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직원이 설립한 회사에 일감 몰아줘”

새누리 홍문표 의원 “14년간 217억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사장 김재수)가 지난 1999년부터 자사의 비축창고 시설 위탁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자사 퇴직직원이 설립․운영 중인 업체에 입찰과정없이 수의계약으로 14년째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나 ‘특혜’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새누리당 홍문표의원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퇴직 직원이 설립한 회사 ‘C&C’사(서울 노량진 소재)에게 사업을 위탁하면서 수의계약방식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또 일감을 몰아준 액수는 총 217억원으로 14년간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C'사는 DJ 정부시절 공기업 구조조정과정에서 퇴직한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직원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대표이사 사장은 전 농수산식품유통사 정 모 처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또 “유통공사의 비축창고 시설은 전국 10개의 비축기지에 19개동의 창고가 있다”면서 “공사는 수의계약방식으로 일감을 몰아준 것에 대해 국가계약법에 의해 경쟁에 따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비효율적일 경우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는 근거로 수의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A사만한 능력을 가진 회사가 없었기 때문에 수의계약을 했다는 말이다.

그러나 홍 의원실에서 위탁업체 A사의 법인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자본금 5천만원짜리 회사로서 지난 2010년에야 1억 원으로 증자한 소규모 업체로서 경쟁에 부치면 불리하다는 유통공사의 주장은 근거가 없고, 단지 퇴직직원들이 설립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것으로 확인된다.

홍 의원은 “위탁업체 A사 보다 규모, 능력이 뛰어난 업체가 전국적으로 수십 여 개가 있음에도 수의계약을 통해 일을 몰아준 것은 제 식구 감싸기일 수 있다”면서 “수의계약서를 작성하면서 A사의 운영사무실까지 무상제공하기로 하면서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대기업의 자회사 일감몰아주기가 사회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 공기업마저 퇴직직원들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 같은 특혜성 일감몰아주기는 반드시 근절되고, 경쟁입찰로 전환해 투명한 계약문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통공사 관계자는 “농수산물품은 취급상 신선도 유지 등을 위해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다뤄야 한다”면서 “퇴직직원들이 설립한 회사는 농수산물품만을 취급하는 업무를 해 왔던 것을 고려할 경우 ‘특혜성 일감몰아주기’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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