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이한호 기자|미국 증시의 기술주 급락 여파가 국내 증시를 강타하며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이 장 초반부터 큰 폭으로 하락해 '매도 사이드카'가 연이어 발동됐다.
인공지능(AI) 관련주의 고평가 우려가 부각되며 뉴욕 증시가 휘청인 것이 국내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6분경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전일 대비 5% 넘게 하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당시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전일 종가 대비 5.20% 내린 552.80을 기록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기준가 대비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경우 발동되며, 발동 시점부터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된다.
이번 코스피 시장의 매도 사이드카 발동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난 4월 7일에도 글로벌 증시 불안으로 한 차례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바 있다.
코스닥 시장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오전 10시 26분경 코스닥150 선물지수가 6% 이상, 코스닥150 지수가 3% 이상 하락하는 조건이 충족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이날 국내 증시의 급락은 간밤 뉴욕 증시의 기술주 쇼크에서 비롯됐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5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17%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04%나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특히 AI 관련주들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AI 플랫폼 기업 팔란티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과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음에도 주가가 8% 가까이 급락했다.
달러 강세와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1440원 대 후반까지 튀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