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이한호 기자|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최근 발생한 롯데카드 해킹사고와 관련해 담당 부서에 경각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해킹사고 예방을 위한 정보보안 예산 증액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당했다고 생각하고 (보안체계를) 다시 보자고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내년 예산 편성에 해킹 방지 투자를 확충활 계획"이라며 "내·외부 화이크해커를 통해서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100억 원을 더 쓴다고 사고를 막을 수 있다면 쉬운 게임일 것"이라며 "예산 문제로만 해결될 수는 없기에 조직을 바꿔 보안문제를 다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인공지능(AI) 역량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지금은 AI에 압도적인 투자를 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며 "2027년 에이전트 AI를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담아 재무, 법률 등 업무를 할 때 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가 자체 개발한 초개인화 AI 플랫폼 '유니버스'에 대해서는 "본 궤도에 오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2번째 해외 판매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10월 일본 3대 신용카드사 스미토모미쓰이카드(SMCC)에 유니버스를 판매했다.
상장 계획에 관해서는 "기업의 목적은 상장이 아니다"라며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증명하는 건 올드패션드(old-fashioned)하다"고 답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해서는 "지금은 다들(카드업권) 확실한 전략을 갖고 움직이기보다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스테이블코인이나 블록체인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하다"며 "현대카드는 관련 지식, 테스트 등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사들이 공공재적 역할을 요구받는 상황에 대해서는 "공공재로서 역할을 하려면 내수 중심 시장에 집중해야 해서 굉장히 단순해진다"며 "AI 플랫폼 유니버스 같은 경우에도 국내보다는 외국에 팔아야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