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회관 계단에서 열린 ‘사드 한국 배치 철회 전국 50개 도시 동시다발 평화행동’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사드배치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신문=장윤숙 기자] 한·미 공동실무단이 29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로 거론되고 있는 다른 후보지 3곳에 대한 평가 작업에 돌입했다.

이들 후보지는 그동안 거론돼왔던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 금수면 염속봉산, 수륜면 까치산 등으로 이 가운데 성주골프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 공동실무단은 이날부터 성주군 내 다른 후보지 3곳에 대한 현장실사 등 부지 가용성 평가를 실시한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는 그동안 실무 차원에서 해당 부지들을 검토해왔다"며 "해당 지자체와 협조하고 관련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면서 6개의 부지 가용성 평가기준을 적용해 빠른 시일 내에 평가하고 그 결과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6개 평가기준은 ▲작전 운용성 ▲주민·장비·비행안전 ▲기반시설 체계 운용 ▲경계보안 ▲공사소요 및 비용 ▲배치 준비기간 등이다. 성주군 측에서는 서류평가와 현장실사 등 부지 가용성 평가에 필요한 업무를 협조할 예정이다.

자문 역할을 맡을 전문가들은 국방부와 성주군청 및 경북도청에서 각각 추천한 환경, 전자파, 토목 전문가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전자파와 소음 논란 등 주민·환경 영향 등에 중점을 두고 평가 결과를 지역 주민 대표들에게 설명할 방침이다.

다만 국방부는 이미 자체적으로 실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염속봉산과 까치산 등 2곳에 대해서는 부적합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성주골프장이 사실상 결정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성주골프장은 성주군청에서 북쪽으로 18㎞ 떨어져 있고 해발고도 역시 680m로 성산포대(해발 383m)보다 높다. 성산포대보다 더 넓고 주변 민가가 적은 데다 진입로 등 기반시설도 갖추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방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한·미 공동실무단이 보는 것"이라며 "일단 현재 단계는 3곳 중 어디가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주골프장의 경우 인근 지역인 김천시에서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김천과 가까운 곳으로 최종 부지가 선정되면 김천 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고려해 평가 결과를 설명할 것"이라고 했지만, 김천 주민들과의 사전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군 당국은 내년 말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성주골프장으로 결정될 경우 김천 지역의 반발로 실제 배치까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부지 매입 과정에서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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