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상권 활성화, 세대·계층별 맞춤 복지실현에 ‘구정 철학’ 담아
글로벌 관광도시 향한 ‘레드로드’... “홍대사용법 알면 제대로 즐길 수 있어”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지난 11일 민주신문은 박강수 마포구청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수많은 정책 구현에 앞장서고 있는 박 구청장은  “단순히 구호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현장에 계속 녹여내고 또 결과로도 나오니까 구민들께서 호응을 해주시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민주신문 김현수 기자
지난 11일 민주신문은 박강수 마포구청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수많은 정책 구현에 앞장서고 있는 박 구청장은  “단순히 구호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현장에 계속 녹여내고 또 결과로도 나오니까 구민들께서 호응을 해주시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민주신문 김현수 기자

“공직은 봉사하는 자리다. 큰 돈 들이지 않고 의지에 따라 해낼 수 있는 것들을 먼저 실천하려 하고 있다” 

작은 것부터의 변화도 박 구청장이 세심하게 살펴보는 부분이다. 이른 아침 각 부서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각종 민원이며 구정의 나아갈 방향을 고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주신문>은 세간들의 평가가 나오기 시작하는 취임 1주년을 지척에 두고 지난 11일 박 구청장을 만났다. 마포구는 지난해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리턴매치가 펼쳐진 서울 구청장 선거 5곳(마포, 관악, 금천, 노원, 중랑) 중 유일하게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곳이다. 그 열의에 보답하고자 박 구청장의 열정도 뜨거워 보였다. 한때 특허 60개를 보유해 ‘아이디어 뱅크’로 불렸다는 박 구청장은 행정가로 변모한 뒤엔 아이디어를 구정에 접목해 정책으로 만들었다.   

그래서일까, 그의 머릿속에서 직접 끄집어낸 정책들이어서 그런지 인터뷰 내내 박 구청장의 목소리에는 사업에 대한 자신감과 긍지가 느껴졌다. 박 구청장은 “구민의 삶이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조바심을 내거나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기보단 끈기 있게 차근차근 내실을 기해왔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뤄낸 '뜨끈한 정책' 3가지

박 구청장은 최근 이룬 가시적인 사업 세 가지를 우선 소개했다. 먼저 ‘메타버스영상·전자도서관’ 개관이다. 마포대교 끝자락에 위치한 나루호텔에 기부채납을 받아 새벽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자율학습공간을 만든 것이다. 국공립도서관이 일찍 문 닫는 것과 비교하면 출입이 자유롭고 단정한 호텔 건물에서 쾌적하고 안전하게 시간, 요일에 구애 없이 자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박 구청장은 “수험생을 비롯한 입시·입사시험을 앞둔 학습에 가장 민감하고 필요한 세대에게 먼저 선택권을 줬다”며 “발상을 전환해 호텔에 스터디카페형 열람실을 만든 것으로 현재 많은 분들이 이용하고 있고, 수많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러 찾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효도밥상’에 대해 관내 어르신의 끼니도 챙기면서 일상을 돌보는 지역밀착형  ‘원스톱노인복지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위는 지난해 11월 효도밥상 1인 1구좌 ‘1호 기탁식’ 기념사진. 밑에는 성산종합사회복지관 경로식당에서 나눔배식봉사를 하는 박 구청장의 모습이다. 사진=마포구청
박 구청장은 ‘효도밥상’에 대해 관내 어르신의 끼니도 챙기면서 일상을 돌보는 지역밀착형  ‘원스톱노인복지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위는 지난해 11월 효도밥상 1인 1구좌 ‘1호 기탁식’ 기념사진. 밑에는 성산종합사회복지관 경로식당에서 나눔배식봉사를 하는 박 구청장의 모습이다. 사진=마포구청

두 번째는 ‘효도밥상’이다. 관내 75세 이상 어르신들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사업인데, 특히 독거노인에 맞춘 복지라는 특징이 있다. 동네 위치한 복지재단, 교회, 지정된 식당 등에서 구청에서 마련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특징은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식사 공간에 모여 소통하면서 우울감과 고독사를 예방하고, 안부와 건강상태를 확인한다는 점이다. 미방문 어르신은 체크해 뒀다가 맞춤 돌봄을 진행한다. 

