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분기 기점 매출ㆍ영업익 감소세…올해 경영 환경 악화 겹쳐

LG생활건강 광화문 본사. 사진=다음지도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내수 경기 침체 속에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 평판 1위에 오른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중국 화장품 매출 증가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고급화 전략이 중국 시장의 비결로 꼽힌다. 무엇보다 사드보복에도 성장했다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부러움을 사는 상황이다.

하지만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이 지난 한 해 동안 부진했고, 4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처지다. 이 두 부문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생건이 중국의 사드 보복과 내수 경기 침체에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이 6조2705억 원, 영업이익은 9303억 원이다. 이를 전년도 매출과 비교하면 2.9%, 영업이익은 5.6% 증가한 수치다. 화장품과 음료사업 부문이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중국 화장품 매출 성장이 기여한 바가 크다.

중국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30%이상 늘었다. 이는 중국 현지에서 고급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방 화장품 후와 발효 화장품 숨 등 고급 브랜드가 중국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실적은 국내 화장품 업계가 고전하는 가운데 기록한 것이어서 관련업계에서 부러움을 사는 대목이다. LG생건 화장품 브랜드 후와 숨은 중국 주요 도시 최고급 백화점을 거점으로 매장을 확대하며 상위 5% 소비자를 공략중이다.

 

하지만 잘 나가는 화장품에 비해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은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4분기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선 까닭이다. 특히 생활용품 영업이익의 감소는 뼈아프다. 지난해 생활용품 실적은 매출 1조5804억원, 영업이익 1670억원을 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0.9%, 10.6% 감소한 수치다.

음료 사업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음료 실적은 매출 1조3789억원, 영업이익 127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6%, 9.7% 증가했지만, 음료 경쟁이 치열해져 지난 4분기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LG생건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와 4.1% 증가한 1조5309억원과 1852억원이다. 화장품 부문 매출은 12.4% 늘었지만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는 유통업체들의 PB 확대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 상황과 고정비 부담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반영하듯 올해 LG생건 생활용품과 음료 실적에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나투자증권 박종대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생활용품 가격 경쟁이 헤어부터 홈까지 심화되고 있고, 음료는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경영 환경의 어려움을 예고했다.

한편 LG생건은 지난해 11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국내 화장품 상장기업 브랜드평판 분석 결과에서 1위에 이름을 올린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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