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전반 강력 반발, 곱지 않은 시선은 시장점유율 남용 때문

구글 플레이 앱 스토어 PC 화면 캡쳐 ⓒ 구글

구글 앱통행세 논란이 거세지면서 구글의 기업 모토가 되새김질 되고 있다. 

‘Don’t be evil’. 

돈 벌 때 좋은 일로 벌자는 의미다. 앱통행세 강행으로 인해 이제는 역설이 된 이 말이 구글을 때리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지 관심이 쏠린다.

구글 앱통행세 논란은 시장에 입점한 업체들에게 합리적이지 못한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원래는 게임사들에게만 수수료를 붙였지만, 이제 시장에 있는 모든 업체에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자사의 앱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거래되는 모든 컨텐츠에 대해 내년부터 수수료 30%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에만 적용되던 30% 수수료가 음원이나 동영상, 웹툰 등 각종 콘텐츠가 인앱결제 시스템(in App purchase)를 사용해야 한다.

내용에 따르면 새로 등록되는 앱은 내년 1월 20일부터, 기존 등록 앱은 내년 10월 1일부터 이를 따라야 한다.

 

◇ 구글플레이 결제 정책 국내외 반발

구글의 이런 방침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업계와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다.

미국 정부는 불공정 행위를 한 구글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국내 정치권에서도 구글의 결제 수수료 방침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홍정민 의원이, 미래통합당에서는 박성중 의원이 각각 결제수단 강제를 금지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것. 

여기에는 애플의 ‘불공정 독점 관행’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애플의 경우, <포트나이트>라는 게임을 제공하고 있는 에픽게임즈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애플의 강제 퇴출에 대한 소송이 논란의 계기가 됐다.

애플도 역시 자사의 애플스토어에서 거래되고 있는 콘텐츠에 대해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한편 구글의 이번 수수료 정책에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는 처음부터 전체 콘텐츠에 30%의 수수료를 적용한 것과는 달리, 지난 십여 년간 ‘오픈소스’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용해 갑자기 독점적 지배력을 행세하려고 한다는 데 있다.

지난해 3월 14일 이태휘 공정거래위원회 약관심사과장이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외 온라인사업자의 서비스약관을 심사해 10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 뉴시스

◇ 불공정 독과점은 시장 경쟁 부족이 원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앱마켓 수수료 문제를 기본적으로 시장의 경쟁이 부족해서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관련 OS시장, 앱마켓 시장의 경쟁압력 복원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구글이 인앱결제 의무화를 공식화한 만큼, 공정위는 이러한 인앱결제 의무화가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 보겠다고 공고했다.

현재 국내에서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앱마켓 시장은 구글의 구글플레이, 애플의 애플스토어, 원스토어 등이 있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매출 기준으로 구글플레이는 5조9996억 원으로 압도적으로 1위를, 애플스토어는 2조3086억 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통신 3사와 네이버가 협력하는 원스토어는 1조561억 원에 그쳤다. 

원스토어는 그간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강세에 턱없이 밀렸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 기본 수수료 정책은 구글과 애플이 30%지만 원스토어는 기존 30%에서 20%로 수수료를 낮춘 상태다.

애플 앱스토어와 원스토어는 전체 앱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 구글의 경우는 게임에만 적용 대상을 제한하고 있었다. 이번에 그 부분을 수정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지 않는 곳은 애플 앱스토어밖에 없었지만, 이 또한 구글이 바꾸겠다고 했다.

네이버에 올라 있는 원스토어 홍보 배너 캡쳐 ⓒ 네이버

◇ 빛 못보던 원스토어 반사이익 얻나?

하지만 이번 수수료 논란으로 공정위와 언론 등 여론은 원스토어로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게임 개발사들도 하나둘씩 원스토어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오리진>, 디엔에이 <슬램덩크>, 유주게임즈코리아 <그랑삼국>, NHN <용비불패>, 위메이드 <미르4> 등이 입점을 마쳤거나 앞두고 있다.

원스토어의 성장세도 나쁘지 않다. 

지난 9월 기준 점유율은 16.7%, 지난달 기준으로 18.4%까지 상승한 상태다. 앱 마켓 수수료를 낮추고 입점 기업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 것이 유효했다.

다만, 한편으로는 원스토어 역시 사용자들이 많아지면 독과점 형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현재로서는 구글의 태세 전환으로 원스토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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