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출 3년 만에 시장 전체 20% 차지…26.4㎿ 발전소 따내며 포스코에너지에 도전장

지난해 3월 두산그룹 총수에 오른 박정원 회장은 지난 2014년 미 연료전지기업 클리어 엣지파워를 인수해 국내기업 퓨어셀파워와 합병을 진두지휘했다. 사진=민주신문 DB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공격 경영이 연료전지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연료전지시장 진출 3년 만에 시장점유율 20%를 차지할 만큼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이제는 그룹의 신(新)성장 동력으로 떠오를 만큼 주력 사업으로 부상했고, 업계 1위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박 회장의 투자가 빛을 발휘한다는 평가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두산이 연료전지시장의 성장세가 매섭다. 업계 1위인 포스코에너지의 실적 부진과 태양광에너지 업계의 성장과 맞물려 연료전지시장을 양분할 정도로 체격이 커졌다. 현재 시장은 포스코에너지와 두산이 78:22 비율로 점유하고 있다. 연료전지시장은 두산이 진출하기 전까지 포스코에너지가 사실상 독점했던 신재생에너지 시장이다. 국내 연료전지 발전소 규모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총 230MW다.

두산은 지난 2014년 미 연료전지기업 클리어 엣지파워를 인수해 국내기업 퓨어셀파워와 합병을 시작으로 연료전지사업을 본격화했다. 박 회장은 당시 (주)두산 오너로 인수와 합병을 진두지휘했다. 현재는 국내 시장 진출 3년 만에 시장의 1/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두산은 포스코에너지를 맹추격하는 모습이다. 연료전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발전용부터 주택용까지 풀 제품 라인업을 구축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

실제 두산 퓨얼셀은 지난달 광주 제1하수처리장 26.4㎿의 연료전지(Fuel Cell) 발전소에 연료전지 제품 납품을 따냈다. 이는 현재 국내 연료전지 발전소 전체 생산량의 10% 이상 규모다. 연료전지 발전소는 두산건설이 짓는다.

반면 업계 1위 포스코에너지는 뒤쳐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03년 5000억원을 투입해 연료전지시장 진출한 뒤 사업 확대에 힘을 쏟았지만, 고온형 연료전지 발전기의 핵심 부품인 스택의 수명이 기존 예상치인 5년보다 짧아진 탓에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최근 매각설이 거론되면서 연료전지사업에 힘이 빠지고 있다. 두산 입장에서는 유리한 국면이 펼쳐지는 모양새다.

사진=두산 퓨얼셀 홈페이지

국내외 연료전지시장 상황도 긍정적이다. 우선 글로벌 연료전지시장의 성장성이 밝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지난 6월 중국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뉴챔피언 연차총회(하계 다보스포럼)에 참가해 태양광사업 등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 성장 전망을 내놨다. 

김 전무는 하계 다보스포럼 클린에너지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세계 각국의 정ㆍ관ㆍ재계 인사들과 아시아 미래 에너지 전망 및 신재생에너지 투자 현황 등을 논의한 바 있다. 한화그룹도 한화에너지를 통해 연료전지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의무 제도가 도입되면서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신재생에너지 내 국내연료시장 규모는 전력 보급용량 기준으로 1.2% 수준으로 미미하다. 정부는 지난 2012년 신재생에너지 의무 제도를 도입해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하고, 신재생 공급의무 비율도 28%까지 상향하는 게 정부의 목표다.

연료전지는 타 에너지원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발전 효율이 우수하다. 또 소음 등 환경비용 발생도 거의 없어 분산 발전에 적합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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