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한국, 비틀어진 국위선양


 

일본인 상대 회원제 사이트 운영, 부부포주 등 25명 적발
전문직여성 등 ‘현지처’ 노릇, 일본인 현지공범 추적 중

60, 70년대나 있었다는 일본인 기생관광이 아직도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성매매 특별법 이후 단속이 강화되면서 인터넷을 이용한 신종 ‘기생관광’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기생관광’으로 알려진 신종 성매매는 일본인 남성에게 인터넷을 통해 미리 한국 여성을 고르게 한 뒤 은밀한 만남을 주선하는 방식을 띄고 있다. 이러한 신종 성매매는 지난 9월11일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와 성매매 여성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되면서 처음 그 실체가 알려졌다. 성을 구매한 일본인은 기업체 중역, 부동산업자, 재일교포 의사 등이었고, 상대 여성은 패션디자이너, 대학생, 피부미용사 등 다양한 분포를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성매매 여성들은 성관계뿐 아니라 관광, 쇼핑, 식사까지 같이하며 ‘현지처’ 노릇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사건의 내막에 대해 알아본다.


“3,000여명의 한국여성이 일본남성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을 제대로 알려면 한국여성과 성관계를 해봐야 한다.”

무례한 외국인이 한 말이 아니다. 한국인이 개설한 성매매 알선 인터넷사이트에 걸려있는 광고문구다. 주로 일본인을 상대한 이 ‘사이버 포주’들은 이른바 ‘기생관광’을 주선해 수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9월11일 회원제 사이트를 통해 외국인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미스코리언닷컴’ 사이트 운영자 정모(34)씨와 ‘에스코트서울닷컴’ 사이트 운영자 안모(42·여)씨 등 3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경찰조사 결과 이메일 등을 통한 사전 예약으로 한국여성과 성매매 알선하고, 한국아가씨 타입별-서비스별 1인당 20만∼100만원을 받는 등 총4억8,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여성 15명은 대부분 여대생이나 젊은 직장 여성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한다.

충격! 기생관광

경찰은 지난달 8일 오전 8시경, 서초구 반포동 ○○호텔 2410호 객실 등 6개소를 급습해 관련자 총 25명을 검거했다. 여기에서 사이트운영자 2명, 포주 2명, 삐끼 1명, 성매매여성 15명, 일본인 5명 등을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에스코트서울닷컴’ 사이트는 강남 등 특급호텔 체류 외국인 전용 출장마사지 성매매 알선 사이트로 알려져 있고, ‘미스코리언닷컴’ 사이트는 한국 출장 일본인 전용 회원제 성매매 알선 사이트로 주로 일본인 관광객들이 이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장기체류 중인 외국인들이 주고객인 ‘에스코트서울닷컴’은 일어와 영어로 사이트를 운영하며 회원들에게 ‘출장 마사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에스코트서울닷컴’의 운영자인 안씨는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기생관광’을 알선해 오다 최근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성매매에 나선 한국여성들은 중국어를 전공하는 대학원생에서부터 ▲여대생 ▲유학생 ▲패션디자이너 ▲전직 대기업직원 ▲피부미용사 ▲전 관광가이드 ▲출판사 직원 ▲유흥업소 종사자까지 다양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짧은 시간에 큰돈을 벌 수 있고,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일이라 신분이 드러날 일도 없다’는 꾐에 빠져 성매매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 중에는 500여회에 걸쳐 1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 여성도 있었다.

이와 관련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가정집에 해외 IP 서버를 두고 은밀하게 일본인 등 외국인 성매매를 알선하는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해 온 것이며 성매매 여성 중에서는 평범한 여대생이 학비조달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들 여성들은 낯선 외국인과 성매매 할 경우, 익명성이 보장돼 단속이 어렵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도쿄에 서버를 둔 ‘미스코리언닷컴’은 일본 성인사이트에 배너광고를 실어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운영자 정씨와 일본인 W씨는 지난 해 9월 일본어로 된 ‘미스코리언닷컴’ 사이트를 개설한 뒤 홈페이지에 한국 연예인과 모델의 사진을 띄워놓고 한국에 장기체류 하거나 출장이 잦은 일본인 회원을 모집했다.

또한 정씨는 여성의 등급을 ▲스페셜 ▲엑설런트 ▲로열로 나눈 뒤 50만∼100만원씩 받고 호텔에서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마사지 및 성매매를 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미스코리언닷컴’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사이트가 문을 연 기간은 지난 7월부터 한달여에 불과했지만 정씨는 264회에 걸쳐 1억3,000여만원이나 되는 부당이득을 챙겼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미스코리언닷컴 사이트의 운영방식에 대해 “한국을 자주 찾는 일본인 회사원이나 사업가를 상대로 출발 1일 전 일본인이 인터넷 메일로 문의와 신청을 하게되면 운영진이 공항에 도착해 렌탈 핸드폰을 주고 호텔 방에서 전화로 예약을 할 수 있게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과거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호텔 로비에서 즉석만남을 알선한 것과 달리 인터넷을 통해 미리 고를 수 있기 때문에 한층 은밀해진 맞춤형 성매매인 셈이다.

관계자는 이어 “이들은 전화로 한국 스탭(삐끼)에게 연락을 하고 약속장소 지정해 호텔 등에서 자신이 사전 예약한 내용에 맞는 아가씨 타입을 바탕으로 소개를 받게 된다”면서 “일본인들은 선택한 여성들과 함께 쇼핑, 식사, 가라오케 등 서울 관광을 동행하고 다음날 아침까지 호텔에서 잠자리를 같이하며 한국 관광을 마치는 것으로 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에이즈 노출 우려

이번사건과 관련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외국인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성매매행위는 건전한 관광한국의 이미지 손상시키고 외국인 남성과의 성관계로 에이즈(AIDS) 등 성병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경찰은 두 사이트 운영자들로부터 압수한 장부를 토대로 성매매 여성과 성매매 알선자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국정원과 협조에 정씨의 사이트를 일본에서 관리해 온 일본인 동업자를 잡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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