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유플 중소 사업자 프로그램 잇따라 발표…‘상생’ 통한 지원책 강조
SKT 2년전 도매대가 인하 이후 정책 전무…시장 철수 의견에 동조하기도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서울 시내 한 휴대폰 할인매장. ⓒ 뉴시스
서울 시내 한 휴대폰 할인매장. ⓒ 뉴시스

알뜰폰(MVNO) 사업자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알뜰폰 시장을 두고 국내 이동통신 3사가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사실상 손을 놓은 모습이다. KT는 다시금 알뜰폰 시장 지원에 나선 형국이다.

◇ 자사망 이용 사업자 지원책 확대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KT는 최근 자사망을 이용하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에 나서는 등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1일 자사망 이용 알뜰폰과의 공동 파트너십 프로그램 ‘U+알뜰폰 파트너스’의 통합 브랜드 ‘플러스(+) 알파’로 선보였다.

특히 중소 알뜰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 SPC와 연계한 구독형 제휴 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했다. 또한 U+알뜰폰 공용 유심인 ‘원칩’의 유통망을 확대해 연간 10만 개 이상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셀프개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12개 알뜰폰 사업자에서 연내 16개사까지 늘릴 예정이다. 또한 U+알뜰폰 파트너스 홈페이지에도 셀프개통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중소 알뜰폰에 공급하고 있는 유심 수량도 지난해 34만 장에성 올해 50만 장으로 대폭 확대한다. 인하된 가격의 유심 공급을 통해 중소 사업자는 약 20%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게 LG유플러스의 설명이다.

아울러 중소 사업자의 인공지능(AI) 콜센터 구축 지원과 연 40회 이상의 공동 이벤트도 진행한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 임직원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비용, 경조사, 자녀 입학선물 등 복리후생도 지원하기로 했다.

유호성 LG유플러스 MVNO사업담당은 “알뜰폰 선도 사업자로서 알뜰폰 시장에서 중소사업자와 성장을 거듭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 고민하겠다”며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U+알뜰폰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KT도 지난달 30일 자사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사업자 및 고객 편의를 위한 온라인 통합 CS채널 ‘마이알뜰폰’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고객 서비스 인프라 확대가 어려운 중소 사업자와 고객편의 증진을 위해 마련한 통합 CS채널이다. 여기에는 24개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참여한다.

마이알뜰폰을 통해 가입회선 정보와 사용량, 요금조회, 청구‧납부 변경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T는 또 하반기 전용 앱을 출시하고 셀프 개통, 요금제 변경, 알뜰폰 사업자별 요금제 간편 검색 등의 온라인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최세준 KT MVNO담당 상무는 “고객 센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에 대한 지원과 고객 불편사항 들을 해소하기 위해 마이알뜰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와 U+알뜰폰 사업자 직원들이 알뜰폰 상생방안을 소개하는 모습.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와 U+알뜰폰 사업자 직원들이 알뜰폰 상생방안을 소개하는 모습. ⓒ LG유플러스

◇ 가입자 유출 우려에 사실상 손 놔

반면 SK텔레콤은 알뜰폰 사업에 사실상 손을 놓은 모습이다. KT와 LG유플러스와 달리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별다른 정책을 내놓고 있지 않아서다.

지난 2020년 3월 당시 6개 알뜰폰 사업자에게 5G 요금제를 도매로 제공하는 등 5G망 개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도매대가 및 충전비용 인하 상생 지원책 발표 이후 사실상 전무하다.

이는 이동통신(MNO) 1위 사업자인 만큼 수익성이 낮은 알뜰폰 시장이 확대되면 가입자 유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즉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이 높은 기존 이동통신 가압자를 알뜰폰 시장으로 뺏길 경우 손해기 때문이다.

다만 SK텔레콤은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사업자인 만큼 기본적인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시장을 바라보는 온도차가 극명하게 나오기도 했다.

당시 이통3사가 알뜰폰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알뜰폰 자회사의 시장 철수 의견이 나오자 KT와 LG유플러스는 ‘상생’을 통해 알뜰폰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SK텔레콤은 이에 따르겠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강종렬 SK텔레콤 인프라 부사장은 “국회나 정부에서 결정이 나면 따르겠다”며 “현재 시장 사업자간 관계가 복잡하지만 전향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현재 알뜰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만큼 중소 사업자와의 상생을 강화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면서 “반대로 기존 가입자를 지켜야 하는 SK텔레콤으로서는 알뜰폰 시장이 커지는 게 탐탁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