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유혹에 지갑 ‘홀라당’


 

▲ 업소와 무관한 듯한 여성들을 내세워 뭇남성들의 지갑을 터는 ‘신종삐끼’가 등장해 주의가 요망된다.

‘신종 삐끼’, 온라인 통해 손님 꾀어 바가지
나이트 클럽 부킹녀도 알고 보니 삐끼녀 역할

‘삐끼’란 업소의 매출을 늘리기 위해 호객 행위를 하는 사람을 속되게 일컫는 말이다. 또한 ‘삐끼집(또는 삐끼찝)’이란 술값을 바가지 씌우는 변종 형태의 업소를 가르킨다. 대부분의 삐끼집은 손님의 발길이 닿지 않는 후미진 상권에 위치해 있으며, 간판도 없이 영업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영업정지 상태거나 정상적인 영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죽은 업소’를 이용한다는 것이 밤문화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정상적인 영업형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삐끼들을 고용해 거리의 손님들을 잡아가는 것. 이러한 삐끼집은 강남역 일대를 시작으로 서울근교와 지방 소도시까지 뻗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멋모르고 삐끼들을 따라갔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그 실태에 대해 살펴봤다.

삐끼집은 ‘원조 삐끼집’과 ‘신종 삐끼집’ 등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원조 삐끼집’이란 삐끼가 손님과 가격을 흥정한 뒤 업소로 안내하는 일반적인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삐끼는 남성이 주를 이룬다.

밤문화 전문가들에 따르면 “영계 있어요” “러시아인 있어요” “10만원에 양주 한병과 2차 가능해요” 등의 고전적인 호객 행위를 하는 삐끼들을 ‘원조 삐끼집’ 소속으로 분류한다.

또한 “제가 아가씨들을 데리고 있는 실무진인데 다른 지역에서 장사를 하다 얼마 전 이 곳으로 왔다. 가게를 알리고 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번만 이 가격에 맞춰주겠다. 이 가격이면 2차는 공짜인 셈” 등의 설득형 호객행위까지 ‘원조 삐끼집’으로 보고 있다.

신종 삐끼집 등장

하지만 최근 등장한 ‘신종 삐끼집’은 업소와 무관한 듯한 ‘여성’들을 앞세워 뭇남성들의 지갑을 털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예를 들어 채팅을 통해 만난 미모의 여성을 통해 “내가 잘 아는 가게가 있는데 거기서 술 한잔 하자”는 식으로 남성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물론 업소와 여성과는 모정의 거래가 있음은 자명한 사실.

‘신종 삐끼집’에 당한 회사원 계모(30)씨의 피해사례는 이러했다.

지난 9월 2일 늦은 오후, 술 한잔 할 여성을 찾기 위해 계씨는 인터넷 채팅서비스로 유명한 S사이트에 접속했다. 이곳저곳 둘러보던 그는 ‘술 한잔하실 여성분 제가 쏠께요’라는 제목의 방을 개설한 뒤 여성들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

10여분 뒤, 한 여성 네티즌이 계씨의 안테나에 포착됐다. 이 여성 네티즌은 “술 한잔 사달라”며 계씨에게 다가갔고, 둘은 그 날밤 서울 강남구청 부근에서 만났다. 물론, 채팅녀 측이 서울 강남에서 만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오늘밤 벌어질 일을 상상하며 ‘김칫국’부터 마신 계씨는 곧바로 그녀가 이끄는 술집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도 보지 않고 맥주와 양주를 시켰고, 계씨는 속으로 ‘양주? 이를 어쩌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술을 마시자 점점 기분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행복한 순간도 잠시였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한 계씨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술값이 무려 186만원이나 나왔던 것.

이에 더해 주인과 실랑이는 벌이는 사이 채팅녀까지 사라지고 없었다. 채팅녀가 서 있던 자리에는 어느새 건장한 체격의 사내가 계씨를 뚫어지게 노려볼 뿐이었다. 결국 계씨는 ‘피 같은’ 186만원을 고스란히 계산할 수 밖에 없었다.

계씨의 경우처럼 삐끼집은 보통 100만~200만원의 높은 주대가 나온다고 한다. 양주 한 병을 시켜도 30분이 채 안 돼 술이 바닥나며, 아쉬운 마음에 한 병 더 시킨 양주는 계산할 때가 되면 서너병으로 둔갑해 있다는 것이 삐끼집을 경험한 피해자들의 공통된 진술이다. 또한 평소 주량보다 덜 마셨는데도 술에 취해 꼬꾸라지기 십상이라는 것.

이러한 피해 사례와 관련, 오랫동안 ‘삐끼’ 생활을 하다 얼마 전부터 대형 유흥업소 전무로 일하고 있는 김모(29)씨는 “호객행위를 할 때 삐끼가 말한 것처럼 최초의 술 한병과 안주는 10만원을 받더라도 추가되는 술에 따라 병당 20만~30만원, 많게는 40만원까지 받는다”며 “일부에서 얘기하는 술에 약을 탄다는 말이 아주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다”고 실토했다.

김 전무는 이어 “신종 삐끼집의 경우 남성의 영원한 관심사인 ‘꽁씹(공짜로 여성과 성관계를 갖는 것)’에 무게를 싣고 남성들을 유혹하고 있다”며 “알콜이 들어간 남자들의 판단력을 흐리기 위한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최근에는 나이트에서 부킹을 가장해 남성들의 지갑을 노리는 ‘신종 여성삐끼’들도 출현했다.

