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수스·에이서·레노버 등 중화권 업체 강세,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 노려

지난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관람객들이 게이밍노트북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조성호 기자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등 고사양을 요구하는 온라인 게임이 큰 인기를 끌면서 게이밍 노트북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IDC에 따르면 올 1분기 게이밍PC 출하량은 지난해 1분기 대비 약 1.4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대 중 1대는 게이밍PC라는 얘기다. 이는 2016년과 비교해 2.3배 증가했다.

한국IDC 관계자는 “게임의 사양이 점점 높아지고 여기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게이머가 늘어나면서 게이밍PC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게이밍 노트북 시장은 에이수스나 에이서, 레노버, 기가바이트 등 중화권 업체들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시장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동안 초경량 울트라북 등 얇고 가벼운 노트북에 집중해 온 만큼 이 같은 장점을 살려 게이밍 노트북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게이밍노트북 '오딧세이Z'.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4월 게이밍 노트북 신제품 ‘오딧세이Z(Odyssey Z)’를 출시했다. 오딧세이Z는 전작보다 두께를 약 10mm 줄이면서 17.9mm의 얇은 두께를 실현했다. 게이밍 노트북의 두께가 일반적으로 25~30mm인 것으로 감안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성능도 크게 향상됐다. 8세대 인텔 코어 i7 헥사코어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1060 그래픽카드가 탑재돼 있으며 PCIe NVMe SSD, DDR4 메모리카드 등을 지원해 고사양 게임은 물론 3D 그래픽 작업이나 이미지·동영상 편집 등 멀티태스킹 작업도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노트북용 10나노급 32GB D램 양산에 성공하면서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기존 노트북의 구조 변경 없이 32GB DDR4 모듈 2개를 장착할 수 있어 총 64GB까지 D램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2GB DDR4 모듈 2개로 64GB를 구성한 노트북은 16GB 모듈 4개로 64GB를 구성하는 것보다 동작모드에서 최대 39%, 대기모드에서 최대 25%의 소비전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지난해 열린 '지스타'에서 선보인 게이밍 노트북 '2018년형 울트라PC GT'와 게이밍모니터. 사진=LG전자

초슬림·초경량화 노트북인 ‘LG 그램’을 선보이고 있는 LG전자는 이 같은 특징을 게이밍 노트북에도 적용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LG전자가 올초 선보인 ‘2018년형 울트라PC GT’ 게이밍 노트북은 19.9mm 두께에 1.9kg의 가벼운 무게를 갖췄다. LG전자는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이 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 LG전자는 게이밍 노트북 성능에 무게를 뒀다면 올해는 경량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전작 대비 0.6kg이나 무게를 줄이며 2kg대 이하의 게이밍 노트북 출시에 성공했다. 또한 어댑터 크기도 획기적으로 줄여 휴대성을 극대화했다. 60Wh의 대용량 배터리도 탑재해 장시간 사용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그동안 비즈니스 노트북에 집중하면서 게이밍 노트북은 상대적으로 보여주기 식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게이밍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 같다”라며 “두 업체가 경쟁에 나서면서 두껍고 무거운 노트북에서 벗어나 가볍고 얇은 게이밍 노트북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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