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의존도 심화 속 ‘갤노트9’ 판매 부진에 4분기 전망 어두워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민주신문 DB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삼성전자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도체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5일 올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4.75% 늘어난 65조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무려 20.44% 증가한 17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는 반도체 사업의 호황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잠정실적에서는 사업별 예상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1조6000억원 증가한 13조3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 가운데 약 80% 가까이를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반대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IM사업부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1조원 가량 줄어든 2조원대 초반으로 관측된다. 이는 직전 분기의 2조67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구나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을 지난 8월 출시하면서 실적 반등에 나섰지만 예상과는 달리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그동안 고수해 온 출시 일정을 깨고 이를 앞당기는 등 강수를 뒀지만 실패한 셈이 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부진에 대해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중국산 스마트폰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전체적인 판매가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노트9의 경우 전작인 갤럭시노트8과 첫 달 판매량을 비교하면 무려 65%나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부품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 상승은 억제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스마트폰 사업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우선 LG전자가 지난 4일 전후면 5개의 카메라를 탑재한 ‘V40 씽큐’를 공개하며 이달 안으로 출시를 예고했으며, 애플 역시 지난 달 ‘아이폰XS’와 ‘아이폰XS 맥스’, ‘아이폰XR’를 공개하며 연내 한국 출시가 유력한 상황이다.

또한 화웨이와 샤오미 등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제조사들의 중저가폰 공세 역시 더욱 강화될 전망이어서 ‘갤럭시A7’ 출시를 통한 중저가 시장 점유율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이처럼 지나친 반도체 의존도와 심화되는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 따라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를 상회하는 3분기 실적은 긍정적이나 지나친 반도체 실적 의존도는 부정적 이슈”라며 “4분기부터는 D램 가격도 하락하면서 어닝 모멘텀 둔화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내년 2분기까지 완만한 하락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IM 부문은 출하량 위주 정책으로 인한 제한된 판가 인상 속에 원가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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