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집중, 르노삼성-한국GM 따돌려 내수 3위 우뚝...노사 의기투합도 원동력

티볼리에 이어 렉스턴스포츠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만년꼴찌로 평가받던 쌍용자동차가 국내 내수시장 3위자리를 굳건하게 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만년꼴찌에서 내수3위로?

몰락직전까지 갔던 쌍용자동차가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만년꼴찌로 평가받던 쌍용차가 어느새 국내 내수시장 3위에 오르며 한국GM과 르노삼성과 격차를 벌리고 있어서다. 티볼리와 렉스턴이라는 여의주를 양손에 쥐고 그야말로 승천할 기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0일 기준 쌍용차는 지난 11월에만 1만330대를 팔았다. 이에 앞서 10월 월간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곧바로 자신이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4분기에 분기 기준 최대 판매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3년 연속 10만대 판매량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쌍용차는 '만년꼴찌'라는 꼬리표를 떼고 어느새 국내 내수시장 3위 자리로 올라선 상태다. 지난해 10월 한국GM과 르노삼성을 추월한 후 현재까지 3위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내수시장 점유율도 서서히 늘려가고 있다. 지난달 내수시장 점유율 7%로 쌍용차로서는 14년만에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재계에서는 쌍용차가 이처럼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는 배경으로 ▲선택과 집중 ▲안정된 노사관계 ▲연이은 히트작 출현 등을 꼽고 있다.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쌍용차는 과거 생산했던 체어맨 라인업을 지난해 결국 단종시키고 SUV 생산에 매진했다. 성장이 정체된 승용차 시장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성장 중인 SUV에 승부를 건 것이다. 

게다가 2008년 대규모 파업사태를 경험했던 쌍용차는 이후 마힌드라에 매각된 후 2010년부터 올해까지 9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회사의 생존과 고용안전을 위해 양측이 한발씩 양보한 결과다. 실제 쌍용차는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회사가 서서히 정상화되면서 당시 해고됐던 옛 동료들을 하나둘씩 다시 재고용하는 등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안정된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경영진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세우고, 직원들이 이를 신뢰하자 쌍용차의 여의주가 된 히트작들도 등장했다. 바로 '티볼리'와 '렉스턴스포츠'다. 쌍용차 라인업 중 엔트리급에 속하는 티볼리는 2015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판매량이 4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경쟁사인 현대차가 코나라는 경쟁모델을 출시했음에도 인기가 여전하다. 

쌍용차가 작심하고 선보인 렉스턴스포츠는 그야말로 독주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월과 11월에만 각각 4000대가 넘게 팔릴 정도다. 렉스턴이 가진 프리미엄 이미지에 픽업모델 특유의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렉스터스포츠는 쌍용차의 플래그십 모델인 렉스턴과 옵션과 엔진을 거의 대부분 공유하지만, 국내법상 화물차로 분류된다는 이유만으로 차량가격을 무려 1000만원 정도 낮게 책정했다. 공격적인 가격정책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차는 IMF 이후 10년 동안 최대주주가 3번이나 바뀌는 등 부침이 많았다"면서 "마힌드라에 인수된 후 경영이 안정되면서 SUV종가의 면모가 되살아나고 있어 현대-기아차와 함께 쌍용차의 3강체제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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