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살리는 박원순의 10가지 생각

박원순 서울시장

[민주신문=김병건 기자] 1.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 2011년,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약속을 가슴에 품은 채, 첫 출근을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만으로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난 여정을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난 7년간 서울은 사람으로, 돌봄으로, 노동존중으로, 마을로 혁신했고, 그만큼 사람 사는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개발과 성장에 밀려나 있던 ‘사람’이 시정의 중심에 서고, 각자가 감당해야만했던 삶의 무게를 서울시가 함께 짊어지고, 시민과 함께 나누는 구조로 변화시켜왔습니다.

지난 5월 도시의 노벨상이라고 일컬어지는 싱가포르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은 우리 서울이 세계 최고 도시가 되었다는 상징적 사건이었습니다.

이 모든 변화의 주인공은 천만시민 여러분입니다. 여기 계신 서울시 가족들 또한 큰 힘이 됐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2. 경제가 어렵습니다.민생이 어렵습니다.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엔 비상경고등이 켜져 있습니다. 소득의 격차는 벌어지고, 불균형과 불평등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도 결코 밝지 않습니다. 심각한 소득불균형, 저성장의 고착화와 더불어 저출생·고령화 같은 미래의 도전마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자영업은 벼랑 끝에 몰려 있습니다. 청년들은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간을 취업을 위해 도서관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저출생과 여성의 경력단절은 우리경제와 다가올 미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 우리는 어렵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힘겨운 현실을 인정하는 용기와, 잘못해온 부분에 대한 자성이야말로 바로 대한민국 경제를 제대로 살리는 시작입니다.

돌이켜 보면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우리경제는 다가올 미래를 준비할 새로운 대안을 찾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대기업중심의 패러다임에 갇혀 있으며, 성장의 과실은 일부에게 더욱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세월동안 우리는 성장의 새로운 모멘텀을 창출하지 못하고, 추격형 경제로부터 혁신적 경제로의 전환을 이룩하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사람중심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산업정책의 전환,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주도하기 위해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망가진 경제시스템이 점차 정상화되고 활력을 찾아갈 거라 우리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 서울도 적극 협력하고 상생하겠습니다

3.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 대한민국의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서울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물론 경제정책의 수단은 제한되어 있고 수많은 규제와 권한의 한계로 지방정부가 경제를 성장시키고, 활성화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하지만, 어려운 길이라고 출발조차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효과가 적을 거라고 도전자체를 망설일 수는 없는 법입니다.

서울시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권한과 역량을 총동원하여 경제의 성장,  도심산업의 활성화, 혁신창업에 집중하겠습니다.

중앙정부가 시작한 경제중심 정책에 적극 협력하면서 동시에 중앙정부에 규제혁파를 요청하고, 재정을 요구할 것입니다.

경제 살리는 일에 중앙정부, 지방정부가 따로 있지 않습니다. 

4. 서울에서 기업이 성장하고, 창업이 활발해 지며, 이를 통해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본격적인 혁신성장거점 구축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거대한 혁신 생태계 조성을 통해 서울과 대한민국의 성장 모멘텀을 만들겠다는 것이 우리경제를 바꾸는 박원순의 첫 번째 생각입니다.

저는 이미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혁신성장의 6대 거점별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마곡의 융복합 R&D 클러스터, 상암 미디어시티 프로젝트, 홍릉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창동의 음악산업, 개포의 디지털 클러스터, 양재의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하는R&CD 클러스터,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를 능가할 영동국제교류복합지구 등이 그것입니다.

이제 좀 더 속도감 있는 추진을 통해, 상암과 마곡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홍릉·창동·개포·양재·영동지구 클러스터를 본격화하겠습니다.

서울의 오랜 자부심이면서도 그동안 쇠퇴와 노후화를 겪어온 도심산업을 21세기의 새로운 비전과 콘텐츠로 혁신하겠다는 것이 저의 두 번째 생각입니다.

도심 제조업은 시대에 뒤처지는 산업현장이 아닌 혁신을 꽃 피울 잠재력을 품고 있는 소중한 혁신현장입니다.

세상의 기운을 모아내는 다시세운프로젝트, 동대문의 패션상가, 종로 2.3가의 보석거리, 동대문의 한방거리, 중구의 인쇄골목, 용산의 전자상가, 장안평 중고차타운 등이 바로 이러한 혁신현장입니다.

나아가, 스마트 앵커를 통해 도심지역 내 흩어져 있는 영세 제조업체와 소공인 들을 한 곳에 모아 산업시너지를 높이겠습니다.

세월의 흐름이 시대의 뒤처짐이 아닌, 연륜의 증거가 되고 그렇게 축적된 시간위로 청년의 아이디어를 더하겠습니다. 쇠퇴해가는 도심 제조업의 겨울이 이제 생명의 꽃이 피어나는 혁신의 봄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5.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 서울의 경제지도를 바꿀 저의 세 번째 생각은 바로 혁신창업입니다.

지난 20년 간 대한민국의 10대 기업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은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10대기업 중 절반이 새롭게 진입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은 이미 미국 미래 먹거리의 중심축입니다.

중국 역시, 베이징 중관촌 창업거리를 중심으로 중국 최대 인터넷 포탈인 ‘바이두’나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회사 ‘텐센트’와 같은 기업들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런던은 ‘테크시티’를 표방하고, 정부산하기관인 테크시티 투자청을 통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미 새로운 일자리의 대부분을 혁신창업을 통해 창출하고 있습니다.

우리경제의 대안을 혁신창업에서 찾겠습니다. 우리경제의 내일을 위해 일자리를 만드는 기술을 지원하고,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에 투자하겠습니다.

서울을 창업이 강물처럼 흐르고 들꽃처럼 피어나는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①무엇보다도 창업인프라를 확대하고 강화하겠습니다.

현재 40여 곳에 불과한, 서울시가 운영하는 창업공간을 100여 곳으로 늘리겠습니다.

서울시가 만들어둔 서울창업허브, 서울혁신파크 등은 이미 세계적인 창업공간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동네마다 창업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둥지를 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D-CAMP와 구글의 서울 글로벌 창업캠프,  WEWORK 와 같은 민간 창업공간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미국의 실리콘벨리, 중국의 중관촌, 이스라엘의 창업기관들과 적극 협력하겠습니다.

또한 창업기업에 대한 든든한 뒷받침을 강화하겠습니다. 1조2천억 규모의 서울미래성장펀드를 조성하여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서울형 혁신성장기업 2천여 곳에 투자하겠습니다. 해외 펀드도 제가 직접 나서서 유치하겠습니다.

② 서울을 4차 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테스트베드’로 만들어 혁신생태계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서울시가 직접 혁신기술의 테스트베드가 되어 신기술 검증을 지원하고, 서울시가 육성하는 스타트업이 글로벌스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상품화, 홍보,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전 과정에 걸친 맞춤형 지원에 나서겠습니다.

전 세계 57개 도시에 서울의 경험을 수출하고 있는 도시경험해외수출단(SUSA)의 노하우를 활용해, 우리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③서울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창업도시가 되는 꿈을 실현하겠습니다.

실리콘벨리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인재들이 만든 거대한 혁신의 생태계입니다. 베를린은 지금 수많은 유럽의 청년들이 국경을 넘어 창업을 위해 몰려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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