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레니우스 회장 14일 방한…'차세대 전기차' 첫 공개
마이바흐 센터·MB.OS 등 기술 혁신으로 韓 공략 가속
민주신문=조환흠 기자|메르세데스-벤츠가 한국 시장에서 또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화재 악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장까지 발 벗고 나섰다.
지난 9월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직접 언급했다.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메르세데스-벤츠 프리 나이트' 행사 자리였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 고객은 기술에 강해 테스트 마켓이기도 하다"며 "한국 시장은 벤츠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11월 방한 소식도 함께 전했다.
이에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이 이번 달 14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23년 8월 이후 2년 만의 방문이다. SK·LG 등 국내 배터리업체를 포함한 협력사와의 만남이 예상된다.
그가 한국 시장을 중요한 시장이라 평가한 것은 이유가 있다. 한국 전기차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의 전기차 시장은 폭발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전년 대비 14만2456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4% 증가했다.
또 자동차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7%에 달했다. 이는 신차 효과와 함께 정부의 보조금 정책 지원 등이 결합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처럼 글로벌 자동차 업계 입장에서 바라본 한국은 신기술 수용도를 직접 측정할 수 있는 시장이 됐다. 벤츠가 이 시장을 중시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벤츠는 다층적 전략으로 한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측면이 강한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신뢰는 필수다. 회사는 11년 연속 서비스품질지수 1위라는 탄탄한 기반 위에서 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국 64개 공식 신차 전시장과 74개 서비스센터 네트워크가 신뢰의 기반을 이룬다.
이러한 회사의 전략은 구체적으로도 드러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 지난 7월 개점한 세계 최초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은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결합한 전용 거점으로, 마이바흐 고객만을 위한 최상위 경험을 제공하며 국내 럭셔리 모빌리티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신차 공세도 이어졌다. 올해 벤츠코리아는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신차 라인업을 선보였다.
그 중 주목되는 모델은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다. 이 차량은 3리터 직렬 6기통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의 결합으로 585마력의 시스템 출력과 750Nm의 토크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8초 만에 도달하며, 순수 전기로만 66km 주행이 가능하다. 출시가는 1억386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 밖에도 더 뉴 AMG GT, 디 올-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L, AMG CLE 쿠페 등 총 10개 모델 이상의 신차를 선보였다. 이는 세단부터 SUV, 쿠페, 카브리올레까지 전 차종을 아우르는 공세다.
현재의 신차 라인업 공세를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에서도 공략을 강화한다.
기존 EQ 브랜드 중심에서 벗어나 GLA, GLC, C-클래스 등 주력 모델들에 전동화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세그먼트별로 엔트리, 코어, 톱엔드 3단계로 세분화해 시장을 촘촘히 공략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전략들을 뒷받침하는 기술 혁신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벤츠의 가장 큰 기술적 전환은 자체 개발 운영체제 MB.OS(Mercedes-Benz Operating System)의 도입이다.
더 뉴 CLA에 처음 탑재된 이 시스템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생성형 AI를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했다.
복잡한 대화는 물론 단기 기억도 가능한 AI 기반 음성 명령 시스템을 제공한다. 특히 무선 업데이트(OTA) 기능 지원으로 차량의 모든 주행 보조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이러한 다층적 전략과 기술 혁신의 성과는 이미 한국 시장에서 소비자 수요로 입증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난달 출시한 메르세데스-AMG CLE 53 4MATIC+ 쿠페 한정판 모델이다. 해당 모델은 온라인으로 약 2시간 만에 15대 전부가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시장 반응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단순히 성과에만 그치지 않았다. 나아가 한국의 기술과 인재 양성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스타트업 아우토반'은 메르세데스-벤츠의 글로벌 혁신 플랫폼으로, 한국에서는 2020년부터 스타트업의 기술 검증, 멘토링, 투자 연계를 통해 58개 기업을 육성한 바 있다.
이 밖에도 2014년부터 시작된 '메르세데스-벤츠 모바일 아카데미'를 통해 국내 자동차 특성화 대학과의 산학협력으로 기술력과 교육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수했다. 매년 꾸준히 인재 양성을 지원해 온 결과, 누적 1429명의 미래 인재를 배출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오는 14일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CEO가 방한해 그룹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을 국내 최초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동화 대전환기를 맞아 사상 최대 규모의 신차 출시를 계획 중이며 전기차 시대에도 타협 없는 프리미엄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마이바흐 센터와 스타트업 아우토반 등 한국 사회와 '동반 성장' 비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고의 브랜드 가치에 걸맞은 고객 중심 철학을 바탕으로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