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9월 이후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 종신 파트너 직책은 유지

영어선생님에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를 일궈낸 마윈(왼쪽) 창업자가 내년 9월 퇴진을 발표했다. 후임자에는 '광군제'를 기획한 장융(오른쪽) 알리바바 CEO를 지명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10년 동안 고민했다."

중국 최대 기업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 알리바바 이사회 의장(회장)이 지난 10일 퇴진을 선언했다. 자신의 후임으로는 광군제를 기획했던 장융 CEO를 선임했다. 

마 회장이 밝힌 퇴진 시점은 내년 9월이다. 1년의 시간차를 둔 것은 원활한 경영승계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9월10일 이후에는 알리바바 이사회 의장이 아닌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하게 되며, 이 역시 시차를 두고 완전히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알리바바의 '종신 파트너' 직책은 그대로 유지한다. 알리바바의 파트너는 조직의 비전설정과 경영전략 수립은 물론, 이사회 후보도 지명할 수 있다. 

세계가 주목한 글로벌기업 일군 영어선생님

162cm의 작은 체구지만, 중국 최대 기업을 일궈낸 마윈 회장은 중국 대학생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손꼽힌다. 

1964년 항저우 태어난 그는 작은 체구와 외모로 인해 놀림과 조롱을 당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다만 영어를 아주 많이 좋아했다는 점이 특별했다. 그는 영업공부를 위해 항저우 내 호텔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가이드를 자청할 정도였다. 이후 항저후 사범대학을 졸업한 그는 항저우 전자공업학원 영문과 강사로 일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그는 미국에 출장을 갔고, 그곳에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됐다. 1995년 귀국한 그는 중국 최초의 인터넷기업인 '차이나옐로우페이지'를 설립했지만, 사업경험이 일천해서인지 결국 실패했다.

하지만 첫 사업을 통해 얻은 것도 있었다. 바로 '전자상거래'의 성장가능성을 알게 된 것이다. 이에 마 회장은 전자상거래를 자신의 두번째 사업모델로 정했고, 자본금 8000만원으로 1999년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그러나 창업시기가 안좋았다. 1999년 IT버블이 꺼지면서 중국은 물론 전세계 인터넷기업들이 위기를 맞기 시작한 것. 이에 그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투자를 요청했다. 결국 마 회장은 손 회장과 면담한 후 단 6분만에 24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고, 알리바바라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의 승승장구가 시작됐다.

알리바바는 이후 온라인쇼핑몰인 '타오바오'를 통해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했으며, 2014년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영어선생님에서 출발해 중국 최대기업을 일궈낸 그는 교육사업을 위해 2019년 9월 자신이 키운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광군제 기획한 장융 CEO, 알리바바 2대 의장으로 

마 회장의 급작스런 퇴진 결정에 중국은 물론 글로벌 기업가들은 후임자로 지목된 장융 CEO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 최대 기업인 알리바바를 그가 이끌게 됐기 때문이다. 

1972년생인 장융 CEO는 상하이 출신으로 상하이재경대학을 졸업했다. 다양한 기업을 거쳤는데, 회계컨설팅그룹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서는 시니어 컨설던트를 일했으며, 게임업체 산다에서는 CEO를 맡기도 했다. 

타오바오왕의 재무책임자로 알리바바에 합류하게 된 그는 B2C 온라인 쇼핑플랫폼인 '텐마오'를 기획했으며, 11월11일 진행되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행사 '광군제'를 기획하며 재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알리바바그룹 내 여러 고위직을 거쳤으며, 2015년 5월부터 알리바바의 CEO를 맡고 있다. 

마 회장은 서신을 통해 "장융은 알리바바에 합류한 후 출중한 재능과 리더십을 보여줬다"면서 "장융은 PC에 기반했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모바일로 확산시켰으며,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란 굴레를 벗어나 금융, 물류, IT, 문화 등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나가는 길을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장융 CEO 역시 자신이 이끌게 될 알리바바의 장밋빛 미래를 자신하기도 했다. 그는 "2020년까지 총 거래액 1조달러를 달성하고, 2036년에는 세계에서 20억명 이상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통해 일자리 1억개를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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