생애의 사명 같아서 결심을 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된 후 첫 주말을 맞아 더불어민주당이 중심이 된 반대 집회가 강도를 높였으나 중립적 입장에서 판단할 때 반응과 효과가 기대보다 낮았다. 수산시장 매출과 일반 식당의 해산물 메뉴 주문 빈도도 평소와 별로 다르지 않았고 상당수 시민은 ‘과학을 믿는다’는 한마디로 상황을 판단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민주당으로서는 상당히 유감스럽겠으나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 데는 그동안 애용해 온 투쟁방법(광우병, 사드 사태 등)이 백신 역할을 한 것으로 보아 틀리지 않을 것이다.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격렬하게 반
내가 미국에 온 지 55년 채 되어간다. 공무차 출장을 왔던 것이 계기가 되어 가족까지 초청해서 모두 미국 생활을 하고 있는데 70년대 초 시카고 교외 지역에서 집을 장만하고 중류 가정을 누리고 있었다.그런데 60년대 말 비슷한 시기에 유학으로 미시간 대학에서 환경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대학교수가 된 친구가 가족을 동반하고 나를 찾아왔다. 우리는 하도 오랜만이어서 무척 반가웠다. 즐거운 3일간의 주말을 함께 보내고 헤어지려는 참에 이 친구가 말했다.“참 세상은 불공평해!”“왜? 무슨 말이야!”엉뚱한 푸념에 의아해서 내가 되묻자,“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한미일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회의를 ‘(중국에 대한)난폭한 내정간섭’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도 ‘3국이 대중국 봉쇄용 견인차가 되어 더욱 강하게 결속한 것’이라면서 ‘역내 경제 무역협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경제보복 가능성을 경고했다.또 북한은 이달 안으로 (24~31일) 위성 발사 예정을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전쟁으로 여유가 없는 러시아는 아직 별다른 반응을 내지 않고 있다. 중국의 경제 무역 보복과 북한의 인공위성 (미사일) 발사 시위 강화에 따른 대응책
OTT 바람이 전 세계를 휩쓴 지 오래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야 그 바람을 이대로 두어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글로벌적 숙제로 대두되었다.OTT(Over The Top)은 영화나 드라마 등 동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TV나 PC, 핸드폰으로 누구나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말한다. 영문의 뜻은 이외에도 최고의, 극한적인, 오르가즘 등으로도 해석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의 OTT 내용이 극단적인 용어나 잔혹한 스토리, 폭력, 마약, 외설적 장면 등이 많아 세계 각국에서 골치를 앓고 있다는 비난이 자자하다.세계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해마다 꼬박꼬박 찾아오는 두 개의 8⁃15. 1945년 8⁃ 15는 광복절로, 1948년의 8⁃15는 대한민국의 출범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78년과 75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도 이 역사적 의미를 하나로 묶지 못하고 있다. 이념적으로 대한민국 출범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세력은 말할 것도 없고 경술년 (1910년) 망국과 기미년(1910년) 독립선언(삼일운동)을 하나로 엮어 ‘말과 백성 그리고 문화는 그대로 이어졌다’면서 상해임시정부를 건국으로 보자는 세력이 1948년 8⁃15의 대한민국 ‘건국’을 인정하려 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지난달 열린 재판정에서 자신의 아내가 변호인 해임신고서를 제출한 데 대해 “내 의사가 아니다”라고 항의했다. 이 전 부지사는 갈색 수의복에 변호사 없이 혼자 앉아있었다. 그러자 방청석에 있던 이 전 부지사 아내는 남편을 향해 “정신 차려라”고 소리쳤다.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구속 수감돼 있는 이화영 전 부지사,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 등이 출석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의 외국환거래법
