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선택지 제공, 각각 장단점 있어
모델 다음 트림별, 패키지 순으로 선택
각 선택사양별 고민되면 빼는 게 ‘실리’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2300만 자동차 시대, 국민 1인당 0.6대, 2.2명 당 1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시대다. 이제는 생활필수품이 됐지만 정작 ‘차’에 대해서 충분히 잘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디퍼런셜이 뭔지 서스펜션이 뭔지 플랫폼은 뭐고 패들 시프트는 뭔가? 최근 나오고 있는 자동차 기술들은 모두 생소한 용어들로 가득하다. 우리 일상을 보다 편리하게 해주는 차, 안전에도 직결된 만큼 기본적인 상식은 알아 두는 것이 좋다. 차에 대해 조금 안다는 육 기자가 ‘차알못’ 입장에서 복잡하고 어려운 자동차 궁금증을 알기 쉽게 풀어본다. <편집자 주>

쏘나타 N 라인 ⓒ 현대자동차

‘선택사양’은 새 차 살 때 가장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이다.

기존에 타던 차를 바꾸려 한다면 이전 차에 대한 학습 효과가 있겠지만, 생애 첫 차를 구매하는 이들에게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사양이 어떤 것인지, 또 가격은 합당한지 알 길이 없다.

‘옵션’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어떤 이들은 복잡한 선택의 고민을 피하고자 수입차를 선호하는 예도 있다.

물론 수입차도 본국에서는 여러 다양한 옵션으로 제공되지만, 국내에 들어올 때는 인증 등의 복잡한 문제들이 엮여 되도록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산차의 옵션은 유독 더 복잡해 보인다. 또한, 모델·트림별로 선택사양이 패키지로 묶여 있어 고민은 더 깊어진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들여다봤을 법한 ‘쏘나타’의 가격표로 현명한 옵션 고르기 방법을 고민해 봤다.

 

◇ 모델 > 트림 > 패키지 > 세부 옵션

우선 가격표를 살펴보는 방법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가격표에는 크게 ‘모델’, ‘트림’, ‘패키지’ 등의 큰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우선은 큰 범위에서 나누는 게 이해하기 쉽다.

모델의 경우는 대체로 엔진, 변속기 등 동력계를 두고 구분한다. 예를 들어 가솔린 모델, 디젤 모델, 하이브리드 모델 등으로 쓰인다.

현대 쏘나타의 경우 최신형 기준으로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0’, ‘센슈어스’, ‘스마트스트림 LPi 2.0’ 모델이 있으다. LPi의 경우 다시 일반판매용과 렌트카용, 장애인용으로 나뉜다. ‘쏘나타 N 라인’은 역동성에 초점을 둔 또 다른 모델이다.

트림은 말 그대로 차량에 쓰인 소재나 기능에 따라 구분하는 방법이다. 모델의 하위 카테고리로 보면 된다.

스마트스트림 2.0 모델에는 ‘스마트’, ‘프리미엄’, ‘프리미엄 패밀리’, ‘프리미엄 밀레니얼’, ‘인스퍼레이션 트림’이 있다. 이는 센슈어스 모델에서도 같다. N 라인, LPi 모델도 비슷한 구성이다.

모델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차의 구동계를 잘 알아 둘 필요가 있으며, 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트나 내·외장에 어떤 소재가 적용됐는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트림을 선택하고 나면 패키지라는 또 다른 갈림길이 나온다.

선택사양의 종류가 다양해짐에 따라 제조사가 연관성이 있는, 혹은 이해관계에 있는 옵션들을 묶어 내놓은 것이다. 

각 트림에 일부 기본 패키지가 적용돼 있지만, 대체로 부가적으로 선택해야 할 사양이 많다.

 

◇ 패키지로 줄어드는 선택지 

옵션 패키지는 때에 따라 다르다.

신차가 나오면 또 다른 형태로 바뀌는데 예전에는 보통 하나의 기능을 별도 옵션으로 제공했다. 지금은 대부분 브랜드가 패지키로 묶음을 내놓고 있다.

쏘나타에는 블루링크, 폰프로젝션, 현대카페이 기능과 연동하는 ‘10.25인치 내비게이션’, ‘공기청정모드’, ‘오토 디포그’, ‘클러스터 이오나이저’가 포함된 △‘듀얼 풀오토 에어컨’, ‘스마트폰 무선충전’, ‘디지털키’, ‘하프크롬&터치타입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로 구성된 △’멀티미디어 내비 플러스I‘ 패키지, 이와 비슷하지만 다른 구성으로 조합된 △’스마트 초이스I’ 패키지, △‘현대 스마트 센스 I, II, III’ 패키지, △‘익스테리어 디자인I’ 패키지, △‘플래티넘’ 패키지, △‘컴포트 테크’ 패키지 등이 있다.

이번 쏘나타에 적용된 ‘스마트 센스’와 같이 제조사가 새롭게 개발한 최첨단 기술은 대부분 선택사양으로 빠지며, 이 또한 패키지로 엮이는 경우가 많다.

흔히들 ‘깡통’이라고 불리는 차는 이런 패키지들이 전혀 없는 기본형을 말한다. 쏘나타에서는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0 스마트 트림이 그러하다. 

최근에는 제조사들이 패키지화를 감행해 특별히 선호하는 개별 옵션 선택지가 줄어드는 추세다.

