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한의학 박사

입냄새는 성인 10명 중 4~5명꼴로 난다. 대인관계 기피를 부르는 구취의 큰 원인은 질환, 생활습관, 입안 건강악화 등이다.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 입냄새 의학을 살갑게 풀어쓴다. <편집자 주>

비만(obesity)은 지방조직이 체내에 지나치게 축적된 상태다. 음식으로 섭취한 열량 이 신체활동으로 소비된 열량보다 많을 때 비만이 된다. 흔히 몸무게에서 체지방 비율이 남자는 25%, 여자는 30% 이상일 때를 일컫는다. 비만은 과식, 운동부족 등의 습관이나 유전에 의한 단순 비만과 각종 질환이나 에너지 대사 이상에 의한 증후성 비만으로 나눌 수 있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으로 인식된다. 뇌졸중, 관절염, 당뇨병, 고지혈증, 담석증 등의 가능성을 높인다. 성기능 약화, 인지능력 약화 우려도 있다. 또 비만은 입냄새 개연성도 높인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의 로젠버그 교수팀은 2007년에 비만과 구취의 연관성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스라엘의 20~55세 남녀 88명을 상대로 입냄새 원인 물질 측정과 함께 구취 농도를 조사해, 살이 찐 사람의 구취가 강함을 확인했다. 로젠버그 교수는 비만인의 구취 원인을 단 음식 섭취, 구강 건조로 생각했다.

그런데 비만의 구취 유발 요인은 다양하다. 먼저 기도의 구조다. 살이 찌면 기도가 좁아져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 구강 호흡은 입안의 건조를 부르고 입냄새를 발생시킨다. 또 폭식이나 과식 경향이 높은 식습관도 구취 촉발 요인이 된다. 여기에 비만과 연관성 있는 당뇨나 위장의 과부하 등도 구취의 유발 요인이다. 특히 살찐 사람의 식사를 거르는 다이어트는 입냄새를 심하게 할 수 있다.

비만에 기인한 구취 해소법은 체중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이와 함께 비만으로 영향 받은 질환 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다. 구취의 원인인 비만과 질환이 사라지면 입냄새도 나지 않는다. 다만 몸의 균형이 잡힌 뒤에도 입냄새가 지속되면 다른 원인을 살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비만과 비만에 기인한 질환, 구취의 통합적 치료를 지향한다.

한의학에서는 비만과 구취의 주요 공통 원인을 습열(濕熱)과 습담(濕痰)으로 본다. 습열은 습과 열이 겹친 삿된 기운(邪氣)으로 여러 가지 병증을 만든다. 특히 습열이 비위에 오래 머무는 비위습열(脾胃濕熱)은 소화불량, 위장질환, 구취와 연관이 깊다. 습담은 습열 등으로 인해 몸속에 쌓인 끈적끈적한 노폐물이다. 습과 담이 많으면 기관의 막힘인 울(鬱)이 발생하고, 울은 열(火)을 높여 염증성 질환을 일으킨다. 혈액과 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경화 현상으로 인해 심혈관계 질환, 내장질환 등이 악화된다.

따라서 과도한 습과 담 제거를 하면 입냄새를 비롯한 비만과 파생 질환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치료는 해독과 위장의 습열 해소, 노폐물 제거, 가슴 답답 해소, 혈액순환 촉진하는 약재를 개인의 특징에 맞게 처방한다. 그러나 비만과 비만으로 인한 입냄새 증상은 개인마다 다른 양상으로 진행한다. 그렇기에 처방과 치료기간은 다양하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