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GS’, 중장년층 ‘현대’ 선호…대세는 없는 듯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GS건설과 현대건설이 한남하이츠 아파트 재건축 수주를 놓고 초박빙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청년층은 GS건설, 중장년층은 현대건설을 각각 선호하고, 두 회사 모두 비슷한 재건축 사업 제안을 내놔 팽팽한 분위기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는 18일 오후 2시 옥수교회 본당 2층에서 치러지는 한남하이츠 아파트 재건축 시공자(시공사)선정을 앞두고 수주전에 뛰어든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치열한 기(氣)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사업 수주 여부가 향후 한남동 일대와 한강변 재개발ㆍ재건축 수주전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건설사 입장에선 한강변 랜드마크 준공 실적은 향후 조합원의 표심을 잡는데 유리하고, 자사 아파트 브랜드도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이동 차량을 통해 알릴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조합원들은 재건축으로 재탄생되면 옥수동과 한남동 일대에서 최고의 아파트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한남하이츠가 행정구역상 옥수동이지만 인근에 한남더힐 등 국내 최고급 아파트가 위치하고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입지다.

여기에 서울 강남의 대표적 부촌인 압구정동도 마주하고 있어 향후 가치 측면에서도 주목을 받을 여지가 크다.

이번 한남하이츠 재건축 수주전에는 현대건설이 '한남 디에이치 그라비체'를, GS건설이 '한남 자이 더 리버'를 각각 선보였다. 사진은 지난 16일 방문한 한남하이츠 단지 내 마련된 각 건설사 홍보부스다. 사진=허홍국 기자

‘힘겨루기’

두 건설사는 이번 수주전에서 힘겨루기 중이다. 두 곳 모두 승리를 확신하지만, 대세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듯하다.

인근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파트 소유자인 조합원들이 이번 수주 입찰에 참여한 두 건설사에 만족하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가 어느 쪽이라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수주를 위한 건설사 홍보전은 “이곳이 재건축을 앞둔 곳이 맞을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 마디로 ‘무색무취’다.

사진=허홍국 기자

실제 기자가 지난 16일 오후 늦게 직접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다른 재개발ㆍ재건축 수주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한남하이츠에 거주하는 조합원 즉 소유자 비율이 50% 안팎에 불과한 점을 제외하더라도 수주를 위한 과열 양상은 보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조합원들에게 두 건설사의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사업참여제안서를 보고 자율적으로 판단하라는 분위기가 컸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만난 한 조합원(50대ㆍ여)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두 곳 모두 큰 회사고 너무 비슷한 제안을 내놨다”며 “대세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전에서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젊은 층 즉 청년층은 GS건설을, 중장년층은 현대건설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컸다. 그렇다고 반대편 건설사에 반감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또 누가 짓든 향후 이 일대 최고의 아파트로 재탄생할 것이라는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두 건설사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사업참여제안서는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동등하게 열람할 수 있도록 배포됐다. 사진=허홍국 기자

폭풍전야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을 그 만큼 팽팽하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폭풍전야처럼 고요하지만 물밑에선 시공사 선정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남하이츠 아파트 인근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과장 광고 경쟁이 아닌 조용한 수주전 이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깔려 있다”며 “현재 어느 쪽이 우세하지 않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마지막 날 분위기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힘겨루기라고 할 만큼 박빙인데다가 수주전치고 무색무취 양상을 띠기 때문이다.

한남하이츠 아파트 재건축은 총 3400억원을 들여 서울 성동구 옥수동 220-1일대 535가구의 아파트를 10개동, 790가구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용산 한남3구역 재개발과 함께 서울 강북권 최대어로 꼽히는 프로젝트로, 한남3구역 재개발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GS건설이 총 공사비와 설계 부문에서 유리하고, 현대건설이 사업 촉진비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이번 수주전은 18일 한남하이츠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임시총회에서 판가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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