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 휴면예금 제주은행의 6배...씨티은행 이어 금리 두 번째 높아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JB금융그룹이 시중 지방은행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한 대출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최고의 소매전문 금융그룹,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따뜻한 기업!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JB금융그룹(김한 회장)은 지주사 홈페이지에 그룹의 비전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서민과 중소기업을 위한 최고의 소매전문 금융그룹'을 비전으로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JB금융지주의 경영행태를 살펴보면 비전과는 동 떨어진 모습을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고객에게 찾아줘야 할 휴면예금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경쟁사보다 더 높은 금리의 대출상품도 취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JB금융그룹은 지주사인 JB금융지주를 필두로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그리고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전북을 의미하는 그룹명에서 알 수 있듯 호남지역을 거점으로 삼고 있다. 

호남지역이 주요 무대다보니 그룹 비전도 소매전문금융그룹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대기업들이 집중된 수도권과 달리, 서민들이 많은 지방은행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란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그러나 영업행태를 보면 상황이 다르다.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할 휴면예금이 지방은행들 중 가장 많은 것은 물론, 높은 이율의 고금리 대출상품을 상당수 취급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제공받은 '은행별 휴면계좌 잔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JB금융지주의 주력계열사인 전북은행은 시중 지방은행 중 휴면예금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적은 규모인 제주은행(5000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6배나 차이가 난다. 

휴면예금은 고객이 맡긴 후 예치사실을 잊고 있는 예금이다. 사실상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금액인 셈이다. 하지만 전북은행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면 휴면예금 조회란을 찾아볼 수 없다. 고객 예금을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란 지적이 나올수밖에 없다. 

반면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에는 높은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기준 전북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6.32%에 달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금리로 상품을 판매한 한국씨티은행(6.68%)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최저 수준(3.78%)과 비교하면 무려 3% 가까이 차이가 난다. 

전북은행의 금리가 이처럼 높은 것은 바로 '가산금리' 때문이다. 전북은행은 약 4%의 가산금리를 적용 중인데, 이는 시중은행들과 비교하면 1~2%p 정도 높은 수준이다. 

높은 금리를 대출상품을 판매하니 당연히 실적은 좋을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9.4%가 오른 562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국 17개 은행(인터넷은행 제외) 중 최고 수준이다. 계열사의 실적도 좋으니 JB금융지주 역시 올 상반기에만 당기순이익이 546억원에 달했다.

JB금융그룹이 이처럼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JB금융지주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까지 중금리 대출상품을 판매하다 보니 가산금리가 올라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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