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여파 배달대행 성장세 가속…배달기사 안전사고 등 위험요인 산재

배달대행업체 '바로고' 홍보 이미지. 자료=바로고 홈페이지 캡쳐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배달음식점들이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하면서 관련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배달대행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투자유치를 통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배달기사의 안전사고 등 위험요인이 적지 않아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배달대행 스타트업 투자유치 활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온오프라인연계(O2O) 배달대행업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배달직원을 직고용하던 배달음식점들이 인건비 증가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달대행업체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배달음식점이 배달사원을 직고용할 경우 시급과 함께 오토바이 유류비, 보험료, 세금 등 시간당 1만5000원 가량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할 경우 건당 3500원의 수수료를 지불하면 된다. 시간당 3~4건의 배달물량을 소화하게 되는데, 배달대행은 배달물량이 없으면 비용지출이 없다는 점에서 직고용보다 유리하다.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하는 기업들도 배달음식점은 물론 화장품회사와 출판사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메쉬코리아의 경우 1만3000명의 배송기사가 대한통운, 신세계, 이마트, BGF리테일, 버거킹,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티몬, 아모레퍼시픽, 교보문고 등 배송물량을 담당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배달대행 스타트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네이버로부터 341억 원을 투자유치했다. 앞서 메쉬코리아는 KDB캐피탈, SBI인베스트먼트, 휴맥스홀딩스 등으로부터 190억 원을 투자유치했다. 

서울 전 지역 단일가 5000원으로 배송하는 원더스 역시 2017년 말 현재 누적투자유치금액이 36억 원으로 집계됐다. 바로고는 거래처가 1만 개가 넘고 전국 290개 지사, 3만 명의 배송기사들이 월간 230만 건를 처리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국내 이륜차 물류 시장은 메쉬코리아, 원더스, 바로고, 고고밴코리아, 배민라이더스, 식신 히어로 등 스타트업이 경쟁하고 있다. 

배달음식점 등이 배달대행업체에 배송을 맡기면서 수익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간 3000원이던 배달대행수수료는 최근 3500원으로 올랐고, 최저임금 인상 이후 건당 500~1000원이 추가 상승했다. 눈이나 비가 내릴 경우 배달료는 건당 500~1000원이 추가된다. 

특히 배달대행업체가 늘면서 개별 배달음식점이 직원을 구하는 일은 더 어려워지면서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배달대행업체에 의뢰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배달기사 평균근무 6개월, 직원관리 등 부담

배달대행업체도 어려움은 많다. 가장 큰 고민거리는 배송기사 관리다.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는 위험한 직업인 까닭에 평균 근무기간은 6개월에 불과하다. 

배달대행 서비스가 진입장벽이 낮아 시장경쟁이 치열하고, 신규업체가 배달수수료 인하 등으로 거래처를 놓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배달음식점 등 거래처로부터 관리비 명목으로 월 20~30만 원을 수수하고, 건당 3500원 내외의 배달수수료를 받지만 이중 90%는 배송기사의 몫이다. 

배송기사들도 할 말은 많다. 하루 10시간 근무시 40건 가량을 처리할 수 있고, 월 수입은 300만 원 내외로 알려졌다. 배송기사의 수입은 '능력+배송시간'으로 결정된다. 포장된 음식을 배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배달대행업체 또는 배송기사의 몫이다. 

음식파손 시 건당 3000원을 챙기고 2만~3만 원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고층 아파트의 경우 엘리베이터 대기시간이 길어 더 많은 물량을 소화할 수 없다. 보험 가입이 쉽지 않고 노동자 지위도 확보하기 어려워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배송기사 본인이 감당할 수 밖에 없다.   

배달대행업체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오르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배달대행업체를 찾는 배달음식점들이 늘고 있다"면서 "배달대행서비스가 IT와 접목된 것이고, 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배송기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는 까닭에 문제점들은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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