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조규상 편집국장|"아직 어려서 경험이 부족해" "어린 친구가 뭘 안다고" "어려서 싸가지(싹수)가 없어"
젊은 사람이 고위직으로 올라가면 흔히들 주변에서 나오는 반응이 이렇다. 어찌 보면 배가 아파서 시기하는 것 같은데, 배가 아픈 사람이 참 많은가 보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이 같은 꼬리표가 항상 붙어있다. 36세에 여당 대표가 됐고, 40세에 대통령 선거에 나가니 젊은 정치인에게 모질게 구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이 의원의 태도나 말투가 공격적이다 보니 싸가지 논란을 부추겼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치인 발언은 항상 거칠게 느껴진다.
특히 비판의 목소리를 낼 때 얌전한 정치인을 본 적이 있는가. 똑같은 상황에서도 이 의원에게는 더 엄중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이 현실이다.
이 의원과 개혁신당 내부에서도 이 같은 비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 해명보다는 정면돌파를 하는 모양새다.
함익병 개혁신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 의원에 대해 "기성세대 관점에서 보면 싸가지가 없어 보이는 건 맞다"고 평가했다.
함 위원장은 "(이 후보가) 오해받게 할 행동을 한다"며 "예를 들어 방송 녹화 때 제가 늦게 갈 경우, 우리는 어른이 오면 다 일어나고 일주일 만에 보면 하다못해 커피라도 한 잔 타 와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다"고 했다.
아울러 "미국물을 먹어서가 아니라 우리 애들도 다 똑같더라. 세대가 다르다"며 "우리 때 도덕률을 기준으로 얘기하면 (싸가지가 없다) 할 수 있지만 어른이 오면 빨딱 빨딱 일어나는 교육이 안 된 것으로 우리 애들도 그렇더라"로 했다.
이어 "싸가지라는 의미를 부정적으로 사용하는데 저는 (변화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며 "젊은 사람이 어른한테 너무 예의에 맞춰서 하면 변화가 없다. 조선왕조도 변하지 않고 쭉 간 끝에 망했다"고 지적했다.
함 위원장 말대로 기성세대와 다르게 행동했다고 해서 본질을 오도하는 이른바 '꼰대식 사고'로는 미래의 변화를 읽어낼 수 없다. 오히려 그 싹을 자르는 행위에 불과하다.
물론 이 의원이 젊다는 이유로 미래의 변화에 가장 적합한 대선 후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투표는 대선 후보들의 정책과 이행 가능성, 그리고 그동안 보여준 실천 의지 등을 종합해서 판단할 문제다.
반대로 이 의원이 젊다는 이유로 공격받을 문제도 아니다. 정책과 도덕성 등에 대해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일례로 이 의원의 여성 정책 등에 모순이 있다면, 혹은 가치관과 다르다면 충분히 비판하고 토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젊다고 싸가지 논란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요지다. 똑같은 잣대를 들이밀면 내가 지지하는 후보도 싸가지 없는 정치인일 가능성이 높다. 그 또한 공격적인 메시지를 내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