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인수되면 국내선ㆍ국제선 점유율 업계 1ㆍ2위 바짝 ‘추격’
LCC 1위+적극적인 여객 점유율 확대 도모 가능해져 ‘승부수’ 던져볼만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항공업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3강 체제로 재편될지 관심이 모인다.

애경그룹 주력 계열사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나서 항공업계 재편이 가속화는 되는 모양새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실패한 애경그룹이 LCC(저비용항공사)업계 1위 제주항공을 통해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이달 18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항공업계 재편에 불을 지폈다. 인수 주식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이며 지분 비율은 51.17%다.

제주항공이 이처럼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선 것은 항공사 간 결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양사의 비교 우위를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 및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LCC 1위인 제주항공이 5위권인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제주항공은 체격 면에서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잇는 3위 업체로써 입지를 공고히 하게 된다.

각 항공사 별로 항공기 운영 현황을 보면 관련업계 1위인 대한항공은 자회사 진에어와 합쳐 209대,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부산 등과 합해 119대,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완료 전제로 총 68대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로 단숨에 아시아나항공 기단의 절반을 넘게 된다. 현재 45대를 운영하는 것에 비하면 관련업계 2위와 항공기 운영 대수 차이는 현격하게 줄어든다.

여기에 더해 이스타항공 인수시 항공업계 1ㆍ2위보다 우위를 점하는 경쟁력을 갖게 된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올해 3분기 기준으로 국내선 점유율은 24.8%로 대한항공 23.6%를 앞지르고, 국제선 점유율도 19.5%로 23%인 아시아나항공도 바짝 쫓는 위치로 올라선다.

이스타항공 입장에서도 제주항공 인수는 반길 일이다. 노(NO)재팬 운동과 경기 악화 등이 겹쳐 실적이 악화되는 가운데 매번 매각설이 나돌았지만 제주항공 인수로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케 됐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26개 중단거리 노선에 여객기 23대를 운용 중이다.

사진=대한항공

다운사이징 ‘역주행’

항공업계가 다운사이징(Downsizing)에 돌입한 가운데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로 역주행 행보를 걷는 모습이다.

관련업계 양대 산맥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단기 희망휴직제를 도입하거나 희망퇴직을 받는 등 비용절감에 나서는 반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외형 확장에 방점을 찍은 것.

우선 업계 ‘맏형’ 대한항공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 11월부터 내년 5월까지 3개월 단기 희망휴직제를 실시 중이다. 대상은 운항승무원 등 일부 직군을 제외한 근속기간 만 2년 이상의 전 직원이다.

대한항공 측은 실적 악화와 무관한 근무환경 개선 작업의 일환이라고 밝히지만 관련업계의 시선은 다르다.

이달 들어서는 6년 만에 희망퇴직도 받았다. 대상은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다. 이에 앞서 지난 달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임원 수를 20% 가량 줄인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올 5월에 이어 이달에도 희망퇴직을 받았다. 대상은 국내 일반, 영업, 공항서비스직 중 근속 만 15년 이상인 직원이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곤두박질 쳤다. 대한항공의 경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1.9% 가량 감소했고, 아시아나항공도 1169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두 항공사 모두 매출이 약간 증가했지만 내실은 빈약했다.

자료=제주항공

‘빅 3’ 체제 굳힐까

제주항공도 업계 불황을 피하가지 못했지만 역대급 상반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올 누적 3분기 매출도 전년대비 5.3% 늘었다.

올 상반기 누적 실적은 매출 7058억원, 영업이익 295억원, 당기순이익 12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한 수치다. 창립 이후 처음으로 상반기 매출 7000억을 넘어섰다는 게 제주항공 측 설명이다.

3분기 역시 매출 3688억원, 영업손실 174억원, 당기순손실 301억원을 각각 거두며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7.4% 감소했다.

제주항공 실적 악화는 예외없이 LCC 업계 3분기 적자를 기록케 한 일본 불매운동 영향이란 분석이 크다.

이런 가운데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항공업계 3강 체제를 굳히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을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인수하는 등 항공업계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항공사 인수를 통해 관련업계 1, 2위 뒤를 바짝 쫓을 수 있는 ‘체격’을 갖췄다.

제주항공 입장에선 업계 선두 항공사와의 경쟁이 해볼만 해졌다. LCC 선두 지위를 유지하면서 특정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적극적인 여객 점유율의 확대 도모가 가능해지기 때문.

관련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의 빅(Big) 3 체제의 항공업계 재편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주항공 측도 이 같은 시각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국내선, 국제선 모두 관련업계 1, 2위와 싸움에서 승부수를 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통해 항공업계 빅3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게 제주항공의 빅 피처(Big picture)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 이석주 사장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여객점유율을 확대하고 LCC 사업모델의 운영 효율을 극대화해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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