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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비리' 쓰나미 한전 덮쳤다…임직원 전수조사 600여명 비리 포착 전말감사원 15개 지역본부 인허가 감사 확대... '제2의 강원랜드' 사태 비화 조짐
  • 유경석 기자
  • 승인 2018.02.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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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본사 사옥.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강원랜드 채용비리가 검찰 내부 갈등으로 비화하며 국민적인 지탄을 받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가 태양광 발전사업 관련 임직원 비리로 '제2의 강원랜드 사태'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이 한국전력공사 본사와 2개 지역본부를 대상으로 '태양광 발전사업 인·허가 실태' 감사를 실시한 결과 72명이 징계 등 처분을 받았다. 한전이 감사원 감사결과를 계기로 전국 15개 지역본부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설 계획이어서 비리에 연루된 임직원은 6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감사원 감사가 해남군과 익산시 등 8개 지방자치단체에 한정됐다는 점에서 전국 240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확대될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돈의 맛'에 취한 평균연봉 6000만원 임직원…감사대상 74명 중 72명 적발·처분 

한국전력공사 임직원들이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를 주도하다가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한전 직원 평균연봉은 5990만 원이다. 하지만 임직원들의 돈을 향한 욕심은 연봉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감사원은 8일 한전 본사를 비롯해 광주전남본부와 전북본부를 비롯해 해남군, 익산시, 임실군 등 8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태양광 발전사업 관련 비리 점검을 한 결과 한전 38명, 지자체 9명 총 47명에 대해 징계·문책을 요구했다. 또 한전 13명, 지자체 12명 총 25명에 대해서는 주의를 요구했다. 

특히 한전 직원 4명은 비리혐의가 중대해 해임을 요구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아울러 금품을 제공한 업체 관계자 6명도 수사를 의뢰했다.

감사원은 2017년 4월 20일부터 5월 31일까지 74명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고, 이중 72명(97.3%)의 비리를 적발했다. 감사 대상에는 전방위보직으로 분류되는 본사 처·실장급 및 지역본부장급인 1급(갑) 2명과 본사 처·실 팀장급 및 지사장급 1급(을) 6명 총 8명이 포함됐다. 

또 부장급인 2급 12명, 차장급인 3급 24명, 실무를 담당하는 4급(갑) 10명과 4급(을) 20명 총 74명으로, 본사와 지사, 고위직과 실무담당자 등 전력공급팀과 고객지원팀에 폭넓게 분포됐다.  

이는 태양광 발전사업의 특수성으로, 치열한 경쟁과 이권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는 한전 전력계통에 연계돼야 한전이 사 줄 수 있다. 하지만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공급받아 처리해야할 지역별 한전의 송·배전계통의 용량은 제한돼 있다. 연계가능용량을 초과하면 변압기 고장 등 비상상황에서 안전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감사원에 적발된 한전 임직원과 지자체 공무원들 역시 송·배전 용량초과로 연계불가한 태양광발전소를 연계하는 등 태양광발전소 시공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소의 전력생산·공급 흐름도. 자료=감사원

고위직 '주연' 실무자 '조연' 비리드라마…배우자·친인척 명의 사업 등  

감사원이 해임을 요구한 4명 중 A팀장(3급)은 2014년 8월과 11월 태양광발전소 시공업체가 태양광광발전소를 운영하겠다고 신청한 49개 모두 연계 처리했다. 실무자는 8월 신청한 25개 중 10개는 연계 가능용량 부족으로 연계가 불가능하다고 보고했으나 묵살했다. 연계 처리된 태양광발전소 중에는 A팀장의 아내 명의 2개, 아들 명의 1개, 처남 명의 1개의 발전소가 포함됐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A팀장은 아들 명의 발전소를 2016년 시공업체에 1억8000만 원에 매각하는 것으로 계약하고 실제로는 2억5800만 원을 받아 차액 7800만 원을 챙겼다.

B지사장(1급 을)은 2016년 3월과 7월 태양광발전소 시공업체가 B지사장 배우자 명의의 태양광발전소 2개가 포함된 14개를 신청하자 담당자의 연계가능용량 초과 보고를 묵살하고 연계 처리했다. 또 태양광발전소 접속공사비 913만 원을 시공업체에 대신 납부하도록 했다. 

C지사장(1급 갑)은 2014년 8월 시공업체 대표를 사무실로 불러 태양광발전소 3개를 배우자와 두 자녀 명의로 매입하는 내용의 부지공급 및 시공계약 총 7억2000만 원을 대행하도록 했다.   

한전 D과장(3급)은 2016년 13개 태양광발전소의 연계가 가능한 것으로 처리했고, 이후 해당 업체와 배우자 명의로 발전소 1개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아파트를 팔면 돈을 주기로 하고 1억9000여만원을 업체가 대납하도록 했다. 또 시공업체로부터 발전소 시공비 1500만 원을 감액받고 대납에 따른 이자는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발전사업 업무절차 흐름도. 자료=감사원

한전, 특별감사 시행 등 재발 방지 밝혀…자율신고제 도입 실효성 의문 

한국전력공사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발표되자 자체 특별감사 등 개선사항을 발표했다. 한전 관계자는 "태양광 부조리 감사와 관련해 재발을 근본적으로 방비할 것"이라며 "감사원 감사조치 요구사항에 대해 엄중 조치하고 태양광발전사업 업무처리에 대한 자체 특별감사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특별감사 일정과 감사범위는 결정되지 않았다.

한전은 감사실을 통한 자체 특별감사에 나설 방침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해 감사실 감사는 한전 15개 지역본부 가운데 광주전남지역본부와 전북지역본부 2곳이다. 감사대상 74명 중 광주전남지역본부 임직원 49명, 전북지역본부 22명이었고, 나머지 3명은 충남지역본부 근무자였다. 

이들 74명 가운데 72명이 비리가 적발돼 징계 등 처분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국 15개 지역본부 및 300개 지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할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이들 대부분 전력공급팀과 고객지원팀 업무 담당자였다.

2017년 기준 광주전남지역본부 임직원 1600명 중 전력공급팀 407명, 고객지원팀 232명 총 639명으로 이중 49명(7.7%)가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전북지역본부 역시 전체 임직원 966명 중 전력공급팀 295명, 고객지원팀 158명 총 453명으로, 이중 22명(4.9%)가 조사를 받았다. 

한국전력공사 전체 임직원 수는 2017년 기준 2만 801명으로. 이중 전력공급팀과 고객지원팀은 8300여명으로 알려졌다. 이들중 7%가 비리에 연루됐다고 가정할 때 600여명이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이 발표한 태양광 감사와 관련한 개선책도 도마에 올랐다. 한전은 2017년 10월 태양광발전 사업 신청시 가족중 한전 재직 임직원이 있을 경우 자율적으로 신고토록 하는 자율신고제도를 도입해 시행중이다. 다만 자율신고제는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국회의원은 "주식 운용하는 사람이 가족명의로도 주식 투자 할 수 없는 게 현실인데 한전은 태양광 발전소 운영을 허용하겠다는 건 너무 안이한 생각"이라며 "자율신고제는 한전 직원이 아내나 가족 명의로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해도 된다는 것으로, 하루 빨리 직원들의 태양광 발전소 운영 실태를 파악해 조치하고 법적으로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한국전력공사 등 관계기관 직원들이 태양광발전소 시공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는 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확인하고 부패행위 차단을 위해 2017년 4월 20일부터 5월 31일까지 본사 신사업개발실과 익산지사 전력공급부, 임실지사 전력공급팀 등을 대상으로 태양광발전소 기술검토 업무처리 등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유경석 기자  kangsan06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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