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5년만 사임…에너지ㆍ유통ㆍ건설 글로벌 도약 삼각축 완성
신임 회장 GS홈쇼핑 수장 맡아 포화시장 한계 넘어 성장세 지속

허창수(왼쪽) GS그룹 회장이 전격 퇴임했다. 새 수장엔 글로벌 감각을 쌓은 CEO로 평가되는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사진=GS그룹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재계 맏형 허창수(71)GS그룹 회장이 전격사임하고, 새 사령탑에 허태수(61) GS홈쇼핑 부회장이 올랐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3일 허창수(71) GS그룹 회장이 사장단 회의에서 용퇴를 선언했다. 취임 후 15년 만이다. 후임으로는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추대됐다.

허 회장은 이날 “혁신적 신기술 발전이 기업의 경영환경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고, 우리도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는 절박함 속에서 지금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적기로 판단했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허 회장은 또 전일 열린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산동성 경제통상 협력 교류회에서 GS그룹 회장직 용퇴에 대해 “오래 전부터 생각했다”는 소회를 털어놨다.

수장에서 물러나는 허 회장은 2004년 동업 관계이던 LG그룹과 아름다운 이별로 주목 받았고, 그룹 경영권 승계 역시 잡음 없이 완성해 또 다른 이정표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 회장은 GS그룹이 2005년 창립 후 지주회사 중심 지배구조를 갖추고, 에너지ㆍ유통ㆍ건설 등 글로벌 도약 삼각축을 완성했다.

GS그룹은 지주회사 출범 당시 매출액 23조원, 자산 18조원, 계열사 15개 규모서 지난해 말 매출액 68조원, 자산 63조원, 계열사 64개 규모로 3배 이상 성장시키며 재계 8위 그룹으로 우뚝 섰다.

아울러 재계 맏형으로서 전경련 회장을 수행하며 민간 경제 외교를 이끌었다. 2011년부터 전경련 회장으로 취임 이후 4번째 연임할 정도로 재계 안팎에서 신임이 두텁다.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GS건설 회장직은 당분간 유지하며 전경련 수장으로 역할은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새 그룹 리더엔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올랐다. 신임 회장은 GS그룹 창업주인 고(故) 허만정 선생의 3남인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5남이자 허창수 회장의 동생이다.

신임 회장은 미국 조지워싱턴대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고, 미국 콘티넨털은행과 LG투자증권 런던 법인장, 국제금융사업부장 등 해외 근무를 거치며 글로벌 감각을 쌓은 CEO로 평가 받는다.

허 회장은 2007년 GS홈쇼핑 대표이사로 부임한 뒤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에서 머물지 않고, 홈쇼핑의 해외 진출과 모바일 쇼핑 사업을 확장해 성공시켰다.

특히 GS홈쇼핑 수장을 맡아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차세대 리더로서 주목 받았다.

무엇보다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으로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한 점은 GS홈쇼핑 성장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모바일 쇼핑 취급액은 2014년 7300억원에서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다. TV홈쇼핑에 의존하던 사업 구조를 모바일로 전환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한편 허창수 회장의 동생인 허명수 GS건설 부회장은 이번 그룹인사에서 17년 만에 상임고문으로 물러났다.

허 부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GS건설 최고경영자를 맡아 혁신을 진두지휘하며 재도약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허 회장 사촌 동생인 GS리테일 허연수 사장은 부회장으로, 허창수 회장의 맏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은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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