사업비 전액을 예산으로 운영하기보단 일부 지역자원을 활용한 ‘주민 참여형’으로 마포복지재단을 통해 효도밥상 ‘1인 1구좌 운동’을 추진 중에 있다. 박 구청장은 “마포에만 독거노인이 대략 4000명 정도 되는데 이 분들에게 끼니를 제공하면서 어르신의 일상을 돌보는 지역밀착형 ‘원스톱노인복지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레드로드’ 사업이다. 홍대를 보유한 마포관광특구를 살려 글로벌 관광도시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착안한 정책이다. 박 구청장은 “외국인들이 서울에 오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이 홍대”라며 “그런데 정작 홍대 사용법을 몰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레드로드 사업은 경의선숲길에서 홍대, 당인리발전소까지 약 2km에 달하는 거리를 홍대 대표 테마 거리로 만들어 자연‧문화‧관광‧안전이 어우러진 마포만의 특화거리 조성사업이다. 우선 홍대 걷고싶은거리부터 어울마당로까지 안전을 위해 실시한 적색 미끄럼 방지도로를 레드로드로 명명하고 이곳이 관광특구 테마 거리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레드에는 경각심, 안전, 열정, 젊음의 의미를 담았다. 

또 홍대를 대표하는 거리들에 춤거리, 먹거리, 커피거리 등으로 구분해 누구나 쉽게 골목별 특징을 인지할 수 있도록 바닥에 색을 입힐 예정이다. 이를 통해 외국인들도 번거로움 없이 색깔만 보고 가고 싶은 곳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박 구청장은 “이제 색깔만 구별하면 어디서 밥을 먹고, 어디서 춤을 추고, 옷을 사고, 즐기고 보고 맛보고 할 거리들을 바닥 색깔을 통해 쉽게 인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홍대거리가 활기를 되찾았다. 홍대 상인들 중에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액이 더 올랐다며 오랜만에 줄 서서 먹는 집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반가워 한다”고 말했다. 

홍대 중심거리에 있던 주차장을 없애면서 넓어진 공간에는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공간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우리 마포는 다른 것보다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이런 것들이 발달된 곳인 만큼 이런 것들을 통해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골목 상권 활성화를 통한 경쟁력을 수차례 언급했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돼야 안정이 되고, 희망도 보이고, 모든 게 수월해진다며 기본에 충실하려는 모습이 엿보였다.  

‘마포순환열차버스’ 시범사업도 올해 시작된다. 한강변을 따라 홍대, 경의선숲길, 용강 음식문화거리, 마포새빛문화숲, 절두산 순교성지, 망원시장, 평화의 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 등 마포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관광순환버스 사업이다.

◇기업인에서 정치인으로... 쓰레기 소각장 해법은?

박 구청장이 언론매체를 운영하던 기업인에서 정치인이 된 배경에는 의구심을 해결하고자 하는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박 구청장은 마포에서 30년 넘게 언론매체를 운영해 온 기업인이다. 어느 날 마포에 있는 서울복합화력발전소 지하화가 추진된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불안에 떨게 되고, 주변에 살던 그도 함께 지하화 반대 투쟁에 나서면서 당시 마포구청의 불통 행정에 불만을 느꼈단다. 

그는 “언론과 행정은 비슷한 점이 많다”며 “공익과 공정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언론사를 운영하면서 지역주민의 불편사항이 무엇인지,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를 어느 누구보다 잘 알아 지역 맞춤형 행정을 펼치는 토대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생활폐기물 소각만이 답이 아니다’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지난해 11월17일 쓰레기 저감 전처리 과정을 직접 선보이는 박 구청장. 사진=마포구청
‘생활폐기물 소각만이 답이 아니다’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지난해 11월17일 쓰레기 저감 전처리 과정을 직접 선보이는 박 구청장. 사진=마포구청

현재 서울시와 마포구는 쓰레기 소각장 증설 문제를 둘러싸고 팽팽한 기싸움이 한창이다. 이에 박 구청장은 소각장 증설 대안으로 올바른 분리배출을 통한 생활폐기물을 전처리하는 ‘마포형 소각 쓰레기 감량 정책’을 내놓았다. 일명 ‘소각 제로가게’로 재활용품의 세척, 분리배출, 분쇄와 압착 등 중간처리 과정을 한 곳에서 처리해 누구나 쉽게 재활용품 분리배출과 중간처리를 할 수 있게 했다.

비닐, 유리병, 종이, 캔, 플라스틱, 의류 등 처리 품목도 18개로 수집한다. 캔과 페트병의 부피를 최소 1/4에서 최대 1/8로 줄이는 압착 및 파쇄기와 폐스티로폼의 부피를 1/10로 줄이면서 잉고트(INGOT)라는 자원으로 바꿔주는 감용기를 갖춰 재활용품의 가치는 높이고 물류비용은 낮춘다.

