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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초유의 통신비 원가 공개 파장...통신3사·재판부·참여연대·과기부 입장 들어봤다참여연대 소송 7년 만에 원심 확정…LTE 원가 공개도 요구 나서
이통3사 “선택약정 할인율·보편요금제 이어 경영권 심각한 침해”
  • 조성호 기자
  • 승인 2018.04.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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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이동통신사의 휴대전화 요금 원가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이동통신사의 통신요금 원가 자료를 공개하라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서 통신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기업 경영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는 것이다. 하지만 통신비 원가 공개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지난 12일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과거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을 상대로 한 이동통신요금 원가관련 자료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이번 판결로 공개되는 정보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2005년부터 2011년 5월까지 2G 및 3G 통신 서비스 요금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다. 이 기간 사업비용과 투자보수 산정과 관련된 영업보고서의 대차대조표, 손익명세서, 영업통계 등이 해당된다.

특히 영업통계는 전 세계 이통업계에서도 처음 공개되는 자료다. 여기에는 분기별 가입자 수, 회선 수, 통화량 및 고용 인원 수 등의 정보가 담겨 있어 원가보상률을 계산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된다. 시민단체들은 이를 통해 이통사들의 통신 요금 인하 여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총괄 원가는 공개된 적이 있지만 세부 서비스별로 원가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2G‧3G 등의 세부 원가 공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현재 대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4G LTE의 원가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통신비 인하 압박 수위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법, 전파‧주파수는 공적자원

재판부는 “(공개 대상 자료는) 정보 작성 시점으로부터 이미 상당 기간이 경과해 공개되더라도 이통사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없다”며 “이동통신서비스는 전파 및 주파수라는 공적 자원을 이용해 제공되고 국민의 삶과 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므로 양질의 서비스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되어야 할 필요가 인정된다”고 이번 판결에 대한 취지를 설명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판결 직후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이동통신 요금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관련 자료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이번 판결이 이동통신의 공익적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계기로 인식하고 앞으로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통신비 경감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 도입 등 가계통신비 경감 대책을 위해 이통3사들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소송의 당사자인 참여연대 역시 논평을 통해 “이번 판결로 인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고 통신서비스의 공공성을 더욱 더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과기정통부와 이동통신사는 즉시 관련 정보들을 국민 앞에 공개하고 통신서비스의 공공성을 제고하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법원의 결정에 반발을 자제하면서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로 인해 민간기업의 영업비밀이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며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과 보편요금제 도입 등 통신비 인하 압박에 이어 통신요금 원가까지 공개하라는 것은 민간기업의 경영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내년 5G 상용화를 앞두고 악재를 만난 모습이다. 이번 통신비 원가 공개 판결로 인해 5G 상용화를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 여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통신비 원가가 공개되면 통신비 인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이로 인한 매출 하락이 발생하면 결국 5G 설비 투자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신비 원가 공개는 세계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경영권 침해”라며 “원가보상률은 공기업 서비스 요금 관리에 활용되는 개념이지 수익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의 요금 적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요금 인하 여력을 판단하자는 시민단체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안진걸(왼쪽)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이날 열린 이동통신사 원가자료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소송 결과와 관련해 입장을 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가 공개 의무화 움직임…LTE 공개 요구도

또한 이번 판결에서 빠진 LTE 원가 역시 공개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이통3사로서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정보 공개가 예상되는 자료는 대단히 제한적”이라면서 “원가 공개 대상에는 4G인 LTE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또 “LTE가 포함되지 않은 정보 공개는 현재 이동통신 시장을 고려했을 때 의미가 퇴색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참여연대는 추후 4G 요금제와 데이터 정액제 요금까지 원가 공개가 이뤄지도록 추가로 정보 공개를 요구할 계획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2011년 이후의 자료도 공개하도록 정보공개를 청구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소송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비 원가 공개를 법률로 의무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국회의원은 13일 통신요금 산정 근거자료(원가 등)를 정부가 공개하도록 하고, 통신요금 변경(인상 등)시 통신소비자 및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심의위원회에서 인가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통신요금 및 이용조건을 정한 이용약관 신고 및 인가시 통신사업자가 제출한 가입비, 기본료, 사용료, 부가서비스료, 실비 등 통신요금 산정 근거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또한 이용약관 인가시 심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열고 시민단체 또는 소비자 단체가 심사위에 참가하도록 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통신비를 책정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조성호 기자  chosh758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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