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정치인들의 가장 큰 문제는 민심에 무감각하다는 것" 
1순위 공천개혁, 현역 중간 평가 실시 하위 20% 무조건 낙천
'변화' 통한 尹 정부 성공 강조.."용기있게 국민을 닮은 정치의 길 열어갈 것"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당 대표 후보. 

집권 여당 국민의힘 3·8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반환점을 돌았다. 선거 초반 김기현-안철수 두 후보 간 양강대결을 예상했던 전당대회는 선거 중반을 넘기면서 의외의 복병 천하람 돌풍이 불고 있다. 

<민주신문>은 지난 주말 국민의힘 전당대회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천하람 후보와 인터뷰를 통해 현 선거 판세, 남은 선거기간 필승전략, 그의 정치철학 등 인간 천하람에 대해 들어봤다.

천 후보는 이번 당 대표 선거를 '당의 퇴행이냐 미래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선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천 후보는 “어렵게 만든 윤석열 정부의 성패도 거기에 달려있다”며 “당원들께선 첫째 정부와 집권 여당의 갈등 둘째 윤핵관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치르다간 대패할 것 같다는 불안감 두 가지를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 후보는 “현재 후자 쪽의 우려가 더 커지면서 이대로는 공멸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는 “보수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유일한 후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이런 우려들 때문에 당원들의 마음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남은 선거 기간 더 큰 '천풍(천하람 돌풍)'을 자신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천하람 당 대표이어야 하는가?
“어렵게 만든 이번 윤석열 정부의 성패는 이번 선거에 달려있다. 특히 당원들은 윤핵관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면 대패해 공멸할 것 같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최근 책임당원 조사에서 제가 단독 2위로 올라간 이유이기도 하다. 단언컨대 미래는 천하람에게 있다. 단지 젊다는 이유로 저를 선택해달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보수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유일한 후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당 대표 본선 진출 이후 천하람 후보를 두고 ‘신선한 바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현장에서 듣는 당원들이 당에 바라는 목소리를 전한다면, 놀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윤핵관의 전횡에 대해 분노하고 계신다. 제가 출마선언하고 처음 갔던 곳이 대구였다. 만나는 당원들마다 격한 어조로 윤핵관을 성토하는 말씀을 주셨다. 그러나 저는 윤핵관이 문제라고 해서 국민들께서 당장 저를 선택해주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구태정치보다 유능한 미래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겸허하게 천하람의 정치를 보여드리겠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천하람 당 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지난 13일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있다. 

-이미 ‘당심’은 천하람 대 김기현 후보 ‘2파전 구도’로 굳어졌다고 말했다. 어떤 이유에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또 결선에서 김 후보를 누르고 승리할 비법은 무엇인가? 
“오래된 당원, 대구·경북 지역의 당원일수록 계파정치에 대한 반발심리가 크다. 그 심리를 잡을 수만 있으면 ‘당의 정신’이 제게 온다는 확신이 있다. 원칙 있는 패배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이번은 그런 경우가 아니다. 이번 선거는 ‘우리 당이 미래로 나아가느냐, 과거 잘못을 되풀이하느냐’ 갈림길에 있는 선거다. 당의 미래가 저에게 달렸기 때문에 결코 져서는 안 되는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당원들께서도 깊은 위기감으로 투표에 임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

-‘윤핵관 퇴진’ 도우미를 자처했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
“윤 대통령이 당에 들어와 조직이 부족할 때 그분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대통령 입장에선 고마움이 있을 것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밀려났던 윤핵관들이 윤 대통령이라는 스타에 붙어 본인 정치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윤핵관 정치인들의 더 큰 문제는 민심에 무감각하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실망하고 정치에 등 돌리고 계신지 모른다. 그러니 매번 국민 상식을 뛰어넘는 무리수가 나온다.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인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국민의 뜻을 받드는 공당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 자정 시스템이 망가지면 어떤 선거에서도 승리할 수 없다.”

-4인 4색, 당 대표 후보 모두가 총선 승리를 이끌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당 대표에 당선될 경우 대표적 공약 세 가지는 무엇인가?
“큰 틀에서 두 가지다. 첫째는 공천개혁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공직자 자격시험(PPAT)을 의무화하고, 현역의원 중간 평가제를 실시해 하위 20%는 뒤도 안 돌아보고 낙천할 것이다. 상위 20%는 윤핵관이든 누구든 재공천한다. 공정한 공천의 표본을 세울 것이다. 두 번째는 우리의 뿌리 깊은 관성과 결별하겠다. ‘가진 자들의 편’이라는 오해, 색깔론과 종북몰이 등 국민들을 보수정당에서 멀어지게 했던 나쁜 관습과 확실히 선을 그을 것이다. 호남 주민들을 향한 거침없는 서진정책도 그 일환이다.”