낮아진 물류비용과 높아진 재활용품 판매 단가의 혜택은 소각 제로가게를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되돌려준다. 18개 품목에 책정된 보상가격에 따라 10원부터 최대 600원까지 포인트를 적립하고 현금 또는 제로페이로 돌려준다. 소각 제로가게 1호점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관내 총 5개소를 우선 시범 설치할 계획이다. 이후 이용률 및 재활용 처리효과 등을 면밀히 검토해 아파트 단지와 일반 주택가의 국‧공유지를 활용해 100개소 이상으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쓰레기 매립과 소각이 과연 최고의 방법일까. 분쇄를 해서 매립을 하면 흙으로 돌아가는 데까지 몇 십년, 몇백년 걸릴 게 얼마나 빨라지겠는가”라며 “매립보다는 분쇄, 소각보단 재활용으로 최대한 자원 순환을 시켜야 한다. 제가 맘먹고 해보니 87%가 재활용이 가능하다. 다시 쓰면 되지, 왜 소각장을 더 지으려고 하느냐. 그래서 서울시에 제안하는 것” 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품도시 마포...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먹방’ 뒷얘기

그동안 마포는 근대화의 상징이라는 미명 아래, 당인리 발전소가 100년 동안 배출한 분진의 고통을 감수해야 했고, 난지도는 15년간 서울 쓰레기 매립지로 이용되어 왔다.  이제 마포는 한강과 경의선숲길, 월드컵공원 등의 천혜자원과 서울 관문이 되는 사통팔달의 교통망, 문화예술의 중심지이자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홍대, 상암DMC 같은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닌 도시가 됐다.

그럼에도 어느 순간 지역의 성장이 멈췄다고 말하는 박 구청장은 지금이야말로 마포가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이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도시로 성장할 때이며, 이런 변화를 기대하는 37만 주민의 염원 역시 상당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하는 박 구청장과 직원들 모습. ⓒ 민주신문 김현수 기자
인터뷰하는 박 구청장과 직원들 모습. ⓒ 민주신문 김현수 기자

그는 “정치꾼 구청장이 아닌 37만 마포구민의 생활을 책임지는 살림꾼 구청장이 돼 한정된 예산으로 효율적인 구정을 이끌고 싶다”며 “어린아이부터 장애인, 어르신까지 마포구민 모두가 모자람 없는 복지혜택을 누리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재선, 3선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행정을 하면 안 된다”며 “그러면 소신 정치, 소신 행정을 못 한다.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못하고, 고쳐야 할 것을 고치자고 못 한다. 그래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한 번을 하더라도 멋진 구청장이 되자. 이게 소신”이라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인터뷰에서 ‘골목 상권 활성화’와 ‘복지’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그만큼 구정철학으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지난해 화제가 됐던 전집 먹방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전국에 이름을 알려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며 너스레 떨 듯 가볍게 운을 뗐지만 가슴 속엔 진실을 다 전하지 못한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취임 초반 한달 반째 일찍 들어가지 못했고, 함께 고생한 비서들과 가볍게 식사하고 들어갈 요량으로 찾은 곳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가 폭우로 재난 상태인 상황에서 올렸다고 뭇매를 맞은 것이다. 그는 “당시 마포에는 비가 오지 않은 상황이었고, 결론적으론 TPO를 지키지 못한 꼴이 됐지만 재난 상황에 먹방을 즐길 여유를 챙기는 사람은 되지 못한다”며 사진 한 장으로 다 전할 수 없었던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단순히 구호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현장에 계속 녹여내고 또 결과로도 나오고 있으니까 그런 점들이 구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며  “고령화 시대에 자칫 소외될 수 있는 고령층을 위한 사회 안전판 역할, 먹거리·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고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 누구나 부러워 하는 명품 도시를 만들기 위해 계속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언제나 약자와 동행하는 구청장, 양질의 일자리와 든든한 복지정책으로 지역주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청장이 되겠다”며 “임기 시작부터 끝까지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구민이 원하고, 구민을 위한 행정’으로 구민의 편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구정을 꾸려가겠다”고 덧붙였다.

마포구청 9층에 자리잡은 박 구청장 집무실 한 가운데 그의 모든 공약을 담은 LED 현황판이 걸려있다. 공약 이행률을 수치로 표시해가며 체크하고 있었다. ⓒ 김현철 기자
마포구청 9층에 자리잡은 박 구청장 집무실 한 가운데 그의 모든 공약을 담은 LED 현황판이 걸려있다. 공약 이행률을 수치로 표시해가며 체크하고 있었다. ⓒ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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