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4~17일 ‘리처드 3세’ LG아트센터

[민주신문=양희중 기자]예상을 뛰어넘는 파격과 폭발력을 지닌 무대로 매 작품마다 관객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던 독일 베를린 샤우뷔네 극장 토마스 오스터마이어(50) 예술감독이 6월14일부터 17일까지 영국을 대표하는 대문호 셰익스피어(1564~1616)의 작품 ‘리처드 3세’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유럽 연극계의 거장 오스터마이어는 지난 20년간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연출로 배우와 드라마에 초점을 맞추면서 극의 핵심을 강렬하게 전달하는 동시대의 진정성 있는 메시지와 문제 의식을 던져주었다. 

한국 관객들 또한 이에 화답하듯이 그의 작품에 열광하며 공연마다 매진을 기록했다.

지난 2005년 LG아트센터에서의 내한공연 ‘인형의 집-노라’에서 주인공 노라가 남편을 총으로  죽이는 파격적인 결말로 강렬한 첫 인상을 남긴 오스터마이어는 2010년 남산예술센터에서 선보였던 ‘햄릿’에서는 그로테스크하게 비춰내는 비디오 카메라와 강렬한 록 음악을 사용해 인간들의 이중성을 밝히며 햄릿의 혼란과 불안을 극대화했다.

또한 2016년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 ‘민중의 적’에서는 ‘다수는 항상 옳은가?’라는 문제를 제기해 공연장을 불꽃 튀는 토론의 장으로 만들었다. 

언제나 기대 이상의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던 연출가 오스터마이어가 이번에 선택한 작품은 셰익스피어가 창조해낸 가장 야심차고 매력적인 악의 화신 ‘리처드 3세’다. 

리처드 3세(1452~1485)는 영국 요크 왕조의 마지막 왕으로 재위기간은 겨우 2년에 불과했다. 영국의 왕 에드워드 4세의 동생으로 형이 죽자 조카 에드워드 5세와 요크 공 리처드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섭정에 올랐고 얼마 후 조카를 폐위시키고 스스로 왕이 되는 영국판 수양대군이다.

리처드 3세는 곱사등에 절름발인 흉측한 외모로 형제와 조카들을 제거하며 왕좌에 오른 어두운 영혼을 가진 절대악의 화신이다. 또한 천재적인 모사꾼이며 이런 다양한 면모로 남자 배우들이 가장 탐내는 배역이다. 

이번 리처드 3세 역을 맡은 배우 라르스 아이딩어는 리처드 3세의 흉측한 외모뿐만 아니라 왕좌에 가까워질수록 선과 악의 경계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매우 복잡해지는 내면을 신들린 듯한 연기로 표현해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