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시 현금비중 53%…경쟁입찰보다 2배 높아 ‘편의봐주기’ 논란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국내 주요 그룹의 지난해 계열사 내부거래 가운데 90% 이상이 수의계약 형태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계와 금호아시아나 등 19개 그룹의 경우 수의계약 비중이 100%에 달했다.

특히 수의계약일 경우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한 비중도 53.9%로 경쟁입찰(28.5%)의 2배에 달해 계열사 간 ‘편의 봐주기’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0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총수일가가 있는 52개 그룹 977개 계열사의 지난해 내부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내부거래액 161조4318억원 가운데 수의계약은 151조3333억원으로 93.7%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0.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은 계열사 간 거래액이 50억원 이상이거나 매출액의 5% 이상일 경우 공정위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조사대상 52개 그룹 중 19곳은 지난해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모두 수의계약이었다. 신세계(1조8566억원)을 비롯해 중흥건설(1조8240억원)이 1조원이 넘는 규모의 거래를 모두 수의계약으로 진행했다.

현대백화점(8523억원), 하림(7251억원), 금호아시아나(6651억원), 네이버(5533억원), 이랜드(5177억원) 등은 수의계약 규모가 5000억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어 넷마블(4746억원), 셀트리온(4645억원), 아모레퍼시픽(3719억원), 넥슨(2000억원), 동국제강(1734억원), 한국타이어(1563억원), 금호석유화학(1546억원), 하이트진로(1434억원), 한국투자금융(1075억원) 등도 1000억원 규모의 내부거래를 모두 수의계약으로 진행했다.

반면 삼천리(26.4%)와 한진(41.3%), 한라(49.5%) 등은 수의계약 비중이 50% 미만이었다.

기업별로는 997개사 가운데 수의계약 비중이 100%인 곳이 무려 86.2%(859곳)에 달했다. SK에너지의 경우 19조1485억원 규모의 내부거래를 모두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현대모비스(9조9976억원), SK인천석유화학(6조503억원), LG전자(4조3242억원), 서비원(4조2247억원), SK종합화학(3조4557억원), 삼성엔지니어링(2조6661억원), 현대오일뱅크(2조5373억원), LG화학(2조2120억원), 삼성전자(2조2045억원) 등도 이에 해당했다.

이와 반대로 수의계약 진행이 전혀 없었던 계열사는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지주, CJ헬로, 롯데손해보험, 세아베스틸 등 55개사(5.5%)에 불과했다.

한편 내부거래 대금 결제 방식으로는 현금 지급이 51.7%(83조4801억원)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으며 나머지는 어음(26.8%), 현금 및 어음‧카드 등 결제 방식이 2개 이상 혼용된 경우(21.5%)였다.

호반건설과 한진, 금호아시아나, SM, 셀트리온, 카카오, 네이버, 넷마블, 금호석유화학, 넥슨, 삼천리 등 20곳은 결제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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