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필두 주력5개사, 4개의 순환출자 고리로 엮여
내년 공정거래법 시행 앞두고 지배구조 개편 나설 듯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24일 재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그룹 내 등기이사직에서 모두 사임하면서 정의선 회장 체제를 맞이한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해소 및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 현대차그룹
24일 재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그룹 내 등기이사직에서 모두 사임하면서 정의선 회장 체제를 맞이한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해소 및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 현대차그룹

모비스 인적분할과 글로비스의 합병?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그룹 내 모든 등기이사직을 사임하면서 현대차그룹에 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정의선 회장 체제를 맞이한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를 필두로 현대차,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등으로 이어지는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을 시작으로 △기아차(17.28%)→현대모비스(16.53%)→현대차(33.88%)→기아차 △기아차(17.27%)→현대제철(5.79%)→현대모비스(16.53%)→현대차(33.88%)→기아차 △현대차(4.88%)→현대글로비스(0.69%)→현대모비스(16.53%)→현대차 △현대차(6.87%)→현대제철(5.79%)→현대모비스(16.53%)→현대차 등이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말 현대오토에버를 필두로 한 여러 계열사들의 합병이 이미 진행되면서 순환출자 해소의 첫걸음이 시작됐다는 반응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현대모비스가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부문을 인수했고, 현대오토에버가 나머지 현대오트론과 현대엠엔소프트를 사들였다. 

핵심은 현대차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모비스·현대차·기아차의 지분을 정의선 회장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다. 이 3곳의 지분 확보 여부가 결국 경영권 안정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2018년 3월 현대차그룹이 발표했던 지배구조 개편안이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모듈·AS부품사업을 인적분할한 후 현대글로비스에 흡수합병시키는 방식으로 제시했다.

현대모비스에는 핵심사업만을 남기면서 글로비스를 지주회사로 올리려 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개편안은 엘리엇을 비롯한 주주들의 반대를 넘지 못하고 무산됐다. 

현대차그룹의 현재 지배구조와 2018년 현대차그룹이 발표했던 지배구조 개편안(왼쪽부터) ⓒ 민주신문DB
현대차그룹의 현재 지배구조와 2018년 현대차그룹이 발표했던 지배구조 개편안(왼쪽부터) ⓒ 민주신문DB

증권가에서는 당시 다른 시나리오를 예상하기도 했다.

그룹의 3대 주력사인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를 모두 인적분할해 투자부문만 합병하는 방식을 예상한 것.

이 같은 인적분할은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활용된 바 있다. 

재계에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아직까지 이와 관련 말을 아끼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사실상 올해 안에 시작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내년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일감몰아주기 규정에 따라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29.9%) 중 10%를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2018년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기 전부터 순환출구조 해소와 정의선 회장으로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연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지난해 말 개정된 공정거래법이 내년부터 적용되는 만큼 올해 안에 유의미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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