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도시바 메모리 이어 연내 양산…칩 크기 줄고 성능 1.5배 향상 시장 점유율 상승

SK하이닉스 96단 4D낸드플래시. 사진=SK하이닉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SK하이닉스가 96단 4D낸드플래시 개발을 통해 시장 위기 돌파에 나섰다. 증권가의 반도체 호황은 끝났다는 반도체 위기론 진단에 대한 반격인 셈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D램 시장 2위인 SK하이닉스가 시장 지배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세 번째로 96단 4D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하고, 연내 양산에 돌입한다. 초도 양상은 지난달 충북 청주시에 준공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M15 공장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에 선보인 96단 4D낸드플래시는 IT기기 저장 장치로, 올해 반도체시장 세계 1위인 삼성전자와 2위인 도시바메모리가 올 하반기에 양산을 시작한 현존 최고 성능의 낸드플래시다.

이 저장 장치는 주로 스마트폰, 노트북이나 기업들의 중앙 서버에 주로 쓰이는 것으로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보존되는 것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도시바메모리에 이어 최고 성능의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

SK하이닉스 96단 4D낸드플래시 핵심개발자들. 사진=SK하이닉스

시장 점유율 상승될까

관련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이번 신제품 개발로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이 상승될지 관심이 모인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4위에 머물고 있기 때문.

여기에 해가 갈수록 매출에서 낸드플래시가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다. SK하이닉스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10%로, 삼성전자와 도시바메모리, 웨스턴디지털에 이은 네 번째다. D램 시장 순위와 거리가 있다. 낸드플래시 매출 비중은 지난해 22%에서 올해 상반기 18%로 낮아졌다.

일단은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약세라 평가 받는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신기술을 개발한 만큼 시장 공략이 수월하고, 낸드플래시 시장 역시 성장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메모리 시장 규모는 1303억 달러다. 이 가운데 낸드플래시가 537억 달러로 전체 시장의 41%를 차지한다. 그 나머지는 D램으로 721억 달러를 기록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이 확산되면서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으로 고성능ㆍ고부가가치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IT를 중심으로 조성 중인 스마트시티 등 낸드플래시 수요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상승이 수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 반도체 위기론

증권가는 최근 반도체 위기론을 제기했다. 이 진단의 핵심은 장기간 가격이 상승한 데다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주춤하고, 미ㆍ중국 무역전쟁 등 복병이 적지 않아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 논리다.

증권가는 이 같은 이유로 D램 3~6%, 낸드플래시는 10%가량 하락하고, 약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4분기가 비수기인 점도 이 해석에서 고려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반도체 공급 확대와 수요 부진으로 9% 이상 하락한 것도 위기론의 근거 중 하나다.

SK하이닉스 청주 3 공장 입구. 사진=SK하이닉스

신제품 공급확대로 돌파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우려에도 신제품 공급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며 위기론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우선 4D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1TB 용량의 소비자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SSD는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정보를 저장하는 차세대 대용량 저장장치이다.

SK하이닉스 김정태 상무는 “96단 4D 낸드플래시는 업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과 성능을 동시에 갖췄다”며 “이번과 동일한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128단 4D 낸드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신제품은 지난해 4월 72단 3D 낸드플래시를 개발한 뒤 약 1년 6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칩 사이즈가 기존 72단 512Gbit 3D 낸드보다 30% 이상 작고, 웨이퍼 당 비트 생산도 1.5배 향상됐다. 동시 처리 데이터양은 업계 최고 수준인 64KByte(킬로바이트)다. SK하이닉스 측은 쓰기와 읽기 성능이 기존 72단 제품보다 각각 30%, 25%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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