-천하람 당 대표-윤석열 대통령, 그림이 잘 안 그려진다. 제2의 당내 갈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과 대통령 관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당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는 대통령이다. ‘견제냐 뒷받침이냐’ 이런 공허한 이분법에 갇힐 생각 없다. 저는 대통령께서 민심과 함께 가도록 유능하게 설득하고 협업할 자신이 있다. 저는 어음이 아닌 현찰로 증명하겠다. 천하람이 이끄는 국민의힘의 정치가 국민께 환호받으면 국민의 지지라는 선명한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 성과를 바탕으로 협업하면 ‘견제’니 ‘뒷받침’이니 소모적인 논쟁도 불필요해질 것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후보들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KBS공개홀에서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황교안, 천하람, 김기현 후보. ⓒ 뉴시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후보들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KBS공개홀에서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황교안, 천하람, 김기현 후보.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어떻게 극복할 수 있다고 보나?
“과거와 달리 진영 간 양극화가 극심해진 측면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 0.7% 차로 패배한 후보가 제1야당의 대표를 맡고 있다는 것도 이유로 볼 수 있다. 대선이 끝나면 새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가 있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아직 정부 초기인 만큼 지지율은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 제가 당 대표가 되어 개혁하는 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견인하도록 할 것이다.”

-보수와 진보 진영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다수다. 오죽하면 ‘둘로 나뉘어진 대한민국’ 이란 표현도 나온다. 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생각이 있다면?
“사실 정치 양극화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기성정당들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고 극심한 반목과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저는 이 고착화된 대치가 정치인들의 협치로 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여의도 정치인들끼리 서로 밥 먹고 차 마시고 악수한다고 협치가 될 수 없다. 제가 생각하는 협치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다. 예를 들어 어떤 사안에 있어 국민 여론이 70대 30 정도로 나타난다면 자연스럽게 협치가 이루어진다. 국민 지지를 먹고 사는 정당들이 압도적 압력을 견딜 수 없다. 협치는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모으는 과정 끝에 이루어지는 최종 조정의 결과가 되어야 한다. 핵심은 최소 과반 이상의 여론을 얻어내는 대국민 설득력이지 여의도 정치인들끼리 악수하는 게 아니다. 천하람이 이끄는 국민의힘은 최선을 다해 국민을 설득하되 끝끝내 충분한 여론의 지지를 획득하지 못한다면 깨끗이 승복하고 변화에 함께하는 정당이 될 것이다. 그래야 대한민국 정치가 앞으로 간다. 그래야 다음 경쟁에서 저쪽의 승복도 이끌어낼 수 있다. 혐오정치를 종식하기 위한 근본적인 선거제도 개혁도 고민해볼 시점이다. 누구보다 호남 1당 독점의 폐해를 체감하고 있는 정치인으로서 중대선거구제 등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현행 소선거구제 정치판을 한번 흔들어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는 4인 이상의 중대선거구제를 본격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선거를 통해 확인한 바 2~3인 중대선거구제로는 양당의 극한대립이 더 심화될 수 있다.” 

-시장경제가 어렵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3고로 불리는 위기 속에 서민들의 삶도 팍팍해 지고 있다. 집권 여당의 수장이 될 경우 주안점을 둘 정책 방안을 제시한다면?
“당연히 민생이다. 보수정치야 말로 민생으로 승부하고 민생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따지고 보면 먹고사는 문제야말로 우리 보수정치가 국민께 사랑받았던 원동력이다. 국민과 함께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던 역사는 우리 보수정치의 빛나는 자부심이다. 그 자부심을 다시 세울 것이다.”

-방송에 많이 출연했고 전당대회 국면에서 선명성을 강조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아직 낯선 정치인일 수 있다. 정치철학, 좌우명 등 정치인으로서 꿈과 어떤 가치를 두고 있는 정치인인가?
“한마디로 소개하자면 저는 ‘잘 훈련된 보수 정치인’이다. 지역에서 바닥부터 굴렀다. 방송을 통해 국민께 정중히 다가가는 법도 배웠다. ‘자유’와 ‘책임’이라는 보수의 가치가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사명이다. 국민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억압에 반대하고, 진보가 말하는 무책임한 허언보다 보수가 제시하는 책임 있는 변화를 중시한다. 정치인으로서 제 목표는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인이 되지 않는 것이다. 여의도 문법에 취해 국민 눈높이와 멀어지는 순간 정치인으로서의 제 수명은 끝이라고 생각한다. 용기있게 국민을 닮은 정치의 길을 열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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