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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트럼프 각하, 다시 보길 희망”… 친서 공개에 드러난 北 개혁의지“역사적 순간 잊을 수 없어… 조미관계 개선에 희망”
北, 서신 외교 활용… 트럼프 비위 맞춰 간절함 드러내
  • 김현철 기자
  • 승인 2020.09.1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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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신문=김현철 기자]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 피해복구 건설현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13일 방송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 뉴시스

지난 12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 두 통의 편지 내용이 CNN 방송 등을 통해 공개됐다. 

이 편지는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장인 밥 우드워드가 집필한 <격노>(Rage)에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주고받은 27통의 친서 내용이 실리면서 일부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제1, 2차 북미정상회담 전후로 친서를 주고받았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편지 내용이 공개되면서 그 당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와 그 의중을 엿볼 수 있어 관심이 간다.  

"아름답고 성스러운 곳에서 각하의 손을 굳게 잡았던 역사적 순간을 잊을 수 없고 그날의 영광을 재현하기를 희망한다"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저와 각하의 또 다른 역사적 만남을 그리 멀지않은 미래에 전세계가 다시 한 번 보게 될 것이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반년 뒤인 12월에 김 위원장이 트럼프에 쓴 편지다. 

‘성스러운’, ‘판타지’ 등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온갖 미사여구가 등장한다. 친근함을 과시하려는 의도와 함께 둘의 만남이 매우 특별하다며 의미 부여를 하려는 대목이 눈에 띈다. 

2019년 6월 친서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생일인 6월 14일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해 보낸 것이다. 그해 2월 북미 간 '하노이회담 결렬‘로 분위기가 냉랭해진 터라 편지 내용을 둘러싸고 관심이 증폭됐었다.  

"각하께 이런 편지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매우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당신에 대한 나의 변치 않는 존경심, 우리 사이의 깊고 특별한 우정은 우리가 추구하는 성장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조미관계의 진전을 이끄는 마법 같은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믿는다”

“대통령 각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당신이 우리의 첫 만남에서 보여준 의지와 결단을 여전히 존경하고 거기에 희망을 건다”

“나는 우리가 상호 신뢰에 다시 한번 기회를 주려는 의지를 갖고 위대한 일들을 이뤄내기 위해 함께 앉을 그 날이 머지않아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날은 다시 와야 한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1일 <자주의 기치, 자력부강의 진로 따라 전진해온 승리의 해>라는 새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캡쳐된 화면은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회담하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쳐) ⓒ 뉴시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Mr. President 라는 표현 대신 Your Excellency(각하)라고 높여 표현했다. 이를 두고 평소 자기 과시하기 좋아하는 트럼프의 성향을 고려한 고도의 정치적 행위가 포함된 표현이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김정은의 편지에는 고도의 외교·정치 행위가 담겨있다”며 “평소 비위 맞춰주는 것을 좋아하는 트럼프의 성향을 고려한 정치적 행위”라고 말했다.  

트럼프를 한껏 치켜세워주는 동시에 김 위원장의 간절함이 드러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용단에 희망을 걸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트럼프 설득에 대한 절실함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임 교수는 이어 “북한은 2018년 4월 전원회의에서 경제 건설에 집중하겠다는 노선을 새로 도입한 이후, 대북제재 완화를 이끌어내려면 트럼프 설득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와의 담판을 위해 최선을 다한 흔적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서신을 이용한 내부 결속과 외교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김 위원장의 간절한 편지 내용을 통해 비핵화를 통한 개혁개방에 분명한 뜻이 있음을 보여준다는 얘기다.

북미 2차 하노이회담 이후 1년 6개월이 흐른 지금 북미관계는 전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더 이상 트럼프를 통해 얻을 것이 없다는 판단 아래 2020년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 건설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이 와중에 트럼프는 편지를 공개한 우드워드에게 김 위원장을 조롱하지 말라고 경고해 둘 사이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친서 내용이 미국에서 공개됐지만, 북한은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에 어떤 파장이 미칠지 주목된다.

김현철 기자  8hos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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