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욕망, 그들이 꿈꾸는 심리 읽는 것이 핵심
경영 중심 사고 벗어나 문화 변화 통한 마음 움직여야

▲세스 고딘 역 김태훈 ▲쌤앤파커스 ▲1만8000원

[민주신문=장윤숙 기자] “속임수의 시대는 끝났다” 소비자는 마케팅의 빤한 의도를 거부하며, 조롱하기까지 한다. 이제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마케팅의 고전이라 불리는 ‘보랏빛 소가 온다’ 이후 10년 간 마케팅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연구한 저자가 ‘마케팅이다’라는 책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다.

기획, 제조방식, 상품의 질이 아무리 뛰어나도 마케팅을 발휘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사라지는 시대가 도래됐다. 이 때문에 기업은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빨리, 더 많이 알리기 위해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 붓는다. 신문ㆍTV 광고를 하고, SNS 팔로워 수를 불리는 데 혈안이 된다.

하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냉담함 그 자체다. 더 이상 기계적이고 영혼없는 광고에 소비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마케팅을 뻔한 속임수라고 조롱한다. 이제는 다르게 해야 한다.

그는 미디어가 사라지고 소음 가득한 이 시대에, 과연 진정한 마케팅이란 무엇인지 개념부터 다시 정의한다. 마케팅은 겉으로 보이는 거대한 시장의 흐름 속 존재하는 미세한 역류(逆流), 그 안에서 펼쳐지는 논리로 설명될 수 없는 복잡다단한 심리, 사람들의 진심이 향하는 욕망의 방향을 섬세하게 읽어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진실한 삶의 방향성이 마케팅의 전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우리가 보는 것을 보고 우리가 믿는 것을 믿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을 똑같이 원할 것이다.’ 이는 마케터들의 흔한 착각이고 유감스럽지만 그럴 일은 매우 드물다.

저자는 마케팅은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는 행위이며, 마케터는 그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유능한 마케터는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는 도구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꿈과 욕망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수단을 제공한다는 것.

그런 까닭에 현재 유능한 마케터는 이런 사람들을 범주화하고 묶어 특정 심리를 읽어내고 그들의 시선이 향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 능하다.

가령 에르메스 가방은 코치 가방보다 비싸다. 테슬라는 다른 고급 차들보다 비싸다. 하지만 ‘비쌀수록 값어치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내면을 이해하면 그 선택은 납득할 만하다. 바로 이들을 묶어낼 수 있는 것이 마케터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또 반대로 비슷한 심리의 집단에 속하지 않는 사람에게 “이것은 당신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라고 과감히 말할 수 있는 역할을 감내하는 것이 마케터라 정의한다.

이 책은 정보 홍수의 시대. 마케팅은 ‘더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서 벗어나는 해답을 담고 있다. 저자는 마케팅의 선택지를 풍성하게 담았다. 현장마케터는 물론, 마케팅 리더, 기업의 CEO까지 마케팅의 정체 시대의 돌파구를 찾고자 한다면 시대의 변화를 읽고, 그 흐름을 짚어낸 이 책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타성과 관행에 젖었던 마케팅 조직에 열정 어린 불씨를 새롭게 지펴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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