인류가 에너지와 관련된 2개의 꿈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핵융합’이고 다른 하나는 ‘초전도체’이다. 초전도체는 직접 열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력 손상 제로 상태로 전기를 전달하는 꿈의 전도체이다.‘태양에너지’라고도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는 태양의 온도와 같은 섭씨 1억도 열을 생산할 수 있는 물질을 말한다. 태양의 중심부는 초당 6억 톤의 수소를 연소시키는 거대한 핵융합 발전소라고 부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 엄청난 열량을 만드는 것이 ‘핵융합’ 발전소 이다.일본 원전 오염물질의 바다 방류를 앞두고 있는 처리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단계적으로 묶는 ‘유보 통합’은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출산장려 정책 가운데 가장 현실적이며 실질적이다.교육부가 발표한 ‘유⁃보 관리체제 일원화’는 현재 보건복지부가 관장한 보육부문을 교육부로 이관, 하나로 묶어 현장에서의 효율을 극대화하여 젊은 부모의 부담을 근본적으로 들어줌으로써 출산율을 높이자는 발상이다.이를 위해서는 당장 여소야대 국회에서 정부조직법부터 개정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사법리스크를 배경으로 한 정쟁에 눈이 어두운 거대 야당이라 할지라도 국가백년대계를 바로잡는 ‘역사적 사업’에 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국력을 비롯한 각종 발전상을 비교 분석하여 랭킹을 매기기로 유명한 미국의 매스컴 ‘U.S. News’가 발표한 한국의 위상은 우리를 크게 고무시킨다.가장 최근 발표한 전세게 국가의 국력을 분석하여 내놓은 발표를 보면 한국의 발전이 놀랍다는 것을 알 수 있다.U.S. News는 세계 10대 강국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1위 미국, 2위 중국, 3위 러시아, 4위 독일, 5위 영국, 6위 한국, 7위 프랑스, 8위 일본, 9위 아랍 에미리트, 10위 이스라엘한국이 세계 6대강국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강대국으로
현대차의 수준이 이제는 남다르다. 올 전반기 기아차까지 합한 영업이익률이 14조원을 넘을 듯 하다. 올해 말까지 20조원을 넘는 최고의 실적이 기대될 정도이다. 예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할 최고의 실적이고 그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역시 러시아와 중국 시장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골고루 거둔 실적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고급 차종 중심으로 판매가 증진되었고 친환경차의 판매가 견인하면서 전체적으로 신분상승의 효과라 할 수 있는 것이다.특히 전기차의 수준은 글로벌 최고 수
‘휴전협정’이 아니라 정식 명칭은 ‘정전에 관한 협정’, 다시 말하면 정전협정이다. 휴전(armistice)과 정전(cease fire 또는 truce)의 차이를 극단적으로 축약하면 휴전은 정치가 개입할 여지를 함축하고 있으나 정전은 오로지 군사적 의미, 문자 그대로 정전 효력만 갖는다.이번 주 목요일(27일)은 이 협정이 조인된 지 70년이 되는 날이다. 70년을 겪은 ‘정전에 관한 협정’의 실체는 기회 있을 적마다 정치가 상당한 규모로 개입한 ‘휴전’이다. 북한의 핵 개발, 울진 삼척 무장공비 파견, 박정희 암살 특공대 파견,
모든 국민은 검사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구속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01조),구속영장 신청을 받은 법원은 법을 어겼다고 할 만한 이유와 ①피고인이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②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③피고인이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 등을 감안하여 구속영장을 받아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70조)그러나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도 국회의원이면 인신에 관한 특권이 있다.①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리투아니아에 이어 폴란드를 거쳐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6박 8일간의 정상외교는 시대사적인 의미가 강하게 실려있다. 이번 정상외교 자체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실질적으로 국격을 높인 상징적인 의미의 표상이다. 특히 70년 전 6⁃25 한국전쟁의 사실상 전범국인 소련 (지금의 러시아)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놀라운 성장’이다.물론 더불어민주당은 고식적인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으나 그들의 이른바 ‘괴담 정치’의 또 다른 형태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 괴담 성격의 비판 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