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급등락 때마다 서버 다운…경찰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건 보강수사 차원”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빗썸 본사 1층 출입구에 게시된 빗썸 고객센터 안내문. 사진=조성호 기자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경찰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대해 11시간 넘게 고강도 압수수색을 펼쳤다. 이에 따라 그동안 빗썸에 쏟아지던 각종 의혹이 해소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지난 1일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빗썸 운영사 비티씨코리아닷컴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압수수색은 11시간이 넘은 오후 8시40분쯤 끝이 났다.

경찰 관계자는 “종전에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기본적인 침입 형태 등을 확인하고 침입 경로와 해킹 근원지, 정보보호 부실 여부 등을 정확히 파악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빗썸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해킹을 당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같은 해 12월 이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고 3만1506건의 이용자 정보와 4981건의 웹사이트 계정정보 등 총 3만6487건의 정보가 해커에 의해 유출됐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빗썸은 개인정보 파일을 암호화하지 않고 백신을 업데이트 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보안 조치에 소홀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유출된 계정 중 266개의 계정에서 실제로 가상화폐 출금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동안 일부에서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당시 빗썸 측은 “출금 시에는 회원 개인에게 인증번호 확인 등을 거치기 때문에 해킹으로 인한 출금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방통위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니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이에 따라 이번 경찰의 고강도 압수수색으로 그동안 빗썸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해소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빗썸 본사 전경. 사진=조성호 기자

빗썸은 가상화폐 시세가 급등락할 때 서버가 자주 다운됐다는 점에서 고의적인 서버 다운과 더불어 내부 거래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빗썸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서버 다운으로 1시간 30여분 동안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당시 비트코인캐시가 284만원까지 치솟은 뒤 급락세로 돌아서자 서버가 마비됐다. 서버가 복구됐을 땐 이미 비트코인캐시 가격은 반토막이 난 168만원이었다.

때문에 당시 매도하지 못한 대다수 이용자들은 제 때 매도하지 못해 큰 피해를 입었다며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이다. 더구나 이들 사이에선 서버가 다운된 사이 내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한국블록체인협회 창립기념식에선 정찬우 빗썸 서버다운 피해자대책위 위원장은 빗썸의 서버다운과 내부거래 등으로 인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해킹 사고와 관련, 일본의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마운트콕스’ 사례처럼 내부의 고의적인 해킹일 수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마운트콕스 사건은 외부 침입에 의한 해킹으로 알려졌지만 최고경영자인 마크 카펠레스가 자신의 현금 계좌를 부정한 방법으로 조작하고 횡령한 것으로 드러나 체포된 사건이다.

또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를 조작하기 위한 자전거래 의혹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지나치게 높게 거래되면서 대형 자본을 가진 세력들이 조직적으로 가상화폐를 사고팔면서 시세를 조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암호화 기술을 이용해 보안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확인 중”이라며 “해킹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찰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까지 벌인 만큼 구체적인 정황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한편 2일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과 대비해 20.49% 떨어진 886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리플은 무려 32.76% 떨어졌으며 대부분의 가상화폐들이 평균 25% 이상 떨어진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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