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별 상장사 주식보유 Top10에 凡삼성계 7명 포진...재벌총수의 자산규모도 부익부빈익빈 현상 심화

민주신문이 창간 22주년을 맞아 20대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상장사 주식보유현황을 조사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대상기업집단 59곳을 지정했다. 

15일 공정위는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대기업 59개사를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있었던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이 공정위 직권으로 동일인으로 지정됐으며, 애경그룹과 다우키움 등 2개집단이 새롭게 합류했다. 

반면 한진중공업그룹·한솔그룹·메리츠금융그룹 등 3개집단은 제외됐다. 카카오그룹은 자산총액이 10조원을 넘으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분류됐다. 

민주신문은 창간 22주년을 맞아 재계를 대표하는 이들 대기업집단들의 총수 일가가 보유한 상장사 주식을 분석했다. 대기업집단순위는 공정위의 상호출자제한기업 자료를 참고했으며, 지분보유 현황은 각 회사의 지난 3월31일자 1분기보고서를 활용했다. 주식가치는 3월29일자 종가를 적용했으며, 비상장사는 제외했다. 

삼성 총수일가 상장주식가치만 25兆

공정위가 공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20대 재벌그룹 총수일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 주식들의 가치는 전부 합쳐 60조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보유한 상장주식만으로 재계서열 9위권의 대기업집단과 맞먹는 셈이다. 실제 공정위의 밝힌 대기업집단 지정자료에서 9위를 차지한 농협은 지난해 자산규모가 59.2조원에 달했는데, 20대 재벌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가치보다 더 적는 규모다. 

이중 총수일가의 상장사 주식가치가 가장 높은 곳은 역시 '삼성그룹'이었다. 삼성그룹 총수 일가가 보유한 상장사 주식가치규모는 25조2176억원에 달했다. 20대 재벌그룹이 보유한 전체 상장사 주식가치의 1/3을 넘어서는 규모다. 

두번째로 많은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총수일가는 재계서열 2위인 현대차그룹이 아니라 최태원 회장의 SK그룹이었다. SK그룹 총수일가들은 모두 6조2110억원대의 상장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의 총수일가들이 각각 5조5605억원대, 4조9676억원대의 상장사 주식을 보유했다. 

눈에 띄는 곳은 5번째로 선정된 영풍그룹이다. 영풍그룹은 공정위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지정자료에서는 20대 재벌그룹의 말석인 20위(공기업 및 동일인 없는 기업 제외)를 차지했지만, 총수일가들의 상장사 주식보유 현황에서는 당당히 5위에 랭크됐다. 알짜배기 상장사들의 주식들을 총수일가들이 상당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가문별로 보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20대 대기업집단 중 상위권에 범삼성가 계열의 기업들이 포진해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총수일가가 상장사 주식보유현황 1위에 오른 데 이어, 방계인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이 각각 7위와 8위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남매관계이며, 이재현 CJ그룹 회장과는 숙질간이다. 

순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박현주 회장의 미래에셋그룹은 의외로 11위에 머물렀다. 박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가 집중적으로 집중적으로 지분을 보유한 미래에셋캐피탈이 비상장사로 분류돼 집계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역시 재계서열 8위의 현대중공업그룹은 정몽준 이사장 등 총수일가가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분만을 보유하고 있어 상장사 주식보유현황에서 순위가 밀렸다. 재계서열 13위인 이중근 회장의 부영그룹은 상장사가 없는 관계로 집계에서 '0'으로 표기됐다. 

상장사 주식부자 Top에 범삼성가만 7명

20대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상장사 주식보유현황을 개인별로 살펴봐도 삼성가의 활약이 돋보인다. 상장사 보유 주식의 가치가 가장 높은 10명에 삼성그룹 총수일가가 모두 포함됐기 때문이다. 

실제 상장사 주식보유 현황을 확인한 결과 1위를 차지한 이건희 회장이 12조841억원대의 상장사 주식을 보유 중이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7조590억원대로 2위를 차지했다.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은 2조4179억원대의 상장사 주식을 보유해 5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모두 1조8282억원대의 상장사 주식을 보유해 공동 7위에 랭크됐다. 

또한 범삼성가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조6463억원으로 9위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도 1조4793억원의 상장사 주식을 보유해 10위를 차지했다. 범삼성가 가족들이 상장사 주식보유 현황 Top10에 7명이나 이름을 올린 셈이다. 

삼성가가 아닌 이들 중에서는 상장사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이는 3위를 차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었다. 최 회장은 3조5122억원대의 상장사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어 4위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3조4829억원대, 6위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조58억원의 상장사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개별 주식보유 현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다. 김 회장은 한국투자증권의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의 지분이 6999억원에 달해 단 한 곳의 상장사 지분만으로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안타까운 이름도 있었다. 개인별 상장사 주식보유 현황 조사 결과 故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31위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지난 4월8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그룹들의 총수일가들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의 가치는 이미 웬만한 대기업의 자산규모를 육박하고 있다"면서 "범삼성가의 상장사 주식보유 가치가 20대 그룹 총수일가의 1/3에 육박하는 등 대기업집단 내에서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