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기술력ㆍ시장점유율 상승 기대…반도체 포트폴리오 구축 가속화될 듯

이천 SK하이닉스 정문. 사진=SK하이닉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가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일본 도시바 반도체 부문을 인수한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시장에서 입지를 굳힐까.

일단은 긍정적이다. 상대적으로 약했던 낸드(NAND)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점유율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등 한ㆍ미ㆍ일 연합이 20조원에 이르는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성공했다. 중국 상무부가 최근 도시바 메모리 매각이 독점금지법에 위배되는지 심사를 벌여 문제가 없다고 판단, 매각을 승인한 것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이 같은 중국 정부의 결정이 ‘딜 클로징(매각계약 완료)’으로 해석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경영 참여나 기밀정보 접근 등의 제한 조건으로 이번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 참여했다.

낸드 2위 품은 SK 비상하나

관련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비상이 점쳐진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 점유율 및 매출 상승이 기대되는 까닭이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의 시장점유율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3위인 대만 TSMC(84억7300만 달러)과 매출액 격차를 줄이며 4위를 유지했다. 1분기 매출액은 81억4100만 달러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는 194억1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한 삼성전자이며, 2위는 158억3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인텔로 조사됐다.

SK하이닉스 올 1분기 매출액은 90% 가량이 D램에서 나왔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 점유율 세계 2위의 글로벌 반도체 업체로 이 부문에 강점이 있다. D램은 PC,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대용량 임시기억장치로 휘발성 저장장치로,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와 가상화폐 열풍 등으로 인해 수요가 적지 않다.

반면 낸드플래시 메모리 매출액은 전체 매출의 약 10% 안팎이다. 이 부분은 SK하이닉스 입장에서 뼈아픈 대목이다. 글로벌 반도체 1위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양축을 중심으로 실적을 내고 있는 것과 달리 D램에 쏠린 것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데이터를 보존하는 롬(ROM)의 특성과 손쉽게 데이터를 쓰고 지울 수 있는 램의 장점을 동시에 지닌 비휘발성 메모리다. 이 저장장치는 다양한 전자제품에 쓰인다.

도시바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사진=유튜브

낸드 시장 점유율 상승 기회

이번 도시바 반도체 인수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기회로 여겨진다. 관련시장에서 약체라고 평가받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부문의 품질 경쟁력 제고가 점쳐지기 때문. 도시바 반도체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점유율 2위 업체로, 이 부문의 강자로 평가 받는다. MK증권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4분기 낸드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43.6%, 도시바 17%, SK하이닉스 12.7%, 시게이트 12.5%, 마이크론 10.7%, 인텔 3.4% 순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도시바와 기술 제휴를 통해 해당 분야 기술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고, 이에 따른 기술력 제고와 글로벌 반도체로서 시장 점유율 상승도 전망된다. D램 시장에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강자로 부상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미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서 강자인 만큼 세계 3위인 대안 TSMC와 2위인 인텔도 따라잡을 능력도 충분하다. 물론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투자는 필요한 측면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도시바 반도체 인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입지를 강화시킬 호재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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