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뇌물공여 혐의 징역 12년 구형, 25일 1심 선고...이 "사익 부탁한 적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뇌물' 관련 결심 공판을 마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 등에 대해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별검사 측이 중형을 구형한 데 대해 1심 최후 진술을 통해 이 같은 심정과 입장을 밝혔다.

8일 재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특검은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에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결심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 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며 중형을 재판부에 요구했다.

같은 혐의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 장충기 전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각각 징역 10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특검은 이 부회장을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433억 여원의 뇌물 등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긴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최후 진술을 통해 “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라며 “그동안 제 사익을 위해서나 제 개인을 위해서 대통령에게 부탁한 적이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삼성물산 합병을 통해 국민연금에 손해를 입히고 개인의 이익을 얻었다는 의심에 대해서는 “제가 아무리 부족해도 서민들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욕심까지 내겠습니까. 심한 오해”라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등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25일 있을 예정이다.

다음은 이 부회장의 억울함을 토로한 최후 진술 전문.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두분 판사님. 지난 5개월 동안 복잡한 재판을 세심하고 공정하게 이끌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구속 수감된 지난 6개월 동안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한번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 만들어보려 노력했습니다. 재판 과정 지켜보며 복잡한 법적 논리도 이해하기 어려웠고, 특히 특검의 공소사실 인정할 수 없지만 한가지 깨달은 점 있었습니다. 제가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았고 챙겨야 할 것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고, 이게 모두 다 제 탓이었다는 점입니다. 다 제 책임입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오늘 삼성 있기까지는 모든 임직원들 선배님들의 피땀과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창업자 선대 회장님, 그리고 삼성 글로벌 기업 키우신 회장님 뒤를 이어받아 삼성이 잘못되면 안 된다는 중압감에 저도 노심초사하며 회사일에 매진해왔습니다. 제가 큰 부분을 놓친 것 같습니다. 성취가 커질수록 우리 국민들과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건 기대는 더 엄격하고 더 커졌습니다. 이번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을 통해서도 많은 부끄러운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저는 평소에, 제가 경영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한번 해보자, 법과 정도를 지키는 건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런데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되어버리니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합니다.

재판장님 이거 한가지 꼭 말씀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제 사익을 위해서나 제 개인 위해서 대통령에게 뭘 부탁한다든지 기대를 한 점 결코 없습니다. 변호인도 말했는데 국민연금 관련해 오해가 있는 부분도 꼭 하나 말씀드려야겠습니다. 특검과 세간에서는 삼성물산 합병으로 인해 제가 국민연금공단에 엄청난 손해를 입히고 제 개인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고 의심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결코 아닙니다.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우리 국민들의, 특히 우리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욕심까지 내겠습니까. 너무나 심한 오해입니다. 그 부분이 정말 억울합니다. 오해와 불신이 풀리지 않는다면 저는 앞으로 삼성 대표하는 경영인 될 수 없습니다. 이 오해만은 꼭 풀어주십시오. 그 동안 삼성을 아껴주신 많은 분들게 좋은 모습 보이지 못하고 큰 실망을 안긴 점 다시 한번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말씀드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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