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5일 본입찰 확정…中텐센트와 경쟁 불가피 전망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넥슨의 새로운 주인이 이르면 오는 상반기 가려질 전망이다. 특히 김정주 NXC 대표가 직접 미국 디즈니 사에 넥슨 인수를 타진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력 인수 후보로 새롭게 떠올랐다.

그간 중국 텐센트의 행보에 따라 넥슨 인수 대상자가 결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특히 디즈니는 앞서 한 차례 넥슨 인수에 나선 바 있어 인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17일 게임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넥슨 지주사인 NXC의 매각주관사인 도이치증권과 UBS, 모건스탠리는 넥슨 매각 본입찰 일정을 다음달 15일로 확정했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을 거치면 상반기 넥슨의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NXC는 넥슨코리아의 지분 100%를 보유한 넥슨재팬의 지주회사다. 47.0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에 NXC의 지배구조는 ‘NXC→넥슨재팬→넥슨코리아’로 이어진다.

김정주 대표는 올초 자신이 보유한 NXC의 지분 67.49%와 부인 유정현 감사의 29.43%, 김 대표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의 1.72% 등 모두 98.64% 지분을 매물로 내놨다. 이에 인수 가격은 최소 10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넥슨 인수 적격인수후보에는 현재 카카오와 텐센트, MBK파트너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등이 올라와있다. 넷마블은 MBK파트너스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참여한다.

업계에서는 넥슨의 인수 대금이 워낙 커 인수후보 기업과 사모펀드 간 컨소시엄 구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텐센트와의 컨소시엄이 유력한 방안으로 점쳐지고 있다.

텐센트의 경우 넥슨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내 배급사이면서도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옛 블루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가장 강력한 넥슨 인수 후보였다. 더구나 최근 7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도 넥슨 인수 자금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날 김정주 대표가 직접 미국 대형 종합 엔터테인먼트사인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 인수를 타진했다는 소식에 넥슨 인수전은 다시금 혼돈에 빠지게 됐다.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최근 디즈니 고위 관계자를 만나 NXC 지분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IB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NXC 지분 인수를 둘러싸고 별다른 진전이 없자 직접 마음에 드는 인수자를 찾아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디즈니는 지난 2008년 넥슨 인수를 희망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김 대표가 “넥슨을 팔 생각이 없다”고 말해 물거품이 됐지만, 김 대표는 이후 넥슨을 ‘한국의 디즈니’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디즈니의 넥슨 인수 자금 확보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디즈니는 지난해 연매출 549억달러(약 63조원), 영업이익 149억달러(약 17조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8.2% 증가한 수치다.

또한 지난해 말 21세기폭스 엔터테인먼트를 713억달러(약 약 81조원)에 사들이는 등 M&A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넥슨 인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정주 대표가 직접 인수를 타진할 정도로 디즈니에 애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디즈니의 경우 넥슨의 IP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넥슨 인수에 긍정적이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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