나이트에서 한 여성을 꼬신 뒤 2차를 위해 술을 마시러 나왔다가 봉변을 당한 이모(29)씨는 “부킹녀가 종로에서 교보로 가자고 하길래 택시를 탔는데 알고 봤더니 종로에 위치한 교보문고가 아닌 강남에 있는 교보생명사거리였다”면서 “황담함을 뒤로한 채 ‘아는 집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부킹녀가 ‘아는 집’이라 길래 친구나 언니의 업소인 줄로만 알았지, 삐끼집인 줄 누가 알았겠느냐”고 열변을 토했다. 당시 이씨는 150만원에 육박하는 술값을 지불했다고 한다.

이씨의 피해사례와 관련 김 전무는 “원조 삐끼집과 신종 삐끼집 모두 한 테이블 당 삐끼가 받는 수입은 대략 매출의 25~50% 정도”라며 “삐끼집의 특이한 수익구조상 작업을 잘 치는 삐끼의 수입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전무는 “안주를 포함한 술 한 병에 아가씨 2차까지 10만원이라는 가격은 유흥가에서 나올 수 없는 금액”이라며 “싸게 술을 먹고자 하는 남성의 심리를 이용한 수법 중 하나”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특히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는 삐끼를 조심하라”면서 “차를 타고 가면 2, 3분이면 도착한다지만 대부분 5분 이상의 거리며 업소 또한 삐끼집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싸다는 생각에 삐끼들을 따라가면 남는 건 몇 달치 카드 명세서와 구멍 뚫린 지갑 뿐”이라고 강조한 김 전무는 “삐끼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첫째, 업소 입구에서 휴대폰 안테나가 뜨지 않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나오는 것과 둘째, 어쩔 수 없이 들어가서 술을 마셨다면 카드로 계산한 뒤 업소 위치를 기억한 후 경찰에 신고하라. 이 두 가지만 명심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마이너 뉴스 www.minornews.com


500만원 술값 바가지 극성
삐끼 피해사례 모음

물건을 제값보다 비싸게 살 때 우리는 보통 “바가지 썼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유흥가에서는 이 말을 “눈텅이 당했다” 또는 “덤탱이 썼다”고 말한다. 조금 더 전문적인 화류계 은어로 풀이하자면 “총 맞았다”고 한다. 대개 ‘총’이란 업소에서 책정한 금액보다 많이 받는 경우를 말한다. 만약 업소 책정 가격이 10만원인데 20만원 받았다면 이것이 ‘총’이다. 그러므로 ‘총’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업소의 가격 체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다음은 ‘총 맞은’ 사례다.

[사례1] 나 단골인데!

회사원 A씨. 그가 자주 가는 단골 가게 마담은 언제나 그에게 양주 1병을 서비스로 주곤 했다. 하지만 양주 1병에 속아넘어가서는 곤란하다. 이미 주대에 양주 값은 계산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손님 4명에 아가씨 4명, 도합 8명이 녹차, 우롱차, 콜라 등 기타 음료수를 생각 없이 마셨다고 치자. 음료수 1캔의 가격은 5,000원. 40캔만 마셔도 20만원이 추가되는 셈이다. 즉 서비스를 가장해 나오는 음료수 값만으로도 양주 1병 가격은 충분히 뽑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이 있듯 업소에서 가장 자주 ‘총 맞는’ 사람은 단골이다. 유흥가에서는 이런 고마우신 단골 손님을 ‘호구’라고 부른다.

만약 당신이 그 업소의 정확한 가격 체제를 모른 채 단지 구좌(마담)만 믿고 훌륭한 매너로 결재에 임했다면 한번쯤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구좌(마담)들은 단골 고객들의 결재 특성을 알고 있기에 쥐도 새도 모르게 ‘총’을 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사례2] 싼 게 비지떡

회사원 B씨. 분명 마신 건 1병인데 테이블 위에 빈 병만 10개가 넘는다. 술값은 무려 500만원.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잠시 2시간 뒤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형님들, 양주 기본에 6만원 해드릴게요. 아가씨 봉사료 포함한 금액입니다. 요즘 하도 장사가 안돼서요.” 하지만 속아서는 안 된다. 이런 경우를 “삐끼한테 당했다”고 한다.

‘삐끼’들을 따라 갔다간 십중팔구 총 맞는다. 사실 ‘삐끼집’에서 당했을 경우 ‘총 맞았다’라는 표현도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삐끼집’ 총은 이미 대포 수준이기 때문이다.

[사례3] 나는 DC왕!

무조건 깍는 게 ‘장땡’은 아니다. 사실 알고 보면 막무가내로 깍으려는 손님이 ‘총’을 맞는 경우가 더 많다. 처음 온 손님이 무리하게 ‘디스카운트(DC)’를 원할 경우. 구좌는 계산서에 적당히 ‘총’을 숨겨온다. 손님이 깍을 경우를 대비해서다.

보통 시장에서 깎아 주는 척 하며 제 값 다 받는 경우와 마찬가지라 보면 된다. 때문에 이 경우 제 값을 다 주면 ‘총’ 맞는 셈이 된다. 물론 적당히 깎았다 해도 ‘총’은 피할 수 없다.
<마이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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