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일가 주식 대박 뒷얘기


 

최근 증권가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일가의 재테크에 주목하고 있다. 효성 오너 일가의 3세들이 얼마 전 주식투자로 엄청난 평가차익을 취한데 이어 2세인 조 회장도 최근 주식매입을 통해 (주)효성의 주가를 급등시켜 평가액을 100억원이나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효성 일가의 재테크가 화제가 되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그룹 총수가 지분 매입을 통해 의도적으로 주가상승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지난 10월 조석래 효성 회장의 세 아들은 유기화합물 제조업체인 카프로에 투자한 지 1년 3개월 만에 ‘대박’을 터뜨렸다.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부사장, 차남 조현문 전무, 삼남 조현상 상무는 지난해 7월 카프로의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이 회사의 주가상승으로 평가액이 무려 430.84%가 늘어난 것.
이들이 카프로 유상증자에 참여했을 당시 카프로의 주당 매입단가는 1,080원.
하지만 카프로의 주식이 유상증자 당시보다 6배 정도 급등하면서 지난 10월 장남 조현준 부사장과 차남 조현문 전무는 카프로 주식 84만9776주를 보유해 평가액이 51억2,414만원, 형들보다 2주가 적은 84만9774주를 보유한 삼남 조현상 상무의 보유쥬식 평가액은 51억2,413만원에 달했다.
이들은 유상증자 참여 당시 모두 28억원9,587만원을 투자했고, 이후 카프로의 주가가 급등해 평가액이 153억7,234만원으로 늘어 125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이들이 카프로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운도 따랐다.
카프로는 자동차 타이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품에 쓰이는 나일론의 원료인 카프로락탐을 만드는 국내 유일의 업체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대주주들에게 유상증자를 요청했다.
이에 대주주인 효성과 코오롱 등이 참여했고, 대주주 중의 하나인 (주)고합이 경영상의 이유로 유상증자 참여를 포기해 효성이 나머지 지분까지 인수하게 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효성측은 “카프로 지분인수는 투자 목적이 아니라 대주주로서 경영 정상화에 참여하기 위한 것이고 현재도 주식 매도 계획도 없는 것을 알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증권가에서는 카프로가 실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더 있기 때문에 효성 일가 3세들이 당분간 주식 매입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은 지지부진하던 (주)효성의 주식을 지난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집중적으로 매입, 총 3만3,000여주를 확보했다.
지분 확보로 조 회장의 지분은 종전 355만1,018주에서 358만478주로 늘어나 보유지분율은 10.29%가 됐다.
조 회장이 이번 지분 확보에 투입한 자금은 약 3억6,000만원. 일반적으로 재벌그룹의 경영권 방어나 오너 일가의 지분 확보 차원에서 보면 많지 않은 액수다.
하지만 조 회장이 (주)효성 지분을 확보한 직후 주가가 치솟기 시작했다.
그동안 1만원에서 많게는 1만3,000원 하던 효성 주가가 지난 12월 1일에는 1만7,000원까지 급등했고, 현재도 1만5,000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효성에 별다른 주가 상승 요인이 없었다는 점에서 조 회장이 3억6,000만원을 투자해 주식을 매입한 것만으로 주가 상승효과를 본 셈이다.
조 회장이 3만6,000주를 매입한 직후인 11월 10일 보유지분평가액은 448억원 정도였지만 주식이 꾸준히 증가해 11월 15일에는 종가기준으로 약 569억원에 달했다.
현재는 효성 주식이 약간 하락해 1만5,000선에 유지되고 있지만 조 회장의 평가총액은 540억원에 달하고 있다. 결국 조 회장이 약 3억6,000만원을 투자해 불과 한달여 만에 100억원에 이르는 평가차익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효성그룹 오너가 지분을 집중 매입하자 이것이 다른 투자자들에게 매입을 유도한 효과를 보게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S증권 한 관계자는 “조석래 회장이 경영권 방어 등 특별한 지분 매입 사유가 없이 지분을 집중 매입하자 투자자들의 지분 매입이 동반된 것으로 보인다”며 “오너가 지분을 매입한 것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한 셈”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효성의 주식이 수년간 지지부진하자 그룹 총수가 지분을 집중 매입하면서 의도적으로 투자자들을 자극해 주가상승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전에 모 자동차회사가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올랐던 것과 마찬가지로 조 회장의 효성 지분매입도 이러한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효성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에서 저평가된 종목들이 상승한 것일 뿐”이라며 “효성 주가상승과 조 회장의 지분매입은 무관하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naver.com


대우정밀 매각 과정서 효성에 특혜 의혹

대우정밀 매각 절차가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대우정밀 매각 예비협상대상자인 S&T중공업은 최근 “우리은행이 진행하고 있는 대우정밀 매각절차상의 문제와 관련 효성측에 부당한 특혜를 부여하고 있다” 감사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대우정밀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로 효성을, 예비협상대상자에 S&T중공업 컨소시엄을 각각 선정해 효성과 우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S&T중공업측은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인 효성과 체결한 양해각서의 효력이 11월10일로 실효됐음에도 불구하고 효성과 매각협상을 계속하고 있다”며 “우선협상대상자와의 양해각서 효력이 실효되면 예비협상대상자와 매각협상을 진행해야 하는데 채권단이 효성측에 특혜를 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T중공업 관계자는 “주채권단인 우리은행은 효성과의 양해각서 효력기간이 경과됐음에도 임의로 본 계약 체결일정을 연장하면서까지 효성에 특혜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우정밀 채권단 관계자는 “효성과의 우선협상 시효가 지난 것은 사실이지만 양해각서가 해지된 것은 아니기 협상을 계속한 것”이라며 “지난 10월 S&T중공업측이 문제제기가 있었고 당시 법률 자문을 받아본 결과 효성과의 협상을 계속 진행해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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