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제공 ‘쏘나타’ 가격표 ⓒ 현대자동차

◇ 옵션 없는 ‘깡통차’, 생애 첫 차로는 최고

2430만 원짜리 쏘나타 차량, 스마트스트림 2.0 모델, 스마트 트림 ‘깡통 차량’을 구매하고 언박싱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고객은 본체에 포함된 최신 엔진, 최신 변속기, 각종 첨단 안전 장비, 주요 편의 기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편의 기능이란 USB 단자, 파워 윈도우, 유아용 시트 고정장치 등 필수품에 가까운 것들이다.

하지만 계기판에는 허름한 3.5인치 단색 LCD 클러스터가 붙어있고, 시동은 키를 돌려서 걸어야 한다. 후진할 때엔 경고음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고, 시인성도 사운드도 열악한 일반 오디오 시스템에 만족해야 한다. 

동반석 시트 조절 장치도 수동이다.

한데 만약, 이 차 구매에 64만 원만 더 내겠다면 현대차는 기꺼이 ‘스마트 초이스I’ 패키지를 딸려 보낸다.

버튼으로 시동을 걸 수 있으며, 원격으로 문 잠금 해제도 하고, 트렁크도 자동으로 여닫을 수 있다.

반짝거리는 크롬 도어 핸들을 붙잡아 운전석 문을 열면 바닥에 웰컴 라이트가 반겨주며, 차에 앉아 있으면 연결된 선도 없이 스마트폰을 충전해줄 것이다.

패키지란 대체로 이런 식이다. 종류도 매우 다양하며 선택할 수 있는 패키지도 십여 가지에 이른다.

비슷하고 공통된 것을 제외한다면 쏘나타에는 모델별로 평균 4개에서 5개 정도의 패키지가 제공된다.

이렇게 묶어 파는 패키지는 가격에 이점이 있지만, 고객이 원하는대로 조합해서 구성할 수는 없다는 단점이 있다.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겨우 파노라믹 선루프, 타이어, 오디오 시스템 정도다.

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제공 ‘쏘나타’ 카달로그 ⓒ 현대자동차

◇ 중고차값 생각 말고 필요 옵션 선택

그럼 이렇게 복잡한 옵션,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을까?

생애 첫 차를 구매하는 이에게는 사실 깡통차를 추천한다.

운전이 미흡한 이들에게는 옵션은 사실 아무 의미가 없다. 

운전 중 여러 가지 기능을 사용한다는 건 오히려 집중력을 흩트리는 일일 뿐이다. 초보 탈출 이후 옵션에 눈독을 들여도 된다.

고급 운전자에게 신차 옵션은 되팔 때 중고차 가격에 영향을 준다고 믿지만, 오래 탈 생각이라면 대부분 옵션은 없어도 그만인 것들이다. 필수 기능과 선택 기능은 기본과 옵션으로 정확하게 구분돼 있다.

사실 중고차 시세도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가 터졌을 때, BMW 화재 이슈가 불거졌을 때, 해당 브랜드의 중고차 가격은 폭락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옵션은 시세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옵션은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을 고르는 게 맞다.

차내 거주성에 욕심이 생긴다면 파노라믹 선루프, 안마 기능, 전자동 기기들을 선택할 수는 있겠다.

좀 더 편리한 주차·주행을 원한다면 차선이탈 경고나 후방카메라, 자동주차 기능처럼 운전자를 보조해주는 패키지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꼭 필요하다면 공식 홈페이지에서 ‘내 차 만들기’라는 링크를 따라 들어가 원하는 조건으로 미리 만들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가다 보면 넣어야 할 옵션들이 끝이 없다.

풀옵션으로 차량을 선택하면 더없이 좋겠지만, 사람 욕심이라는 게 끝이 없듯 그때는 또 한 등급 위의 차에 눈길이 가기 나름이다.

실례로 쏘나타 풀옵션 가격이면 그랜저 시작 가격인 3294만 원을 훌쩍 넘어선다. 대략 1000만 원의 차값 차이를 옵션이 메우는 셈이다.

살까 말까 고민되는 옵션이 있다면 선택하지 않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자동차 구매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용도로 쓰이느냐’이니까.

쏘나타 N 라인 인테리어 ⓒ 현대자동차

◇ 애프터 마켓 활용도 한 가지 방법

사고 나서 없어서 불편한 점을 발견했다면 애프터 마켓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는 시거잭에 연결해서 쓰는 기기로 대체,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대시보드 위에 올려놓고 앞 유리에 반사돼 작동하는 기기로 바꿀 수 있다.

애프터 마켓에서 불가능이란 없다. 동호회 등에서 검색해본다면 필요에 따른 기기들과 액세서리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처음부터 만들어가는 재미도 있을뿐더러, 많은 부분을 세심하게 지켜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차량 랩핑에서부터 카 오디오 시스템까지 고출력으로 교체할 수 있다. 다만, 오리지널 제품이 아니기에 별도 A/S는 기대할 수 없다.

내비게이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입차의 경우는 현지화 작업이 제대로 돼있지 않아 스마트폰의 것으로 대신 쓰는 경우가 더러 있다. 

국산차의 경우는 내비게이션 품질이 우수하지만 깡통 모델에서는 옵션으로 제공할 때가 많다.

이럴 거면 그냥 거치대를 두고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쓰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 이번 에피소드처럼 자동차 구매에 관련된 정보가 궁금한데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힘들 때, 운전을 하다가 자동차 기기에 관한 궁금증이 있을 때는 <민주신문> 육 기자에게 물어보자. 필요하다면 더욱 깊이 있는 정보를 가진 전문가에게 자문하는 노력도 더해 성심성의껏 답변한다. 많은 관심과 제보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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