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센트·i40, 재고 소진 후 단종 결정...베뉴·셀토스 등 SUV 라인업 강화 

현대자동차의 SUV 라인업. 사진=현대차 유튜브

[민주신문=서종열기자] 세단왕국에서 SUV제국으로.

현대차그룹이 조용하게 덩치를 불리고 있다. 경차부터 소형, 중형, 대형으로 이어지던 세단라인업을 서서히 정리하는 한편, SUV 라인업을 보강하고 있어서다.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모델들은 과감하게 단종을 결정하는 동시에 시장이 커지는 SUV를 더욱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예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현대차가 생산 중인 소형차 '액센트'와 중형 왜건 'i40'의 판매를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생산돼 판매중인 재고량을 소진한 후 단종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중 액센트는 1994년 첫선을 보인 후 2010년 4세대를 이어지며 현대차의 막내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2012년 3만대를 끝으로 판매량이 계속 줄어들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지난해에는 연 5000여대 수준만 판매됐다. 

액센트의 판매량이 이처럼 줄어든 것은 세단과 해치백이 주류를 이루던 소형차 시장에 SUV모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경쟁모델로 여겨지는 쌍용차 티볼리는 지난해에만 4만3000여대가 판매됐으며, 현대차가 선보인 소형 SUV 코나 역시 5만여대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i40도 상황이 비슷하다. 유럽을 목표로 개발한 왜건 스타일에 실용성을 강조한 디젤모델을 주력으로 선보였지만, 국내에서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i40의 지난해 판매량은 고작 200여대에 불과했다. 

세단 모델이 이처럼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자 현대차는 해당 차종 대신 SUV라인업 강화로 문제해결에 나섰다. 액센트를 대체할 소형 SUV인 코나는 이미 시장에 선보였으며, 또다른 소형 SUV인 베뉴도 출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를 지난해 말 출시하면서 주력 SUV인 싼타페를 중형 SUV 라인업으로 끌어내렸다. 사실상 액센트-아반떼-쏘나타-그랜저로 이어지던 세단라인업 대신 베뉴-코나-투싼-넥쏘-싼타페-팰레세이드로 연결되는 SUV라인업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이 같은 전략은 동생기업인 기아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기아차가 액센트의 라이벌로 선보였던 소형세단 '프라이드'를 이미 단종시켰기 때문이다. 현재 기아차의 세단 라인업은 모닝(경차)-K3-K5-K7-K9 등 준중형부터 대형세단으로만 구성됐다.

반면 기아차의 SUV 라인업은 화려하다. 스토닉-쏘울-니로-스포티지-쏘렌토-모하비로 이어지는 라인업에 셀토스까지 추가했기 때문이다. 셀토스는 소형 SUV인 코나와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차체는 웟급인 스포티지 구형 모델과 비슷하다. 

현대차그룹의 프리이멈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SUV라인업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 제네시스는 현대 G70-G80-G90으로 이어지는 세단모델만 보유하고 있지만, 하반기 중 첫번째 SUV 모델인 GV80이 출시될 예정이다. 향후 다운사이징 모델과 업사이징 모델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제네시스의 SUV라인업도 더욱 풍성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게자는 "현대차그룹이 세단 대신 SUV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트렌드가 반영된 점도 있지만, SUV모델이 대당 평균 판매가격이 더 높다는 점도 작용한다"면서 "SUV라인업 강화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판매량 및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모두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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