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PE, 매각예정 와이디온라인에 110억원 유상증자도
인수사 클라우드매직 "사업다각화 차원, 우회상장 없다"

미래에셋PE가 오는 2월13일 게임업체 '와이디온라인'의 보유지분을 클라우드매직에 매각한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기자] 미르의전설, 오디션으로 잘 알려진 중견게임사 '와이디온라인'이 매각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PE는 지난 3일 특수냉장고 제조업체 클라우드매직에 와이디온라인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PE는 보유 중이던 와이디온라인 주식 856만567주를 328억원에 넘길 예정이다. 와이디온라인 인수 8년 만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미래에셋PE의 와이디온라인 거래를 '투자 실패'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PE가 지난 8년간 와이디온라인에 쏟아부은 자금이 650억원대에 달했지만, 매각가격은 33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투자원금 40% 가량을 날린 셈이다. 게다가 미래에셋PE는 와이디온라인 매각에 앞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투자원금의 40%를 까먹고,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까지 해준 투자회사를 매각하는 미래에셋의 굴욕에 대해 알아봤다. 

매각 앞두고 최종계약일 변경, 3차례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29일 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PE는 보유 중인 와이디온라인 주식을 클라우드매직에 넘겼다. 와이디온라인 인수 8년 만이다. 미래에셋PE는 지난 2009년 특수목적법인(SPC)인 '시니안유한회사'를 통해 와이디온라인 지분 38.2(571만주)를 주당 9500원인 542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이어 2012년에는 유상증자에 110억원을 투입하며 실적개선에 나섰다. 

당시만 해도 와이디온라인은 중국에서 '미르의전설' '오디션' 등을 퍼블리싱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 게임업체의 부상과 흥행작품의 부재 등으로 인해 실적이 곤두박칠치기 시작했다. 이후 준비했던 기대작들 역시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실적악화가 반복됐다. 결국 미래에셋PE는 2015년 중국 자본에 매각에 나서기도 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무산되기도 했다. 

매각이 시급했던 미래에셋PE는 결국 650억원이 투입된 와이디온라인을 절반가격에 가까운 328억원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매도 상대방은 특수냉장고 제작업체 '클라우드매직'이다. 2005년 설립된 클라우드매직은 '설빙고'라는 특수냉장고를 판매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대표는 이정훈 서울시 의원(교육위원회 소속)이며, 영남지역 부동산부자로 알려진 장명식 금성제분 회장 등이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PE의 이번 와이디온라인 매각과정에 대해 "미래에셋PE의 노력이 눈물겹다"는 반응이다. 와이디온라인 매각과정에서 새주인이 될 클라우드매직의 일정과 요구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먼저 미래에셋PE는 클라우드매직의 요청에 따라 지난 19일로 예정됐던 계약일을 2월13일로 미뤄야 했다. 클라우드매직 측은 "인수 중인 곳이 여러 곳"이라며 "자금 배분에 시간이 필요해 계약일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금 배분에 시간이 필요할 뿐, 신규 자금 조달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미뤄진 2월 중에는 계약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미래에셋PE는 와이디온라인 매각 발표 이후에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와이디온라인 유상증자에 3차례 참여했다. 지난해 12월29일 49억4999만원, 지난 15일 39억9999만원, 18일 19억9999만원 등 총 110억원대의 유상증자였다.

매각할 회사에 굳이 자금을 들여 유상증자를 한 이유는 뭘까. 미래에셋PE 측은 "와이디온라인의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이 클라우드매직과의 계약조건에 포함돼 있다"며 "유상증자에 사용된 110억원대의 자금은 클라우드매직에서 대여한 자금으로 양수도 대금에 포함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특수냉장고 제조업체 '클라우드매직'으로 인수되는 중견게임업체 와이디온라인. 와이디온라인은 '미르의전설', '오디션' 등을 통해 게임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사진=와이디온라인 누리집 갈무리

상처뿐인 와이디온라인 투자, 매각되더라도 2대 주주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PE의 와이디온라인 투자를 '실패'로 보고 있다. 8년 전 650억원(유상증자 대금 포함)을 들여 인수했지만, 결국 330억원에 매각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PE는 콜옵션 행사를 통해 53억원 가량을 회수했지만, 미래에셋PE의 투자손실은 사실상 250억원대에 달한다. 투자원금의 40%를 잃은 셈이다. 

게다가 미래에셋PE는 클라우드매직에 와이디온라인을 매각한 뒤에도 와이디온라인에서 발을 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약과정에서 진행한 3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받은 신주를 그대로 보유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기존 보유 주식은 클라우드매직에 넘어가지만, 유상증자를 통해 받은 신주는 보유하게 됨으로 결국 2대주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PE가 손실에도 불구하고 와이디온라인을 매각하는 것은 더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매각 이후에도 2대주주로 남게 되는 만큼 미래에셋PE의 출구전략이 어떻게 진행될지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와이디온라인을 인수하는 클라우드매직은 특수냉장고제조업체로 게임업과는 거리가 있다. 이에 증권가에는 클라우드매직이 와이디온라인을 통한 우회상장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클라우드매직은 "우회상장 계획은 없다"면서 "게임전문가 및 전문경영인을 발탁해 와이디온라인을 주요 게임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와이디온라인은 지난 15일 새로운 이사진 명단을 발표했다. 이사진에는 변종섭 폴포지션게임즈 대표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변 대표는 네오위즈게임즈을 거쳐 스마일게이트의 부사장과 북미법인 대표를 지낸바 있다. 게임산업계의 대표 인물 중 하나로 넓은 인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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