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 '콜로라도' 이어 슈퍼SUV '트래버스'도 공개...美 본토 빅사이즈 차량 출시로 사이즈 경쟁 나서

한국GM 쉐보레가 픽업트럽 '콜로라도'와 수퍼SUV '트래버스'를 잇달아 출시했다. 사진=쉐보레 제공

[민주신문=서종열기자] 한국GM 쉐보레가 드디어 북미 스케일의 본색을 드러냈다. 국내에서는 시판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준대형(국내 기준 대형) SUV '트래버스'를 전격 출시했기 때문이다. 

기존 업체들은 벌써부터 긴장하는 분위기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SUV 시장은 현재 현대차의 펠리세이드와 쌍용차의 렉스턴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렉스턴이 먼저 시장을 선점했지만, 펠리세이드가 합리적인 가격에 멋진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무서운 추격에 나서 상황은 반전됐다. 이런 상황에서 쉐보레의 트래버스가 등장하자 업체들은 벌써부터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쌍용차가 독식하고 있는 픽업트럭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쌍용차는 과거 무쏘 스포츠를 시작으로 꾸준하게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개척해왔다. 현대·기아 등 경쟁업체들의 무관심이 이상할 정도였다. 하지만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쉐보레가 먼저 콜로라도를 통해 쌍용차의 텃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향후 현대차도 미국에서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픽업트럭을 국내에 들여올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쉐보레 콜로라도. 사진-쉐보레 제공

강인하고 강인하다! 콜로라도 

'아메리칸 정통 픽업트럭'. 쉐보레가 콜로라도를 평한 수식어다. 지난 8월 국내에 첫 인사를 한 콜로라도는 그야말로 미국을 상징하는 픽업트럭 중 하나다. 카허 카젬 쉐보레 사장이 "국내에 경쟁 차종은 없다"고 할 정도로 자신만만해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콜로라도가 바로 픽업트럭의 역사고, 쉐보레를 상징하는 아이콘이기 때문이다. 

콜로라도는 일단 스케일에서도 압도된다. 5414mm에 달하는 전장을 통해 압도적인 사이즈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1830mm의 전폭, 1885mm의 전고, 3528mm위 휠베이스는 그냥 어깨깡패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크기만 따지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가장 큰 픽업트럭인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칸'과 비슷하다. 

그러나 쉐보레 특유의 각진 디자인과 굵은 캐릭터라인이 독보적인 존재감을 완성시켜준다. 렉스턴 스포츠칸이 SUV에 뿌리를 두고 픽업트럭으로 진화한 근육질의 슈트맨이라면, 콜로라도는 그냥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상남자 같은 이미지를 연출한다. 보는 순간 마초본능을 자극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으로 추측된다. 

픽업트럭인 만큼 콜로라도는 5인승 탑승과 함께 독립형 적재함을 갖고 있다. 2열 좌석이 의외로 좁아 덩치가 큰 남성에게 불편한 것은 맞지만, 중고교생 정도의 자녀들이 타기에는 안성맞춤읻. 게다가 2열 시트 하단에는 수납공간이 숨겨져 있고, 적재함과 연결되는 '리어 슬라이딩 윈도'도 적용돼 있다. 

연비는 아쉬운 대복이다. 콜로라도는 공인 복합연비가 8.3km/L에 불과하다. 4륜구동 모델은 8.1km/L로 더 박하다. 대신 적재능력은 무려 1170L에 달한다. 국내에는 익스트림과 익스트림-X 두 종류가 출시되며 가격은 각각 3855만원, 4265만원이다. 

쉐보레 트래버스 사진-쉐보레 제공

도시감성의 빅사이즈 SUV '트래버스' 

콜로라도에 이어 단 일주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쉐보레 트래버스는 그야말로 국내 최대 사이즈의 SUV다.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에서 알 수 있듯, 덩치부터 급이 다른 수퍼 SUV다. 

긴 차체와 휠베이스를 통해 구현한 실내공간은 그야말로 광활하고 여유롭다. 7인승 모델이지만, 내부공간만 따지면 9인승인 기아차 카니발처럼 넓고 여유롭다. 이정도 체급의 SUV는 현재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와 기아차의 모하비, 그리고 포드의 익스폴로러 정도가 유일하다. 쉐보레가 경쟁모델로 익스플로러를 지목한 것도 바로 이 때문으로 보인다. 

트래버스의 외모는 그야말로 시원시원한다. 긴 차체를 가진 만큼 다이내믹한 변화를 주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되레 직선에 가까운 캐릭터라인을 더욱 강조해 각을 세우면서, 시원시원하고 신뢰감 높은 다지인을 완성했다. 내부 인테리어도 같은 컨셉이다. 화려한 인테리어보다는 수수하고 간결한 디자인을 추구했으며, 실용성에 마침표를 찍고 디자인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7인승 SUV들에게 공통적으로 아쉬움이 남았던 3열의 우려를 트래버스에서는 찾을 수 없다. 넓고 큰 차체 덕분인지 3열 역시 2열처럼 넓고 쾌적한 공간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양한 편의사양도 곳곳에 배치해 탑승자들을 배려했다. 

트래버스는 일단 국내에 6기통 3.9L 가솔렌 모델만 들어온다. 최고 314마력에 달하는 힘을 가진 만큼 부족하지도 넘치지지도 않게 주행이 가능하다. 6000rpm을 넘어서면 6기통 특유의 시원한 배기음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연비는 역시 8.3km/L로 아쉬운 부분이다. 덩치가 워낙 커서 연비손실을 각오하더라도 국내 디젤 모델들과의 경쟁에서 과연 어느정도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쉐보레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다. 디젤 모델이 주는 피로감이 상당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솔린 SUV에 대한 수요가 서서히 늘어나고 있어서다. 여기에 쉐보레는 9단 변속기를 장착해 극단적인 효율성을 추구했다. 가다서다를 반복해야 하는 도심에서는 아쉬움이 넘치는 연비인 것은 맞지만, 시원하게 운전이 가능한 곳에서는 디젤 모델과 큰 연비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트래버스는 LT레더 4520만원, LT 레더 프리미엄 4900만원, RS 5098만원, 프리미어 5324만원, 레드라인 5522만원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