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라이스(golden rice) 출시 지연으로 전세계 어린이 1500만명 죽거나 고통"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 'GMO-노벨상 수상자에게 묻다 워크숍'서 강조

7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31회 프리스티지 워크숍, GMO-노벨상 수상자에게 묻다' 워크숍이 개최됐다. 사진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로버츠 박사가 강연하는 모습. 사진=길승대 기자

[민주신문=길승대 기자] “그린피스의 GMO 반대 캠페인은 ‘반인륜 범죄’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로버츠(Richard J. Roberts) 박사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로 7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GMO-노벨상 수상자에게 묻다, 제31회 프리스티지 워크숍'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미국 노스이스턴대학 교수인 로버츠 박사는 유전자 재조합 핵심기술을 개발해 지난 199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현재 노벨상 수상자로 구성된 친 GMO 캠페인 리더로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GMO 반대를 멈추라는 서한을 노벨상 수상자 111명 서명을 담아 보낸 바 있다.

로버츠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그린피스의 GMO 반대 활동으로 인해 비타민 A가 풍부한 골든 라이스(Golden rice)가 개발된 지 18년이 지난 지금까지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2002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1500만 명의 어린이가 비타민 A 결핍증으로 죽거나 고통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는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더 목숨을 잃어야 이것이 반인류적 범죄라고 인식할 것인가”라며 GMO 반대 운동을 멈춰달라고 성토했다.

이날 로버츠 박사는 유럽의 국가들이 GMO 반대에 앞장서는 것에 대해 “유럽과 같은 선진국은 현재 식량이 문제가 되지 않고 미국회사들이 그들의 식량을 좌지우지 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자신들의 정치적 또는 금전적 이익을 위해 개발도상국에까지 GMO를 금지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자신의 소견을 밝혔다.

7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31회 프리스티지 워크숍, GMO-노벨상 수상자에게 묻다' 워크숍을 개최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명철 원장. 사진=길승대 기자

이번 워크숍을 주최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명철 원장은 “세계 각국은 앞으로의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GMO 기술 개발을 치열하게 진행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GMO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며 이에 “전문가들과 GMO에 대한 오해와 과학적 진실을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워크숍 개최의 취지를 밝혔다.

7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31회 프리스티지 워크숍, GMO-노벨상 수상자에게 묻다' 토론회 참석자들. 왼쪽부터 한국소비자연맹 이향기 부회장,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박태균 회장, 리처드 로버츠 박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장렬 연구위원, 경상대학교 이상열 교수, 이화여대 권오란 교수, 한국식품산업협회 이광호 상근부회장. 사진=길승대 기자

GMO가 위험하다는 주장의 증거, 현재는 없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GMO에 대한 지나친 우려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경상대학교 이상열 교수는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24%에 머물고 있어 식량수입에 대한 안정성을 보장받기 어려운 현실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며 “농작물의 품종개량과 생산성 증대를 위해 GMO 기술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GMO의 안전성 논란에 대해 “신규 GM 농작물은 국가차원에서 철저한 인체 안전성과 환경 위해성 심사 및 엄격한 시험분석, 과학적 검증 등을 거친 후 품종등록을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며 “따라서 전 세계적인 식량난 부족의 유일한 해별방법인 GMO 기술 개발에 대해 과학적 근거 없이 무작정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권오란 교수도 GM 농작물이 기존의 농작물만큼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GM 농작물의 안정성 여부는 신규성, 알레르기성, 항생제 내성, 독성에 이르기까지 작은 위험이라도 사전에 발견하기 위해 모든 과학기술을 동원해 정밀하게 평가한 후 유통한다”며 GMO가 안전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난 25년간 소비한 GM 농작물은 인체, 동물,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나타내지 않았다”라며 이는 “안전에 대한 역사가 완성된 것”이라고 조명했다.

한국식품산업협회 이광호 상근부회장도 GMO가 안전하다는 주장에 동조했다. 이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지난 1999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MGDS)가 GM 식품의 안전성 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정부에서는 2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GMO 안전성 평가자료 심사위원회’에서 안전성을 심사하고 있다”며 “안전한 GMO 만이 국내 유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은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에 더 강한 임팩트를 받는다는 것을 활용해 언론들이 GMO의 위험성을 과장하고 있다”며 GMO의 안전성 논란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언론사들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GMO, 과학적 검증을 통한 소비자 신뢰구축‧인식제고 필요

과학적 검증을 통해 GMO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연맹 이향기 부회장은 “프랑스와 러시아의 잘못된 연구결과로 빚어진 과학적 오류로 많은 소비자들이 아직도 불안해하고 있다”며 “올바른 과학적 검증이 뒷받침될 수 있어야 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GMO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말한 잘못된 연구결과는 프랑스 칸대학의 세라리니 교수팀이 동물실험에서 실험용쥐들에게 2년간 GM 옥수수를 먹인 결과 간과 신장이 손상됐고 종양이 생겼다고 했으나 실험용쥐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 것을 말한다. 또 러시아 에르마코바 박사의 실험 역시 실험용 쥐의 마리수나 시료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박태균 회장은 “비타민 A 결핍으로 인해 매년 100만~20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데 이는 비타민 A가 풍부한 골든 라이스를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의 GMO 반대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질타했다.

토론회에서는 우리나라 ‘GMO 완전표시제’에 대해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문제는 자극적인 소식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부정적인 보도와 기사만을 머릿속에 기억해 GMO에 대한 불신이 커져가고 있다며 우려했다. 

분명 소비자들은 GMO의 부정적인 측면도 긍정적인 측면도 알고 있어야 한다. 그 후 각자가 선택하는 것이다. 아직 어느쪽의 주장이 옳다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GMO에 대한 기술개발도, GMO가 위험할 수 있다며 반대하는 것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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