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 본사송금 현황, 5년간 총 6조1493억원...배당금 대부분 해외로 송금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연 1조2000억원!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금융사들이 연평균 1조2000억원대의 자금을 본사에 송금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 번 돈의 대부분을 배당금을 통해 해외로 송금했지만, 국내 사업에 대한 재투자나 사회공헌 활동에는 인색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을 통해 확보한 '외국계 금융사 본사송금 현황'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중인 외국계 금융사들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본국에 총 6조1493억원을 송금했다. 은행 40개, 증권사 11개, 보험사 28개, 자산운용사 23개 등 금융사 100여곳을 집계한 결과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계 금융사들은 평균 1조원대의 자금을 해외로 송금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송금액이 1조2299억원에 달한다. 올해에는 1분기에만 지난해 연평균 송금액의 절반에 달하는 6312억이 해외로 유출됐다. 이 송금액에는 보험사의 해외송금액은 포함되지 않았다.
해외로 송금한 외국계 금융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유출시킨 곳은 외국계은행들이었다. SC제일은행이 5년간 8788억원을 본사에 송금하며 최대치를 기록했고, HSBC은행이 8302억원, 한국씨티은행이 4713억원, JP모건이 1628억원을 본사로 돈을 보냈다.
외국계 증권사들 역시 총 1조6027억원을 본사에 송금했으며, 외국계 보함사들은 1조1945억원을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3791억원을 본사에 보냈다.
외국계 금융사들은 다양한 이유로 송금을 지속했다. 이익금과 전산이용료, 위탁수수료, 광고비 등 상표 이용료, 자문수수료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외국계 은행들의 경우 국내 은행 대비 2배가량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면서 배당금의 대부분을 본국으로 송금했다.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본사로 송금한 외국계 금융사들은 국내 사업 재투자나 사회공헌활동에는 인색했다. 정부가 추진했던 소상공인 지원대책이나 중소기업 자금지원 등 국내시장 투자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박 의원은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요청도 무시하면서 본사에 거액을 송금하는 외국계금융사의 행태는 '약탈적 자금 유출'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면서 "정기국회에서 외국계금융사의 이익을 국내에 재투자하거나 일자리창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인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