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사태·매출하락·투자부진 이유로 황회장 4등급 분류...불법정치자금 사건 등 대형 이슈에도 내부 징계 없어 논란

지난 1월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에 참석한 황창규 KT그룹 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황창규 회장에 대한 KT직원들의 평가는 4등급(전체 5등급)이었다.

KT새노조가 황창규 KT 회장의 지난해 경영성과를 'N등급'으로 평가했다. KT는 해마다 직원들을 5등급(S-E-G-N-U)으로 분류해 승진과 임금을 결정하는 인사평가자료로 활용하는데, 황 회장의 지난해 경영성과가 이중 뒤에서 두번째에 해당된다고 결론내린 것이다.

13일 KT새노조는 '이슈리포트:2018년 KT황창규 회장 경영평가'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KT는 황 회장 등 경영진이 리스크를 만들고, 이에 따른 부담은 소비자와 직원들, 그리고 계열사가 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보고서는 "황 회장의 남은 임기 1년을 똑같이 보낸다는 것은 KT그룹과 5만여 노동자들에게 너무나 뼈아픈 시간"이라고 밝혔다.

KT새노조가 황 회장의 경영성과 평가의 근거로 든 부분은 크게 4가지다. 아현사태를 비롯한 통신 공공성의 측면, 기업의 지속성장성, 경영진의 윤리성 및 사회적 책임, 매출 및 수익의 성과관리 등이 그것이다.

먼저 KT새노조는 황창규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지난해 아현국사 화재 사태 이후 기간망사업자로서의 허점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화재의 원인도 밝혀내지 못했으며, 허술한 경영관리도 드러났다는 비판한 것. 다만 아현국사 화재 사태 이후 보상협의회를 구성해 대응한 것은 좋은 사례라고 밝혔다.

KT새노조가 공개한 통신3사의 투자(CAPEX) 비교표. SKT, LG유플러스와 달리 KT만 하향세다. 출처=KT새노조 이슈리포트

이어 KT새노조는 경영진의 리더십을 저격했다. 황창규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비용절감 외에 뚜렷한 성장전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특히 2018년 4분기에 발생했던 아현국사 화재 사고 이후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고, 투자(CAPEX)도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또한 회장 취임 4년이 지났지만, 구조조정 외에 뚜렷한 사업실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KT의 지속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한 셈이다.

세번째 문제점으로 제기한 것은 경영진의 윤리성 및 사회적 책임 부분이다. KT그룹은 현재 불법 정치자금 제공으로 인해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상품권을 사는 상품권깡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들에게 제공했다는 혐의다. KT 새노조는 이와 관련 현재 KT 내부에서 징계를 받은 이가 단 한명도 없다고 밝혔다.

KT새노조가 제기한 KT그룹의 수사내역. 출처=KT새노조 이슈리포트

게다가 KT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자녀를 부정채용한 혐의로 본사가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으며, 아현국사 화재 사고에 대한 조사도 받고 있다. 이밖에도 계열사에서 발생되고 있는 사망사고를 비롯한 중대재해와 관련 원청인 KT가 실효적인 대책마련에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KT새노조는 매출 및 수익의 성과관리 분석을 통해 황창규 회장과 현 경영진을 비판했다. 통신시장이 정체로 인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었음에도 KT가 배당성향을 높이고 있다는 것.

실제 KT는 지난해 SKT(23.9%), LG유플러스(31.9%) 대비 휠씬 더 높은 43.6%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앞서 밝힌 것처럼 투자부문의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를 줄여 배당을 늘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KT새노조는 황창규 회장의 2018년 경영성과에 대해 5등급 중 뒤에서 두번째인 N등급을 제시했다. 출처=KT새노조 이슈리포트

KT새노조는 이를 근거로 황 회장의 인사평가 등급을 전체 5등급 중 꼴찌에 가까운 4등급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KT새노조는 "황 회장은 더이상 자리에 연인하기보다 KT를 떠나는 것이 마지막 봉사하는 길임을 알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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