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납시다” 한마디에 감동의 눈물바다로 변한 평양 합동공연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북남 예술인들의 련환공연무대 우리는 하나'에서 조용필이 열창하고 있다.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평양 보통강 구역의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3일 열린 남북 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다시 만납시다’를 엔딩 곡으로 부르자 공연의 참여했던 남북 가수 30여명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감동에 목이 메여왔다. 

이날 공연의 사회를 본 서현을 비롯한 남측 가수 11팀은 주체할 수 없는 감동에 눈물을 쏟아냈다. 1만2000석을 가득 채운 북측 관객들은 기립해서 손을 크게 흔들며 10여분 동안의 뜨거운 박수로 우리나라 가수들을 환송했다. 

특히 13년 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단독공연을 통해 북측 관객과 만났던 조용필은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도 자신을 잊지 않고 공연을 보러 온 북측 관객들에게 자신의 음악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날 동평양대극장에서 남측 가수들이 합창한 곡이었던 ‘친구여’를 조용필이 홀로 부르면서 등장하자 북측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답했다. 조용필은 감사의 답가를 하듯이 북측에서도 인기가 많은 곡으로 알려진 강렬한 사운드의 ‘모나리자’를 들려줬다. 또한 공연 도중 조용필이 박수를 유도하자 더 큰 힘찬 박수가 쏟아졌는데 조용필은 북녘에서도 변함없는 가왕의 면모를 과시했다. 

조용필은 5월 열리는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준비 도중 남북화합을 위한 이번 공연에 출연요청을 받자 고열과 후두염에 시달리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예술단 평양공연에 참여해 가왕다운 조용필의 무대를 보여줬다.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단독 공연에서도 그의 진가가 드러났는데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그 겨울의 찻집’을 비롯 ‘꿈’ ‘단발머리’ ‘여행을 떠나요’ 등을 메들리로 선보였다. 

공연에 앞선 리허설 도중 조용필은 “처음에는 서먹했는데 중반 이후 들어서는 잘 된 것 같다”면서 “준비 과정이 촉박해서 준비를 못한 것도 많은데 가수대로 잘 준비를 해서 잘 된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다만 몸이 괜찮은지 묻자 “그래서 조금 (노래를 더 잘하지 못해서) 아쉽다”고 했다. 지난 1일 당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온 것에 대해서는 “(올지를) 몰랐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공연 후 북측 관객은 “참 좋았다. 정말 좋았다. 특히 조용필이 잘한다는 소문을 듣기는 했지만 보는 건 처음”이라며 공연의 여운을 말했다.

조용필은 1만2000명이 북측 관객이 만석한 3일 남북 합동 공연에서 ‘친구여’와 ‘모나리자’를 불렀는데 “음악의 장르가 다르고, 남북 음악 사이에 차이점이 있지만 언어가 같고 동질성이 있다. 오늘 공연 제목 ‘우리는 하나’처럼 음악을 통해 교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후 북측 관객은 “참 좋았다. 정말 좋았다. 특히 조용필이 잘한다는 소문을 듣기는 했지만 보는 건 처음”이라며 공연의 여운을 말했다.

공연이 끝난 직후 자신을 알제리 출신의 유엔 외교관이라고 소개한 외국인 남성은 “가사를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분위기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순간이 다 감동적이었다. 두 나라가 어서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 공연이 훌륭했다”고 공연 후 소감을 말했다.

이날 공연에서 6·15 공동선언 제1항의 내용을 시작으로 한 영상도 상영됐는데 2002년 MBC 평양특별공연, 이산가족 만남,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공동입장 등 떨어져 있는 남북이 함께 한 순간들을 담은 영상이 지나가고 ‘이 순간 새로운 역사가 씌여집니다’라는 문구가 등장하자 감격어린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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