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대한상의·무역협회·중견련 등 4곳 수장 모두 연임...중기협회장 선임된 김기문 회장도 과거 연임 이후 3번째 당선

경제단체들이 인물난으로 인해 새로운 수장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왼쪽부터 허창수 전경련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영주 무역협회장 순.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 5단체가 인물난을 겪고 있다. 뛰어난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글로벌기업들을 키우는 기업총수들이 모여있지만, 정작 경제단체의 수장 역할을 맡겠다고 나서는 이가 드물기 때문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한국무역협회(무협)·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5단체들이 새로운 수장 대신 기존의 대표로 연임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또다른 경제단체인 한국중견기업연합회도 상황은 같았다.

국내 대기업들의 연합 성격을 가진 전경련은 지난달 27일 허창수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차기 회장 인선에 난항을 겪자 허 회장이 연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11년 제33대 회장으로 취임한 허 회장은 오는 2021년 2월까지 10년 동안 전경련을 이끄는 최장수 회장으로 올라서게 됐다. 같은 기록으로는 1977년부터 87년가지 자리를 지켰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유일하다.

법정단체인 대한상의는 두산그룹 총수일가인 박용만 회장이 이끌고 있다. 대한상의 1884년 일제 자본에 대항하기 위해 뭉쳤던 한성상공회의소가 모태다. 현재 18만여곳의 회원사를 두고 있으며, 해외에도 사무실을 두고 있다.

박 회장은 2013년 8월 전임자였던 손경식 현 경총 회장의 후임으로 취임해 잔여 임기를 수행한 후, 2015년 3월 22대 회장에 정식으로 선임됐다. 이후 지난해 3월에는 연임되며 23대 회장에 올랐다.

정통 관료 출신인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은 지난 2017년 10월 김인호 회장이 사임하면서 29대 회장에 올랐다. 이후 지난해 2월 회장에 재선출되며 30대 회장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대한상의와 함께 법정단체인 중기중앙회는 지난달 28일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을 회장으로 선출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중기중앙회장을 연임한 바 있다. 사실상 3번째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 셈이다.

경제단체들이 인물난으로 새로운 수장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강호갑 중견련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순. 사진=뉴시스

유일하게 연임 수장이 없는 경총도 잘 살펴보면 인력난이 심각하다. 현재 수장을 맡고 있는 손경식 회장이 이전까지 대한상의 회장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이밖에 경제5단체에 포함되지 않지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도 지난달 27일 정기총회를 통해 강호갑 신영 회장을 10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강 회장은 2013년 8대 회장을 시작으로, 2016년에 연임됐다. 이번까지 포함하면 벌써 3차례 연임이다. 임기는 3년으로 2022년 2월까지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마다 입장과 환경이 다르고, 자기사업 챙기기에도 바쁘다보니 경제단체 수장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기업총수들의 더 큰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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