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전선 품은 LS전선, 연매출 6조원대 세계 3위...재무구조 개선 대한전선 유럽·북미서 사업 확대

전선업계의 맏형격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이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강화하며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왼쪽부터 LS그룹 사옥과 대한전선 당진공장. 사진=각사 

[민주신문=서종열기자] "때가 왔다. 이제는 해외로 나가야 한다."

전선업계의 맏형으로 불리는 LS전선과 대한전선이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강화하며 해외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전선의 주요 재료 중 하나인 구리 가격 역시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앞으로의 성과가 기대된다.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최근 계열사인 가온전선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지주회사 체재로의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이에 따라 LS전선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연 6조원대를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LS전선 가온전선을 자회사로 편입시켜 '규모의 경제'를 이뤘다는 평가다. 또한 경영상의 부담으로 작용했던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도 벗어난 것도 주목된다. 

전통의 강자로 불리던 대한전선 역시 오랫동안 지속됐던 재무부담을 덜고 해외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중동과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북미지역에서도 사업을 수주하며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3위로 도약 LS전선, 해외거점 확보 주도권 경쟁  

전선업계 1위 LS전선은 지난 24일 계열사인 가온전선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다르면 LS전선은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등 가온전선의 개인 대주주 보유 지분 37.62% 중 31.59% (131만4336주)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LS전선이 가온전선의 최대주주가 된다.

증권가에서는 LS전선이 가온전선을 자회사로 편입시킨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그룹의 지배구조가 단순화됐고, 경영투명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LS그룹의 지배구조는 이번 계약을 통해 ㈜LS→LS전선→가온전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완벽한 지주회사 체재로 변신하는 셈이다. 게다가 자회사 편입을 통해 경영부담으로 작용했던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전선업계에서는 지배구조보다 가온전선 인수를 통해 LS전선의 ‘규모’가 커졌다는 점을 주목한다. 전세계 주요 전선업체들이 거점 확보 및 생산규모 확대를 위해 ‘합종연횡’이 활발한 상황에서 이번 가온전선 인수는 LS전선의 몸집을 불리는 좋은 사례라는 분석이다. 

LS전선 관계자는 “전선업계는 제조원가가 높고 물류비가 비싸서, 거점 확보와 함께 생산원가 절감 및 효율성 증대가 중요하다”면서 “이번 가온전선 자회사 편입으로 LS전선의 연매출은 6조원대로 늘어나게 돼 글로벌 1위 프리즈미안(14조원대), 넥상스(7조원대)에 이어 글로벌 3위의 규모를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재무구조 개선 대한전선, 유럽과 북미 진출 글로벌 역량 강화

국내 최초의 종합 전선제조업체인 대한전선도 중동과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북미지역에 진출하며 글로벌 사업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1945년 설립 이후 2008년까지 5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던 대한전선은 2004년 설원량 회장이 타계한 후 쇠락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건설과 부동산 등에 무리한 투자에 나서면서 알짜배기였던 대한전선은 급격하게 무너졌다.

결국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투자했던 자산들의 가치가 급락했고, 회사 역시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결국 2012년 채권단의 공동관리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고 설원량 회장 일가가 경영에서 물러났고, 2015년에는 국내 사모펀드인 IMM PE에 매각됐다. 

대한전선의 새주인이 된 IMM은 곧바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 위태로웠던 대한전선의 곳간을 채웠다. 이에 채권은행들도 8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출자로 전환해 준 것. 그 결과 대한전선의 부채비율은 2015년 2170%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222%에 낮아졌다. 

불필요하게 보유 하던 자산들도 매각했다. 지난 26일 888억원에 매각한 충남 당진의 파인스톤골프장이 대표적이다. 파인스톤골프장은 대한전선의 종속회사인 칸서스 무주파인스톤 사모부동산투자신탁이 보유 중이였다. 

곳간이 든든해지자 대한전선의 실적도 덩달아 좋아지기 시작했다. 2015년 281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2016년 487억원으로 73% 증가했으며, 지난해 3분기 현재 342억원의 영업이익을 이어가고 있다.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출자전환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줄이고 내실을 다진 대한전선은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영진이 올해 목표를 ‘성장의 가속화’라고 밝힌 것도 이를 반증한다. 이에 따라 매출비중의 60~70% 정도를 차지하는 수출시장을 다변화해 글로벌 사업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미지역과 유럽에서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애리조나주와 뉴멕시코주를 연결하는 830km 규모 500kV급 송전망을 구축하는 선지아(Sunzia) 프로젝트에서 초고압 지중 케이블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 대한전선 관계자는 “해저케이블, 고압직류송전(HVDC) 등 주력 산업의 확정성에 주목해 개발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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